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이 어린이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은 이미 오래전 바뀌었다. 상업성과 예술이 섞인 장난감은 카우스(Kaws)를 비롯한 다양한 아티스트와의 협업 아래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고 많은 팬을 양산했다. Super7은 일본 괴수 문화와 미국의 SCI/FI 문화, 그리고 펑크 문화에서 많은 영향을 받은 이들이 만든 샌프란시스코 베이스의 브랜드로 잡지, 의류 특히 피규어와 토이 등에서 신선한 문화를 꾸준히 만들어 내고 있다. 독특한 색채을 보여주고 있는 Super7 의 숍 매니져 Alex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Super7에 대해 소개해 주길 바란다.
Super7은 2001년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한 지금의 사장 브라이언(Brian)에 의해 매거진으로 시작했다. 2005년에는 샌프란시스코의 재팬타운에 숍이 생겼으며 2년 전 지금의 위치인 Height Street으로 자리를 이전한 뒤 지금까지 오게 되었다. Super7은 토이 컬쳐와 아트를 아우르며 기본적으로 우리가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드는 숍이라고 보면 된다. 다양한 의류와 토이를 메인으로 펑크락, 스케이트보드, SCI/FI 영화 등에서 영향을 받았다. 우리는 꾸준히 이런 문화를 좋아하는 사람을 대표하는 숍이 되길 원한다.
잡지였을 때를 이야기 해보자. 규모는 어느 정도였나?
Super 7 잡지는 미국 전역으로 공급한 종이로 된 잡지였다. 과거 워싱턴에 살았을 때 타워 레코드에서 Super7 잡지를 처음 보게 되었다. 이 잡지를 보는 순간 어떤 콘텐츠를 다루려 하는지 바로 깨달을 수 있었지. 이러한 장르를 다루는 잡지는 당시에 없었거든. 제대로 된 장난감을 만드는 곳도 없었지. 당시에 키드로봇(Kidrobot)이라는 아트토이를 다루는 숍이 있었지만, 우리의 관심사는 그것과는 장르가 조금 달랐다. 우리는 하드코어한 장난감을 좋아하는 컬렉터였으니까.
잡지에서 주로 다루던 부분은 어느것이었나?
주로 다뤘던 부분은 역시 장난감이었다. 일본에서 나온 괴수나 고질라 같은 장난감이었다. Super7 잡지를 창간한 2001년 후부터 일본의 의류, 토이 브랜드 바운티 헌터(Bounty Hunter)라던지 타카시(Takashi) 혹은 키드로봇(Kidrobot)까지 토이컬쳐라는 이름 아래 다양한 스타일이 탄생했다. 당시는 지금처럼 종류가 많지 않던 시기라 발매되는 모든 토이를 체크 할 수 있었다.
아직도 잡지를 만드는가?
현재 잡지는 폐간되었다. 대신 Super7이라는 이름으로 아트북 한 권을 출간했다. 이와 함께 미국인을 위한 도쿄의 토이숍 가이드북 한 권도 함께 제작했다.
숍을 이전한 뒤부터는 좀더 고차원적인 장소가 된 것 같다.
그렇다. 샵을 이전한 후에는 Super7을 하나의 브랜드로 만들려 노력했다. 토이를 구매하는 것은 예전보다 훨씬 쉬워졌으며 많은 회사 역시 쉼 없이 토이를 만들어 내고 있다. 물론 Super7이 장난감을 만들지 않는 일은 없을 것이다. 우리는 어쨌든 토이로 시작한 곳이니까. 지금의 Super7은 다른 회사의 것을 파는 편집 스토어보다는 직접 우리가 원하는 제품을 만들고자 한다.
Super7의 의류 라인에 대해 알려달라.
Super7은 항상 티셔츠를 만들고 있다. 티셔츠와 셔츠, 자켓 등을 소량으로 만들어 왔다. 프로덕트 제작은 우리가 뭘 만들고 싶은가에 대한 물음부터 출발한다.
숍에서 파는 의류 가운데 미쉬카(Mishka)가 많이 보인다. 미국 동부의 미쉬카의 느낌과 Super7과 일치하는 부분이 많다고 느껴지는데.
