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TY-FIFTY 손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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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장난감 열풍은 가히 엄청나다. 장난감이 어린이만의 전유물이 아니게 된 것이다. 이전의 ‘토이(Toy)’가 가지고 놀 수 있는 장난감을 의미했다면, 이제는 그 궤를 조금 달리한다. 얼마 전 DDP에서 열린 아트토이컬처 행사에는 외려 어른들이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 각종 매체가 난무하는 현시대에 대한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치부하기엔 이런 문화를 밖으로 꺼내오기 위해 노력한 많은 컬렉터의 노력이 눈물겹다. 지금 소개하려는 피프티-피프티(FIFTY-FIFT)의 손상우 역시 그중 한 명이다. 올바른 아트토이 문화를 알리고 그 저변을 넓히기 위해 힘쓰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가로수길에 위치한 컨템포러리 아트 갤러리 / 스토어 피프티-피프티(FIFTY-FIFTY)의 점장을 맡고있는 손상우라고 한다. 이름을 먼저 언급했지만, 실명보다는 내 닉네임인 부다덕으로 더 잘 알려져있다. 결혼하고는 유부다덕이 되었고. 하하.

 

부다덕(BuddhaDuck)이라는 닉네임은 언제부터 썼나.

어릴 때부터 힙합음악을 좋아했었다. 부산에서 상경했을 때 랩을 해야겠다는 생각까지 가지고 있었으니까. 얼굴이 오리를 닮아, 덕(Duck)에 부다(Buddha)를 더했다. 부다가 부처도 되지만 스펠링 한 글자만 바꾸면 또 다른 뜻이 된다. 부다덕의 유래와 시작은 이때부터다.

 

서울이 연고지가 아니었나?

아니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처럼 내게는 서울이 로마였다. 유년, 학창시절을 부산에서 보내다가 군대 가기 전 서울에 놀러 왔다. 서울에 오니까 볼 것도 많고 신기한 것도 많더라. 놀라움의 연속이었지. 전역 후 ‘난 지방에 있으면 안돼’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 단돈 30만 원만 들고 무작정 상경했다. 지금 생각하면 미친 짓이었지만, 다행히 아는 형들이 막 서울 생활을 시작하고 있는 참이라 큰 도움이 되었다.

 

당시 지방에는 아트토이를 취급하는 곳이 없었나?

흔치 않았다. 메디콤(Medicom)사의 베어브릭(Bearbrick) 정도는 볼 수 있었지만, 다른 종류의 아트토이는 거의 없다고봐도 무방했을 정도였으니.

 

언제부터 아트토이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졌나.

고등학교 때 미술 동아리였다. 같이 하던 형들을 통해 자연스레 노출이 되었다. KAWS를 그때 처음 봤으니까. 그래피티를 할 때 KAWS의 작품을 보며 멋있다고 느꼈고. 그런 것들을 조금씩 찾아 들어가다 지금까지 왔다. 아트토이라는 개념이 생소하던 시절 아트토이에 대해 이미 알고 있었고, 킨키로봇에서 일했다. 아직 우리나라에 전문적인 사람이 없었기에 이런 것을 잘 정리하면 내가 국내 최고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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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킨키로봇(국내 아트토이 전문 회사)에서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군대에서 휴가를 나왔을 때, 친한 형과 킨키로봇을 처음 가봤다. 나에게는 굉장히 새로운 문화였다. 처음 서울에 와서 키비가 했던 랩 강의를 신청했는데, 그때 랩을 배우며 킨키로봇(KunkiRobot)에서 일을 했다.

 

그전부터 아트토이에 관심이 있었나?

관심보다는 단순히 흥미를 느낀 정도였다. 원래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터라 토이라는 것에도 상당한 매력을 느꼈다. 패션이나, 만화,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에겐 컬렉팅에 대한 코드가 있는 것 같다.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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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프티-피프티의 설립 배경 / 취지는?

