SOKODOMO

새로움이 인정받기는 언제나 쉽지 않다. 대중은 낯선 것에 방어적이며, 창작자는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세상이 답답하다. 홀로 남겨져 적응해야 했던 E.T.처럼, 모든 창작자들은 대중과의 주파수를 맞춰야 할 미션을 지닌 채 지구에 불시착한다. 소코도모(sokodomo)는 배경을 짐작하기 어려운 무국적인 색채의 음악을 통해 그만의 오리지널리티를 인정받고 있으며 지난 5월 발매한 EP [S.O.S.]를 기점으로 새로운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자신의 독특함과 대중성, 그 사이의 균형점을 탐색하는 소코도모를 만났다.

이번 앨범 [S.O.S.]의 반응이 상당히 뜨겁다. 기분이 어떠한가? 예상했던 반응인지.

예상했던 것보다 반응이 좋았다. ‘어? 이 사람까지 좋아한다고?’라고 느꼈었거든. 이전 앨범보다 조금 더 정신없는 것을 해보고 싶었다. 지난번 EP를 냈을 때와 지금 비교해보면 느끼는 감정이 좀 다르다. 그때는 방송 출연 이후 마냥 즐거운 마음으로 앨범을 만들었다면 이번에는 ‘즐거움 이후’에 느꼈던 감정들을 많이 담았다.

‘즐거움 이후’의 감정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현타’와 동일한 의미인가?

방송 출연 이후 약 8~9개월 정도 활동하다 코로나로 모든 게 멈췄다. 아직 많은 것을 배워가던 상태에서 모든 게 정지되니 헛헛한 감정도 들었고 ‘내가 잘하고 있는 게 맞나?’라는 의구심이 많이 들었다. 감정이 많이 다운되어 있을 때 작업했던 앨범이라 당시의 심경이 많이 담겨 있다.

사실 앨범을 낼 계획은 없었다. 작업도 별로 안 하고 있다가 작년 여름쯤 이번 앨범의 프로듀서 세서미(Sesame)가 귀국한 거지. 그때 작업실에서 서로 대화를 많이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곡이 쌓였고 결국 이번 앨범이 나오게 되었다. 전체적인 틀은 3주 만에 나왔고 그 후 1년 동안 퍼즐을 맞췄다고 보면 된다.

앨범에 참여한 박재범은 인스타그램 라이브에서 ‘Weirdo K-Pop(괴짜의 케이팝)’의 시작이라고 했다. 이번 음악에 대한 적절한 설명이라고 느끼는가?

전부터 내 음악을 설명할 수 있는 키워드를 원했는데 박재범이 제대로 만들어줬다. 처음엔 그가 장르를 만들자고 했지만 그러면 유지하기 어려울 것 같았다. 사실 외국 리스너가 보면 한국 힙합은 ‘K-HIPHOP’이지 그들이 생각하는 힙합은 아닐 거다. 그런데 내 음악이 그 범주에도 속하지 않는 것 같고, 얼터너티브 케이팝이 맞는데 좀 더 적절한 단어가 없을까 고민하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그가 해시태그로 처음 ‘Weirdo K-Pop’을 언급했다. 재밌으면서도 살짝 유치한 감성이 이번 앨범과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소코도모를 수식하는 단어로는 ‘외계인’, ‘괴짜’가 있다. 혼자 다른 세계에 있는 캐릭터로 인식되어 왔는데 본인의 인생에서 그런 얘기를 처음 들었던 순간이나 사건이 있다면?

태어났을 때부터 현재까지의 모습을 디지털로 담은 사진첩을 보았다. 그걸 보니 내가 봐도 진짜 이상한 아이였더라. 언제나 자신을 바라보면서 한편으로는 ‘에이 콘셉트지~’ 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그 사진첩을 보니 그런 단어가 나올 수밖에 없었던 사람이라는 걸 느꼈다.

본인의 어떤 점이 유독 괴짜 같다고 느끼는 것인가?

‘왜 나랑 잘 맞는 사람이 없지?’라는 생각에서부터 출발한 것 같다. 그게 나와 남들이 일상적인 행동에서 보여주는 차이에서부터 느껴진다. 어린 시절의 나는 기본적으로 혼자 있으면서 뭔가를 계속해서 만드는 걸 좋아했다. 최근에 깨달은 건 내가 혼잣말을 자주 한다는 점이다. 작업하는 모습을 렉스티지(Rekstizzy) 형이 몰래 찍었는데 그 영상에서 계속 그러고 있더라고. 내가 봐도 기괴하다고 느꼈다. 타인의 시선으로 보면 가만히 있지 않고 계속 뭘 하는 사람으로 보이겠구나 싶었다.