미쉬카의 오너 그렉(Greg)와 알고 지낸 지 꽤 됐다. 내부의 아트 디렉터 라무어 슈프림(Lamour Supreme)과도 2005년부터 알았고. 카우스의 디섹티드(dissected) 베어브릭 출시장에서 만났으며 토이에 관심이 많아 지금까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미쉬카의 블로그를 보면 다양한 관심사에 조예가 깊더라.
하하. 미쉬카는 좀 다른 사람들이다. 그렉을 직접 만나 보면 그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브랜드를 만들고 싶어 하는지 바로 알 수 있을 텐데. 그들의 그래픽만 봐도 무엇을 좋아하는지 느껴지지 않나?
당신이 생각하는 지금의 토이 신(Scene)은?
지난 5년 간 토이 신(Scene)은 많이 바뀌었다. 예전에는 그 규모가 상당히 작았지. 지금의 토이 시장은 모으는 사람이 많아졌다기보다는 만드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라이트 컬렉터들은 늘었지만 헤비하고 하드코어하게 모으는 컬렉터들은 오히려 줄었다. 키드로봇은 우리가 추구하는 방향이 다르지만, 서로에게 다양한 자극을 주고 있다. 언젠가 토이 신(Scene)이 재건 될 것이라 믿고 있다. 지난 2~3년간 몇몇 유명한 디자이너를 제외하고는 큰 관심을 받지 못한 게 사실이지. 다가올 2~3년은 다시 큰 관심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토이도 다른 비즈니스처럼 업다운이 존재한다. Super7은 유행에 휘둘리고 싶지 않다. 독립적인 브랜드로써 작품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싶다.
아티스트이자 유명 스케이트보더인 마크 곤잘레스(Mark Gonzales)와의 협업에 대해 듣고 싶다.
그와는 ‘Priest’라는 피규어를 같이 만들었다. 숍의 사장인 브라이언과 나 역시 스케이트보드 문화를 접하며 자랐고 마크 곤잘레스는 항상 최고였으며 우리는 그의 열렬한 팬이었다. 당시 평면적인 아트워크를 입체적인 사물로 만들어 내는 일은 흔치 않았었다.브라이언과 나는 마크 곤잘레스의 작품을 직접 만져 볼 수 있는 입체적인 피규어로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연락을 취했고, 다행히 그도 큰 관심을 가져줘 금세 피규어를 제작했지. 마크 곤잘레스와 함께 한 피규어는 Super7의 다양한 측면을 보여줬다. 우리 숍에서는 일본의 토이를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스케이트보드 신(Scene)의 모습도 함께 다루고 있다. 스케이트보드와 일본의 장난감을 함께 다룰 수 있다는 것이 Super7의 매력이다.
인상적이었던 또다른 협업이 있다면?
고릴라 비스켓(Gorilla Biscuit)과의 작업도 인상적인 콜라보레이션 작업중 하나다. 그들은 뉴욕의 유명한 하드코어 밴드로써 첫 번째 7인치 싱글에서 보여준 고릴라 아트워크는 밴드를 나타내는 아이콘이 되었다. 나와 브라이언은 그 고릴라를 매개로 피규어 제작을 해보자고 의뢰했다. 이 경우도 서로 다른 분야가 크로스 오버 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마크 곤잘레스나 고릴라 비스켓 같은 경우 토이 컬렉터만을 위해 기획한 게 아니라 펑크팬들과 토이를 사랑하는 서로 다른 두 그룹을 묶는 기회가 되었다. 하드코어 펑크락 팬에게 토이컬쳐라는 새로운 장르를 알려 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고릴라 비스켓의 큰 팬이었기 때문에 매우 기억에 남는다.