우리나라는 문화적으로 즐길 수 있는 것이 적다고 생각했다. 대안공간의 필요에 대한 생각이었지. 우리나라 아티스트들이 활동할 수 있는 곳도 적고, A급 갤러리에서 그래피티를 받아주기는 쉽지 않다. 유명하고 남들이 알아주는 것만을 보여주려 하지 않나. 그래서 우리는 기존의 공간과 다른 공간을 만들어야 활동할 수 있는 작가들이 많이 생긴다고 생각했다. 일종의 연쇄작용이다. 작가가 많이 활동하면 보여줄 수 있는 것도 많아질 것이고, 많이 보이면 대중에게 많이 알려지고 알려지면 소비가 되고 소비가 되면 그 수익이 회수되는 것이다. 우리 갤러리 디스플레이 특징은 시점이 낮은 곳에 위치한다. 아이들도 볼 수 있도록 말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일본의 모리 미술관은 최근에 슬램덩크 전시회를 했다. 그전엔 스누피 전시회도 했고, 스누피 전시라면 어린 시절 스누피를 보고 자라온 엄마, 아빠가 갈 것이다. 옛날 생각을 하게 될 것이고, 함께 따라온 아이들은 이런 것도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 당장은 아니지만 조금 더 시간이 지나 매개체를 통해 보게 되었을 때 좋은 효과를 낼 것이다. 현재 스누피의 애니메이션을 볼 수 있는 곳은 적지만, 상품은 우리 주위에 항상 있으니까. 이런 시간이 쌓이는 과정이 필요하다.

 

갤러리의 전시가 무료로 이루어지는데, 재정적인 문제는 없는지.

무료전시에 대해 ‘과연, 유지가 될까’라는 주위의 우려가 있지만 그렇기에 갤러리 내부에 스토어를 만들어 놓은 것이다. 단순한 스토어처럼 보이지만 갤러리를 유지하기 위한 안전장치다. 우리 갤러리의 숨은 코드인 거지. 상품을 보러온 사람이 자연스레 전시도 보고, 전시를 보러와서 스토어를 통해 관련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 기념품 판매에 대한 매출을 뱅크시가 비꼬았지만, 우리는 그 자본주의 시스템을 가져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갤러리를 보면 관람을 마치고 나가는 길에 스토어가 있지 않나. ‘감동을 느꼈으면 소비를 통해 존중을 보여라’라는 생각이 있다. 소비를 강요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그런 코드도 있다는 거다. 배경이나 취지 자체는 한국에 없는 것을 만들어서 우리가 없는 길을 만들어서 가야 한다고 생각했고, 우리가 이 길을 걸을 때 분명 따라오는 사람도 있을 것으로 믿었다. 선택의 폭을 넓혀야한다. 조금 위험한 발언이지만 우리나라 브랜드는 소비자에게 과한 책임을 넘기는 느낌이다. 해외처럼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해야 문화의 저변이 넓어진다고 생각한다. 소비하게 하려면 합당한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 브랜드를 아는 사람이 살 수 있는 가격이 아니라 모르는 사람도 부담 없이 살 수 있는 가격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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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새 국내 아트토이 신(scene)이 크게 확장되었는데 이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다.

확장되었다고 생각했었다. 이에 대해 지금 피프티-피프티 대표님과 얘기도 많이 나눴다. 지금의 내 생각은 신이 확장되었다기보다는 수면 아래 감춰져 있던 것이 올라온, 사람들이 인식하기 시작한 정도라고 생각한다. 확장이라고 하면 확장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지금 당장의 의견은 유행에 가깝다는 것이다. 동시에 우려되는 점도 있다. 킨키로봇에서 일할 당시 KAWS를 가져오는 데 2년이 걸렸다. 한국에 개인 업체가 생기면서 지금은 많이 볼 수 있지만, 당시 아트토이 전문점이라고는 킨키로봇 밖에 없었으니까. 아트토이에 대해 얘기하려면 아트토이라고 말할 수 있는 상품이 있어야 한다고 본사에 많은 어필을 했다. 당시 킨키로봇의 진출은 한국에 맞는 환경이었으니까 가능한 일이었다. 지금의 확장은 아트토이의 코드에 맞지 않는 측면이 많다. 사람들에게 새로운 것을 제시해줘야 하는데 그런 게 안 되고 있지 않나.

