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Q-bert

20161019_interview_01

디제이 큐벗(DJ Q-bert)은 턴테이블리즘(Turntablism)을 한 단계 발전시킨 인물로 널리 알려졌다. 전 세계 디제이들이 자웅을 가리는 ‘DMC World DJ Championship’ 3회 우승에 빛나는 큐벗은 현재 하와이와 샌프란시스코를 중심으로 DJ 활동의 저변을 넓히고 있다. 그에게서 턴테이블리즘과 힙합, DMC 우승 당시의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언제부터 힙합 음악에 빠지기 시작했나.

80년대 초반에는 브레이크 댄스과 팝핀, 이와 관련된 모든 음악을 좋아했다. 그러다가 1985년, 재미 삼아 디제잉을 시작했다. 턴테이블을 알아가면서 단순한 재미 이상의 무언가를 느꼈다. 나는 당시 중독되어 있었다.

 

언제부터 본인이 프로페셔널 디제이라고 느끼기 시작했나?

1991년, 미국 DMC 대회에서 우승한 뒤 결정을 내렸다. 사무실에서 일하는 일반적 직업은 내게 맞지 않았다. 그때부터 나는 음악과 디제잉에 내 인생을 바치기로 마음먹었다. 그 결정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 수 있다고 확신했다.

DMC에서 ‘Rock Steady’ 소속으로 한 번, ‘Dream Team’ 소속으로 두 번 우승했는데, 이러한 우승의 순간이 당신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 또한, 그 당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DMC 우승은 명성을 가져다줬다. 이건 매우 중요한 부분인데, 그 덕분에 우리는 좋아하는 걸 지켜나가면서 많은 사람에게 보여줄 수 있었다. 물론 우승의 순간도 짜릿하다. 그러나 복싱 선수가 큰 경기를 앞두고 엄청난 연습을 하듯이 우리가 겪은 힘든 시간도 소중하다.

 

턴테이블리즘을 연구하면서 가장 재미있는 요소는 무엇이라고 느꼈나.

소리를 컨트롤한다는 것? 마치 턴테이블을 악기처럼 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그 소리를 내 손으로 직접 만들어낸다는 점이다. 스크래칭만의 매력은 다른 악기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부분이다.

[Wave Twister] 음반은 당신의 음악 커리어에서 가장 유명한 앨범이다. 또한, 이 앨범의 음악을 통째로 사용해서 만든 동명의 애니메이션 비디오도 존재하는데, 비주얼이 워낙 훌륭해서 10년이 넘게 지난 지금도 전혀 어색함이 없다. 이 콜라보레이션 작업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궁금하다.

단순히 재미있을 것 같아서 시작한 프로젝트이자 실제로 이뤄내고 싶었던 꿈의 프로젝트였다. 어렸을 때는 머릿속에 있는 걸 시각화할 수 있다면 무엇이든지 내 걸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내 꿈은 최초의 힙합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일이었다. 처음 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는 뭐랄까, 오직 신만이 내 의도를 알 수 있을 거라고 느낄 정도로 구현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 멋진 비주얼 아티스트들이 등장해서 내 프로젝트를 완성해주었다.

 

고등학교 시절, 당신과 믹스 마스터 마이크(Mix Master Mike)는 서로 교류한 적이 있다고 하던데, 서로 어떤 영향을 주고받았나?

당시 믹스 마스터 마이크는 나보다 한 달 먼저 디제잉을 시작했고, 이미 실력자인 상태였다. 음악에 천부적인 감각도 있었다. 그는 나의 첫 음악 선생님이자 동료다. 당시를 떠올려 보자면, 우리는 학교에 가지 않고, 계속 음악만 했던 것 같다. 하하. 그때 우린 계속 스크래칭과 비트만 생각했다.

 

당신에게 영향을 준 뮤지션들을 나열해달라.

Mix Master Mike, Joe Cooley, Cash Money, Jazzy Jeff, DJ Man, Bobcat, Chris the Glove Taylor, Barry B, Evil E, Mr Mixx 등 모든 스크래칭 디제이에게 영향을 받았다.

 

어떤 장르를 즐겨 듣나. 좋아하는 래퍼가 있다면?

6~70년대 훵크(Funk), 클래식(Classic), 20~50년대 재즈(Jazz), 언더그라운드 힙합 등 다양하게 듣는 편이다. 최근에는 내 귀를 다치지 않게 할 정도의 덥스텝(Dubstep)도 듣는다. 래퍼로는 쿨 키쓰(Kool Keith)를 좋아한다. 곧 발표할 내 앨범에서 같이 작업한 친구다. 천재적인 래퍼들, 그니까 쿨 지 랩(Kool G Rap), 라킴(Rakim), 빅 대디 케인(Big Daddy Kane), 빅 펀(Big Pun), 에미넴(Eminem)을 좋아한다.

 

20161019_interview_02

최근 세라토(Serato)가 각광을 받고 있다. 이를 부정적으로 보는가?

그렇지 않다. 나는 세라토와 흡사한 트랙터를 쓰는데, 세라토보다 프로세싱 속도가 2배는 빨라서 진짜 바이닐로 스크래칭하는 느낌이 든다. 당신의 컴퓨터 안에 있는 음악 파일로 스크래칭을 할 수 있다는 건 매우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러한 디지털 인터페이스는 바이닐 스크래칭과 완벽히 똑같을 수 없다. 그래서 아직도 많은 DJ가 바이닐을 사용하는 것이다. 나와 DJ Craze는 한쪽 턴테이블은 레코드로, 다른 한쪽은 트랙터 컨트롤러를 사용해 2장의 트랙터 앨범을 만들기도 했다.

 

새로운 바이닐, 음악을 어디서 디깅(Digging)하는가?

레코드가게, 온라인, 이베이, 유튜브, 온라인 스쿨, 중고 CD숍, 프리마켓, 개러지 세일 등 도처에 널린 모든 장소에서 구한다.

 

디제이로 살아오면서 고통스러운 순간이 있었나.

내가 고통을 느낄 때는 바로 연습을 하지 않을 때다. 젊음, 긍정적인 에너지가 내 스크래치를 통해 나온다고 생각한다. 만약 당신이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한다면 그 일은 당신에게 피로와 고통을 안겨줄 것이다. 지금 당신의 직업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좋아하는 일을 하기 바란다. 모든 사람은 이 세계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들 특별한 재능을 가지고 태어난다. 자신이 누군지 찾고 싶다면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걸 해야 한다.

 

20161019_interview_03

힙합이라는 거대한 문화 안에서 당신의 턴테이블리즘은 어떤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나?

힙합이라는 나무에는 상당히 많은 가지가 달려 있다. 그중에는 나쁜 것도 있고 좋은 것도 있다. 좋은 가지를 찾는 건 전적으로 각자가 발견해야 할 일이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골라 먹듯이 내가 좋아하는 걸 할 뿐이다.

 

새로운 목표가 있다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것. 턴테이블리즘에 관련된 영화를 완성하는 것.

 

DJ Q-BERT 공식 웹사이트

RECOMMENDED 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