전반적으로 ‘군중 속 외로움’의 정서가 느껴질 때가 있다. 세상이 여전히 소코도모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느끼는 것일까?

지금도 느끼는 외로움은 여전하다는 것. 군중 속에서 혼자 다른 생각을 하고 있을 때가 많은데 거기서 재밌는 아이디어가 많이 떠오른다. 예를 들면 파티에서 다들 신이 난 사람들을 쳐다보다가 뭔가를 떠올리기도 하고.

내가 기본적으로 느끼는 외로움이 바뀔 것 같진 않다. 누구를 만나든 뭘 하든. 한편으로는 그것을 즐기는 것 같기도 하고.

해외 거주 경험을 살려 음악에 투영하는 래퍼들은 지금까지 많이 봤지만 소코도모의 음악에서는 오히려 ‘무국적성’이 느껴지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것은 랩네임에서도 느껴지는 부분인데, 소코도모라는 이름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

‘소코도모’라는 단어에는 어떤 느낌이나 정체성이 묻어 나오면 안 될 것 같았다. 한국 이름을 쓰면 한국적인 느낌이 나고 릴(Lil’)을 쓰면 그 특유의 느낌이 있지 않나. 이름을 들었을 때 연상되는 것이 아예 없는, 말도 안 되는 조합을 고민하다가 나왔다. 특정한 무언가를 대표하진 않지만 어디에 갖다 붙여도 되는 이름을 만들고 싶었다.

게토(Ghetto)를 투영하는 방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험한 곳을 버텨냈다는 자신감과 허세를 보이거나 ‘제3의 공간’을 설정해 힘든 현실을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는 식이다. 소코도모의 세계에 자주 등장하는 우주가 이와 연관이 있는지 궁금하다.

브라질에서 4년 정도 지낼 때 우리 가족은 괜찮은 주거단지 안에서 살았지만 바로 옆에 작은 규모의 파벨라(favela, 브라질의 슬럼가를 의미)가 있었다. 그곳의 아이들이 구역을 넘어와 문제를 일으키면 경찰이 출동하는 등의 소란 속에서 자랐지. 그곳에는 물론 좋은 분들이 많았지만 극심한 빈부격차로 전체적으로 위험한 환경이어서 나는 항상 집에만 있었다. 주로 집에서 레고를 조립하고 영상을 만들었기 때문에 다행히 강도 당한적은 한 번도 없다. 하하.

우주라는 건 보통 어린 시절의 꿈에서부터 시작되는 것 같다. 처음엔 우주인이 되는 게 꿈이었다. 공부 등의 현실적인 장벽에 부딪쳐서 접었지만. 우주라는 곳은 기본적으로 닿을 수 없는, 무한한 곳이기 때문에 항상 흥미로웠다. 브라질에서 혼자 방 안에서 시간을 보낼 때 내 안에서 만들어진 ‘왜곡된 세상’이 있었는데 그것을 가장 쉽게 시각적으로 표현하면 나만의 우주가 아니었나 싶다.

‘왜곡된 세상’이라는 개념이 소코도모의 세계관을 이해하는 데 핵심인 것 같다.

‘노스탤지어’(Nostalgia)’라는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사실 모든 것은 시간이 지나면 그 상태 그대로 기억되지 않는다. 미화되거나 왜곡된다. 어느 쪽으로도 강렬한 인상을 남길 뿐 중간이 없다. 브라질에서 카니발을 본 적이 있었다. 볼 당시에는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말도 안 되게 충격적인 경험으로 남아 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며 왜곡되는 강렬한 기억들이 지금의 경험과 합쳐져 내 안의 우주로 확장되었다.

서울은 외계인 소코도모가 처음으로 정착해서 살아가는 곳이다. 점점 익숙해지고 있는 서울과 한국사회를 경험한 소감은?