 

아트토이 신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조심스럽게 이야기하자면 지금 우리나라는 아트토이라고 하는 것에 대한 개념정립이 안 되고 있다. 아트토이라는 단어가 너무 남발되는 느낌이다. 필요 이상으로 아트토이가 섞여들어 가고 있다. 아트토이는 팝아티스트급에서 나오는 것에 대해 아트토이라고 칭하는 것이 옳은 맥락이다. 말 그대로 여러 가지 콘텐츠를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최근에 소니뮤직(Sony Music)과 진행한 다프트 펑크(Daft Punk)를 예로 들어보자. 내가 다프트 펑크를 좋아한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다프트 펑크라는 아티스트를 알고 있지는 않다. 우리는 공식 유통사를 통해 청음기를 배치해 직접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했다. 이런 방식으로 CD와 에디션을 선보였다. 이런 것처럼 상품을 효과적으로 보여줄 방법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많은 방법이 있겠지만 콘텐츠적으로 접근시키는 게 그 해답이라고 생각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제이 딜라(J Dilla) 피규어의 발매 같은 경우도 제이 딜라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한데 모여서 진행하려 했다. 각고 끝에 행사를 딜레이시켰다. 우리 나름의 방법에서는 제이 딜라의 음반을 유통하는 회사와 이야기해 제이 딜라의 아카이브를 보여줄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 싶었다. 제이 딜라가 누구인지 알 수 있게끔 친절한 설명을 곁들이는 거다. 내가 이해하고 있는 것을 남들도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게 좋은 방법 아닐까.

 

이전 DDP에서 열렸던 아트토이 컬처는 어땠나.

생각보다 정말 많은 사람이 왔던 행사였다. 나도 엄청나게 놀랐다. 우리는 판매보다는 ‘피프티-피프티라는 곳이 있다’라는 것을 보여주는데 치중했다. 우리가 만든 것만 가지고 나가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국내에서 처음 열렸다는 의미가 컸다. 어쨌건, 좋은 경험이었다. 꾸준히 좋은 성과를 내서 자리를 잡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키덜트(Kidult)라는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난 키덜트라는 단어에 대해 긍정적이지는 않다. 아까 말했던 아트토이라는 단어와 비슷한 맥락이다. 모든 단어에 키덜트라는 단어를 갖다 붙이는 느낌이 들지 않나. 사람들에게 자극적이고 호기심이 이는 단어로 홍보해서 유입을 이끄는 것 같다. 정말 순수한 키덜트에게 피해를 주고 있는 일이다. 키덜트라는 말이 문화적으로 상승하며 아트토이 시장 자체가 커지는데 국한하는 느낌이다. ‘키덜트의 문화는 여기까지야’ 라고 말이다. 아트토이라고 하는 것이 키덜트에 포함되어버리면 안 된다. 아트가 키덜트보다 더 상위에 존재하는 카테고리인데 뭔가 잘못된 것 같지 않나. 요새는 키덜트에 엮어 피터팬 증후군 같은 단어들이 나오는데, 이에 대해 긍정적이지는 않다.

 

굳이 가로수길에 갤러리를 위치한 이유는 무엇인가?

처음 피프티-피프티 위치를 놓고 1년 정도 압구정, 삼청동 등 여러 장소를 찾았다. 최종적으로 가로수길에 만든 것은 대중성을 위해서다. 대중적으로 사람들에게 어필하고 노출해야 사람들이 많이 알 수 있다는 점이 첫 번째이고, 상업적인 스토어가 아니라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벌써 건너편에 라인(LINE) 캐릭터 스토어가 생기지 않았나? 우리를 보고 기업들이 캐릭터 사업에 지속적인 투자를 한다면 이후에 계속 발전할 수 있지 않겠냐는 생각이 있었다. 우리가 기여를 해야 그다음 친구들이 좀 더 다양하고 많은 것을 볼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이런 우리의 노력이 국내의 문화시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했다.

 

아트토이 뿐 아니라 장난감 수집에 대한 열기가 장난이 아닌데.