(좌측부터 시계 방향으로 마크 곤잘레스와의 ‘Priest’, Super7의 괴수 피규어, Gorilla Biscuits의 고릴라 피규어)
Super7에서는 일본 문화의 영향을 짙게 느낄 수 있다.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일본의 토이컬쳐, 몬스터 영화, 고질라 등, 처음 일본의 이런 문화를 접했을 때 매우 놀라웠다. 상당히 창의적이었고 미국적이지 않았기 때문이지. 미국인은 아마 그런 비주얼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애니메이션 아키라(Akira)를 떠올려보자. 아마 1989년도에 아키라가 미국에 알려진 것 같은데 애니메이션을 보는 내내 내가 보는 것을 믿을 수 없었다. 내가 살면서 보아 온 것 중에 가장 놀라웠지. 아마 일본 사람도 미국의 괴수라든지 장난감을 보며 놀랍고 신선한 경험을 하지 않았을까. 지.아이.조(G.I.JOE) 같은 장난감은 일본인에게도 인상적이었을 것이다. 사람들은 음악이 세계 공통어라고 하는데 장난감도 마찬가지다. 8~9살 먹은 어린이에게 장난감을 줘봐라. 지.아이.조건 울트라맨이건 아이들은 곧 장난감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가지고 놀기 시작한다. 장난감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이 상상력을 펼치며 그만의 스토리를 만들어 낸다. 나 역시 울트라맨을 봤는데 번역이 되지 않았던 영상이었다. 그런데도 나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일본문화를 제외한 다른 문화의 영감에 대해서도 알려줄 수 있는가?
일본의 장난감 문화를 제외한다면 펑크락 문화가 가장 크지. 펑크락은 정신적으로도 많은 영향을 받았다. 펑크락으로부터 스스로 행동하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사장인 브라이언의 경우 super7을 통해 원하는 장난감을 만들었고, 이에 더해 잡지와 의류를 만들기 시작했다. 펑크락에서 배운 것은 밖에서 제공하는 것만을 살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필요한 것을 스스로 제작해보자.
숍에서 다양한 아티스트의 프린트와 아트워크를 판매하지 않나.
그렇다. 숍에서는 우리가 제작한 프린트를 팔 뿐만 아니라 조슈아 엘링슨(Joshua Ellingson)이나 에릭 조이너(Eric Joyner)와 같은 로컬 친구들의 훌륭한 작품을 팔기도 한다. Super7을 브랜드로 키워나가며 많은 멋진 친구를 만나왔고, 그들의 작품을 우리 숍에서 보여주고 싶었다.
앞으로의 계획은?
Super7의 계획은 꾸준히 우리가 하는 것을 이어가는 것. 콜라보레이션 계획에 대해서는 전부 말하기 곤란하지만, 곧 조니 컵케이크(Johnny Cupcake )와 협업을 진행 할 계획이다. 동시에 20세기 폭스(20th Centry Fox)에게 에일리언(Allien)의 판권을 구해 피규어를 제작할 계획이다. 애초에 에일리언 1이 개봉할 때쯤 어린이 장난감 회사 켄너(Kenner)에서 다양한 장난감을 만들려 했었다고 들었다. 그러나 에일리언의 흉칙한 모양 덕에 회사에서는 판매를 금지 했지. 우리는 1980~1981년도에 나오려 했던 에일리언의 장난감을 발매할 예정이다. 동시에 트랜스포머 관련 상품도 제작할 것 같다.
토이와 서브컬쳐가 연관성이 있다고 생각하나?
지난 5~10년간 미쉬카를 포함해 다양한 브랜드에서 새로운 느낌의 서브컬쳐가 생겼다. 기존의 색깔과는 다른 ,자신이 좋아하는 문화를 의류와 토이에 접목해 서브컬쳐의 한 부분으로 만드는 여러 시도가 있었지. Super7이 고릴라 비스켓과 피규어를 만들어 펑크음악 팬과 토이 컬렉터에게 새로운 신(Scene)을 알려 준 것처럼 토이문화는 다른 부류 사람을 한데 묶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나는 스트리트 패션에 대해 박식하지는 않지만, 같은 디자인의 신발을 수집하거나, 같은 트랙이 삽입된 앨범을 새 버전이 나올때마다 수집하는 것처럼 장난감 역시 그에 상응하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런 장난감을 아트와 접목해 수집욕을 불러일으키고 다른 부류의 서브컬쳐와 접목할 것이다. Super7은 이러한 장난감 수집이 괴짜, 패배자들이나 관심 있어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Super7의 홈페이지 (http://www.super7sto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