살기는 너무 편리한 곳이다. 모든 것이 다 있으니까. 그렇지만 이곳에서 여유를 찾는 것이 가능할까 의문을 가진다. 사람들이 삶을 사는 속도나 건물 밀집도도 그렇고 엄청 구겨 놓지 않았나. 전체적으로 독하다는 인상을 많이 받는다. 그 안에서 가장 독한 사람이 제일 잘 되고, 살짝만 삐끗하면 바로 제자리걸음을 하게 되는 곳 같다.

한국적인 느낌은 도저히 못 낸다고 말했던 적이 있다. 소코도모가 생각하는 한국적인 느낌이란 무엇인가? 어느 정도 이곳이 익숙해진 지금도 같은 생각인지?

사실 한국에서는 음악이 주로 배경음악으로 소비되지 않나. 밥보다는 과자를 먹는 느낌으로 한국 사람들이 음악을 소비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들이 선호하는 그 느낌이 무엇인지 아직 잘 모르겠다.

내가 그동안 살아온 곳에서는 음악이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컸다. 카니발만 해도 각 스테이지에서 나오는 음악, 사용된 악기 하나하나가 의미가 있었다. 그렇게 자라오다 음악을 간식처럼 소비하는 곳에서 살고 있어서 그런지 어떻게 맞춰야 할지 아직 혼란스럽다.

어렵지만 내가 차차 배워가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과자 중에서도 해괴한 콘셉트의 과자들이 요즘 유행하듯이, 사람들이 쉽게 소비하는 형태지만 나만의 이상함이 스며든 음악이 나오지 않을까?

영상으로 표현하고 싶은 것이 무척 많아 보인다. 곡만 들었다면 반쪽짜리 감상 같을 정도로 영상의 비중이 높다. 곡을 구성할 때부터 영상을 함께 염두에 두는지?

음악을 들었을 때 자동으로 비주얼이 생각날 수 있게 만들어 보려고 하는 편이다. 물론 너무 평면적으로 다 알려주는 식의 구성은 지양하고 있다. 보통 곡을 만들 때 영상의 밑그림 정도는 염두에 두고 작업하지만 실제로 어떤 영상이 나올지는 그때 가봐야 안다.

“MM” 뮤직비디오가 굉장히 인상적이었는데 이번 영상 감독에 관해서도 알고 싶다.

솔트 필름(Salt Film)의 이준우 감독과 함께 작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혼자서 처음 생각했던 아이디어는 10분짜리 단편영화를 만든 뒤 배경음악으로 이번 앨범의 노래들을 넣는 거였다.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 같아 고민하다 지금의 형식이 되었다. 어떻게 만들지 고민하던 중 그가 나와 굉장히 함께 하고 싶어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첫 작업이다 보니 나란 사람을 온전히 이해하실 수 있을까 걱정도 됐지만 얘기하면 할수록 많은 부분이 잘 맞았다. “MM”의 경우 스토리가 있어야 할 것 같다고 하면서 스크립트를 전부 써왔는데 현대인의 아픔을 다루는 이야기에 공감했다. 

특히 이번 뮤직비디오의 경우 단편영화에 가깝다고 느꼈다. 소코도모의 세계관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영상과 영상 감독이 궁금하다.

작년부터 굉장히 좋아하게 된 감독이라면 쿠엔틴 타란티노(Quentin Tarantino). 그의 작품에서 나오는 말도 안 되는 장면들이 너무 좋았다. “테넷(TENET)”의 크리스토퍼 놀런(Christopher Nolan)도 그렇고 박찬욱, 봉준호의 작품들도 보면서 계속해서 놀란다.

모든 면에서 영향을 준 존재는 히치하이커(Hitchhiker)다. 콘셉트부터 비주얼 방향성까지, 내가 괴짜로 살면서 한국에서 음악을 해도 된다는 것을 보여준 사람이다. 나이 차이와 상관없이 만나서 얘기하면 생각이 되게 비슷하다고 느낀다.

전반적으로 크리에이티브에 많은 장치를 설정하는 스타일 같다. 심플한 음악이 주는 직관적인 매력에서 멀어지는 리스크가 있기 마련인데 특별히 이 방식을 선호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이번 앨범을 만들면서 유독 더 그랬다. 예전이었다면 ‘이 느낌이 맞겠지’ 하면서 가는 부분도 있었는데 그런 작업 방식의 한계를 느끼게 되더라. 여러 순간이 합쳐지면 또 다른 무엇이 나올 텐데 꼭 그 순간의 느낌만을 중시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복잡한 예술을 하다 보면 창작자의 의도와는 다르거나 맞지 않는 해석들이 여론을 형성하기 마련이다. 창작자 본인의 가이드를 통해 이를 바로잡아야 할까, 각자의 해석에 온전히 맡겨야 할까?