결과를 놓고 보자면 긍정적인 현상이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이 설 자리가 점점 없어진다는 것이다. 수집이 인기가 많아지니까 확장된 카테고리 속에서 이를 문화가 아닌 투자가치로 여기는 사람들 역시 많아졌다. 심슨 레고나, 맥도날드 해피밀의 마리오 장난감처럼 말이다. 단순한 인테리어 소품이 되어버린 케이스도 있다. 귀소본능이 이 열풍에 톡톡한 역할을 했을 것이다. 지금 사는 현실이 각박해질수록 어릴 때 좋아했던 코드를 쫓아가기 마련이다. 그래서 꾸준히 레트로가 나오는 것이고. 우리 어린 시절엔 1가구 1패미컴 시대가 아니었나. 하하. 수집에 대해서는 이런 두 가지 코드가 있는 것 같다. 코드를 이해하는 여러 가지 맥락과 귀소본능이랄까. 길거리의 옷가게만 보더라도 베어브릭 1000%를 매장에 세워두면 ‘무슨 코드가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자연스레 든다.

 

아트토이와 장난감의 경계는?

아트토이라는 단어가 나온 지는 사실 얼마되지 않았다. 다시 올라가면 아트토이가 남발된다고 말했는데, 장난감과 아트토이라고 하면 장난감은 실제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만들어놓은 것, 아트토이는 디자이너너나 아티스트가 재해석한 토이로 구분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마블의 아이언맨이 그대로 세상에 나온다면 장난감이겠지, 아이언맨을 앤디 워홀(Andy Worhol)이 재해석해서 만들었다면 아트토이로 분류할 수 있다. 장난감이 하위단어라는 말이 아니라 갖고 놀 수 있는 것과 아닌 것에 대한 명확한 구분이 필요하다. 인제야 조심스럽게 얘기하지만, 지금부터라도 아트토이라는 단어를 많이 안 쓸 생각이다.

 

디자이너 토이는 아트토이와 어떻게 구분되는가?

디자이너 토이를 처음 시작한 것은 마이클 라우(Michael Lau) 정도가 있지. 아트토이는 팝아티스트가 제작을 한 것이고.

 

대중들이 느낄 수 있는 아트토이의 매력은 무엇인가.

다른 질문에서도 나올 이야기지만 아트토이는 팝아트의 한 갈래로 인정을 받고 있고 작가의 아트워크를 상당히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는 메리트가 있다. 작가의 아트워크를 구매했다는 만족감이 제일 크다. 한정수량에서 오는 매력도 있다. 그림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입체적인 매력 역시 크다.

 

국내와 해외의 아트토이를 비교하자면?

국내랑 해외를 비교하기엔 너무 다르다. 취향은 만들어져 있는 게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그 장소가 협소하고 지반이 얇아서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아트워크를 소장하는 것에 소극적이다. 가까운 일본은 미소녀 피규어라고 하면 내가 당장 그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구매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남들이 아는 것, 남들이 알아봐 주는 것을 사야 한다. 그렇다 보니 시장이 커질 가능성이 작다. 여러 가지가 동시에 커야 정말 커질 수 있는데, 우리나라는 특정 부분만 커진다. 문화적 선택폭이 적다는 이야기다. 계속 보고 자라면서 자신의 취향에 대해 선택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아직 그 단계에 접어들지 못했다. 우리나라는 이제 시작단계다.

 

그 포문을 연 것이 킨키로봇인가.

분명 아트토이 부분에서 킨키가 기여한 바는 상당히 크다. 아직도 유지되고 있지만, 아쉬운 점은 세계적으로 변화하는 시장에 맞춰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국내 아트토이 신에서 주목할 만한 아티스트가 있다면?