너무 이상한 해석만 아니면 다 괜찮지 않을까? 나는 나만의 의도를 가지고 작업해서 공개했고 그 사람도 내 음악을 듣고 자신만의 감정을 느끼면서 해석했을 테니까. 그런 해석 댓글을 보면 그들에게서 일종의 설렘 같은 감정이 느껴진다. 음악에 다양한 비주얼라이저(visualizer)와 뮤직비디오가 있는 것처럼 각자의 해석들을 환영한다.

자신의 얼터 에고(Alter-Ego)를 다양한 형태로 드러내 왔다. 소코도모가 보는 자신의 다른 자아는 어떤 성격인가?

에너지 소모가 심한 사람? 자꾸 나 자신을 괴롭히고, 종종 작업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는 편인데 그게 과연 나일까? 하는 생각이 들거든. 내가 나 자신에게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얼터 에고가 ‘작업하자~’ 하면서 날 괴롭히는 것 같아 상당히 피곤하다.

‘난해하다’는 인상으로 인해 가사가 간과되는 것 같다. 이번 앨범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벌스나 라인이 있다면 말해 달라.

“PEGASUS”에서 “Smile at me for one time / Put you in a 빈 차”. 그 라인이 유독 잘 보였다. 만취한 친구를 택시 안에 밀어 넣는 느낌. 다들 미쳐 있는 모습(Savage)이 잘 드러나서 재미있다.

프로듀서 세서미와 주로 많은 부분을 함께 작업하는데 프로듀서로의 그의 매력이 궁금하다.

나와 음악적으로 가장 잘 맞는다. 일상에서는 친구처럼 지내는 두 살 형이기도 하고. 내가 모르는 것을 물어볼 때가 많은데 그에 관해서 항상 자기만의 대답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미국 힙합 신(Scene)의 괴짜 645AR과의 협업이 인상적이었는데 작업 과정이 궁금하다.   

사실 곡을 보내도 성사되지 않을 수 있는 게 해외 뮤지션과의 작업이다. 그래서 작업 제의를 받아들였다는 것이 신기했고 이후엔 인스타그램 맞팔도 해줬더라. 이 정도면 이번 노래를 굉장히 좋아하는 게 아닐까? 하하. 회사를 통해 컨택하기까지 5개월 걸렸고 작업 자체는 한 달 만에 끝났다. 무심한 듯 잘해주는 스타일이다.

‘무소속’의 인상이 강하지만 유독 AOMG와 하이어뮤직(Higher Music) 뮤지션들과의 유대 관계가 두드러지는 편이다. 그들의 어떤 점이 본인과 잘 맞는다고 생각하나?

한국에서 활동하려면 한국적인 것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하는데, 그걸 잘 모르는 내 입장에선 AOMG, 하이어뮤직 멤버들과 얘기하면서 배우는 게 많다. 사실 “Achoo remix” 작업 당시에 나는 피처링 리스트에 없었다. 함께 어울리던 그루비룸(Groovyroom) 휘민이 “할래?”라고 해서 얼떨결에 참여했다. 이번 리믹스에서 내 벌스를 사람들이 많이 좋아해 줬는데 이렇게 많이 호응해 줄 것이라고 전혀 예상 못했다. 이러한 협업의 케이스가 내 느낌을 넣으면서도 대중에 어필할 수 있는 균형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밸런스가 꼭 한국 음악 시장에만 국한된 말 같지는 않다. 이 정도를 유지하면서 계속 내 음악을 내면 앞으로 재미있는 일들이 생기지 않을까? 앞으로의 내 음악적 균형을 위해 먼저 그것을 시도했던 앞선 세대의 이들에게 많이 물어보고 있다.

국적 불문, 자신이 주목하는 새로운 시대의 뮤지션이 있다면?

하이퍼팝 장르의 뮤지션들을 많이 찾아보고 있다. 보컬 챠핑이 많고 곡이 난해한데 그 와중에 가사는 유치하면서 재미있는 그런 것들. 듣다 보면 ‘와 이 분은 누구지?’ 하고 깜짝깜짝 놀란다. 그 외의 음악은 전체적으로 차트를 보면서 스터디하는 중이다.

최근 한국 힙합 신의 경향을 보면 자신이 어릴 때 듣고 자랐던 음악을 오마주하는 케이스가 늘고 있다. 가령 릴타치(Lil tachi)와 빅나티(BIG Naughty)는 GD&TOP을, 릴체리(Lil Cherry)는 소녀시대를 재해석하는 식이다. 소코도모의 유년시절에 영향을 주었던 음악의 아이콘이 있을까?

어릴 때 보사노바, 재즈, 클래식, 록과 힙합을 많이 들었는데 오히려 이땐 힙합의 비중이 제일 적었다. 이후엔 하우스, EDM, 덥스텝에 빠져 있었고. 사실 다프트 펑크(Daft Punk)를 먼저 듣다 칸예 웨스트(Kanye West)의 “Stronger”를 접하고 힙합을 알게 된 케이스다.

앞으로 대중을 어떻게 설득할지 고민이 된다는 인터뷰를 봤다. 대부분의 유망주들은 자신의 색깔이 확연하지 못한 데서 오는 위기가 많은데 소코도모는 오히려 자신의 색깔이 너무 강하다는 데서 고민이 시작되는 듯한 인상이다.

밸런스에 대한 고민이 많다. 내 것을 유지하면서도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선을 생각하는 편이다. 그 선을 잘 타면 방송에서도 받아들일 만한 음악이지 않을까? 사실 고등래퍼3 본선 때 불렀던 “Freedumb”이나 “지구멸망”도 굉장히 좋아하거든. 그간의 오디션 예능에서 한 번도 시도되지 않았던 무대라고도 생각하고.

기왕 한다면 제대로 하겠다는 마음으로 내 것을 끝까지 밀고 나가는 상상도 한다. 어느 쪽이든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하는데 그 기준을 잡는 것이 쉽지 않다.

자신의 어떤 부분이 어렵다고 느껴지는가?

모든 부분이 다 어렵다고 생각한다. 앨범의 비트도 그렇고 주제나 가사, 멜로디도 그렇고. 내가 봐도 공감이 안 될 게 많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 대체적으로 ‘이게 뭐지?’ 하는 반응이 아닐까.

성공한 래퍼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유연하게 대중적 코드를 받아들이면서 전국구 스케일로 커지는 티핑 포인트를 만들었다. 점점 입지가 커지는 상황에서 대중성과 자신이 하고 싶은 것 사이를 균형 잡는 기준이 있을까?

우선 한 가지 사운드를 가지고 가는 것. 그동안 냈던 곡들이 사운드 스케이프가 너무 다양해서 약간 뭘 해도 이벤트처럼 보이더라. 앞으로는 뭘 내더라도 기저에 유지되는 사운드 등의 핵심 요소가 자기 잡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요즘 차트에 있는 음악들을 많이 듣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그 음악들의 요소를 어떻게 꼬아서 내 느낌을 낼 수 있을까? 이번 앨범이 나오기까지, 지난 1년간 계속 히트곡을 관찰하고 스터디했다.

영상 감독을 꿈꿨을 정도로 영상에 오랜 취미와 애정이 있지만 막상 인스타그램 라이브, 릴스, 틱톡 등의 동영상 플랫폼을 통한 활동에는 크게 관심이 없는 듯한 모습이다. 많은 뮤지션들이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대중화를 도모하는 추세인데 이에 관한 견해가 궁금하다.

내 음악의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 끝나면 그런 고민도 하게 되지 않을까? 만약에 내 음악을 작정하고 쉽게 풀어낸다면 그래도 그 안에서 멋있을 수 있는 요소는 어떤 것이 있는지 고민하고 콘텐츠를 만들 텐데. 거기서도 조금 어렵게 가보고 싶긴 하다. 전체적으로 말은 되는데 ‘이건 뭐지?’ 식으로 약간의 챌린지를 주는 정도?

sokodomo 인스타그램 계정


Editor│최장민, 황선웅
Interviewer│안승배
Photographer│유지민
Stylist│Recyde
Styling Assistant│구승혁, 박찬경
Hair│윤나나
Make Up│신누리

*해당 인터뷰는 지난 VISLA 매거진 16호에 실렸습니다. VISLA 매거진은 VISLA 스토어에서 구매하거나 지정 배포처에서 무료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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