쿨레인 스튜디오(COOLRAIN STUDIO), 송필영(p2pl), 스티키 몬스터(Sticky Monster)가 있을 것이다. 내가 서울에서 처음 만났던 집단은 스티키 몬스터였다. 피프티-피프티 갤러리에서 전시를 했는데 상당히 재밌었다. 내가 생각하는 디자이너 토이에 굉장히 적합한 플랫폼을 가지고 있었다. 콘텐츠를 보여줄 수 있는 요소가 확실했다. 지금 행보를 보면 굳이 예술적으로 가려고 하지는 않지만, 콘텐츠 제작에 있어서는 천부적이다. 쿨레인 스튜디오나 GFX, 두코비 팀과도 함께 전시회를 진행했다. 디비전 같은 프로젝트는 내가 가장 하고 싶은 프로젝트 중 하나였다. 키도, p2pl을 섭외해 시작했다. 아무도 도전해본 적이 없는 일이었기에 꽤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이것 역시 조심스러운 발언이지만 국내의 아트토이를 논하기에는 아직 아티스트 지반이 좀 약하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룬 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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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토이 브랜드는 무엇인가.

Original Fake를 꼽고 싶지만, 지금은 남아있지 않다. 현재는 메디콤 토이(Medicom Toy)다. 베어브릭이 좋아서라기보다는 그 기술력이 좋다. 그 기술에 그 단가를 맞출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 일본 내에서 베어브릭은 정말 작은 시장이다. 메디콤에서 주력으로 삼는 아이템도 아니고. 하지만 제조부터 마케팅까지 다른 어떤 회사보다 압도적이다. 좋아하는 아티스트는 역시 KAWS와 Parra! 입문하게 된 계기가 KAWS이기에 항상 애착이 간다.

 

국내 아트토이의 협업은 잘 찾아보기 힘들다.

누구 하나가 희생을 하지 않으려고 해서다. 누군가 투자를 해야하는 데 도메스틱에서 제품을 만들기에는 그 수요의 문제가 크다. 내수가 어렵기 때문이지. 이걸 요만큼 팔 수 있을 때 만들어야 하는데 그럴 수 있는 여력을 가지고 있는 곳이 없다. 여러 대기업이 이미 아트토이에 대한 시장 조사를 끝냈다. ‘아직은 아니다’라는 결론을 내리고 주춤하고 있는 거지. 나 역시 도메스틱 상품을 좋아하지만 그런 콘텐츠를 가질 수 있는 회사도 아직 많이 없고, 기업에서도 큰 관심이 없다. 최근 들어 여러 브랜드 간의 협업이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는데 모두 잘되길 바랄 뿐이다.

 

취미가 일이 된 케이스라고 생각하나.

좋아하는 게 일이 된 케이스가 좀 더 적합한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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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한 만족도는?

아직 만족할만한 단계는 아니다. 피프티-피프티도 마찬가지다. 아직 보여줄 것이 훨씬 더 많이 남아있다. 아직 내 일에 대한 만족도를 얘기하기는 이르다. 개인적으로는 아트토이를 더 잘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커졌고 일단 일이 즐겁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기에 고객에게 즐겁게 설명할 수 있고, 고객 역시 나를 단순한 판매자가 아닌 전문가로 인식해주기에 피프티-피프티를 찾는 것 아닐까?

 

아트토이는 공산품의 성격을 띤다. 어디서 가치를 찾을 수 있을까.

일단 우리나라에서 아트토이가 비싼 양상을 띠는 것이 아쉽다. 공산품의 논란은 이미 앤디 워홀부터 시작되지 않았나? 프린트한 작업물에 사인을 해서 판매했다. 그런 것을 따져보면 그것과 아트토이가 무슨 차이가 있겠는가. 공산은 이미 세계적인 추세다. 단순한 장난감이라고 생각하면 가격적인 측면에 대해 그런 의견이 나오겠지만, 팝아트라고 인정한다면 그것에 귀속되기 때문에 문제 될 일이 하나도 없다. 공산품이기에 이 정도의 가격인거지. 제프쿤스 같은 경우를 봐라. 아까도 말했지만, 합리적인 가격에 아티스트의 작품을 가진다고 생각하면 좀 더 시각이 열릴 것이다.

FIFTY-FIFTY GALLERY의 공식 웹사이트

진행/텍스트/편집 ㅣ 오욱석

사진 ㅣ 김기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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