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d Museum

라드 뮤지엄(Rad Museum). 레이블 ‘유윌노우(you.will.knovv)’ 소속의 얼터너티브 R&B 뮤지션으로 괄목할 만한 활동을 보이며 작년 첫 번째 정규 앨범 [RAD]를 공개했다. 뮤지션이기 이전에 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동하며 다양한 비주얼에 또한 관여하는 팔방미인, 전천후의 아티스트 라드 뮤지엄. 오늘은 그와 나눈 인터뷰를 공개한다. 레이블 ‘유윌노우’와 라드 뮤지엄이 디자이너에서 뮤지션으로 전향한 계기, 그리고 곧 공개될 새 EP에 관한 힌트까지, 라드 뮤지엄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하단에서 만나보자.


그래픽 디자이너로 커리어를 이어오다 현재는 ‘라드 뮤지엄’이라는 뮤지션 네임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래픽 디자이너에서 뮤지션으로 방향을 선회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

중학생 때부터 음악을 하고 싶었지만 부모님이 반대하기도 했고 가야 할 방향을 정하기 어려워 관심이 많던 미대 입시를 준비하게 됐다. 디자인을 전공해서 졸업 후 프리랜서로 활동을 하다가 지금 같이 음악을 만드는 친구들을 만났다. 일말의 고민도 없이 내가 음악에 전념할 수 있게 된 것은 그 친구들 덕분이다.

활동명 ‘라드 뮤지엄’에는 어떤 의미가 담겼나? 작명의 계기에 관하여 자세한 설명을 부탁한다.

뮤지엄, 즉 박물관에서 전시를 열면 대게 전시의 주제가 있고, 그 주제에 따라 다양한 장르에 걸친 작품이 하나로 묶여 사람들에게 보여진다. 또 우린 모두가 스스로 다양한 걸 전시하고 살아간다. 그리고 라드 뮤지엄은 ‘나’라는 사람이 전시하고 있는 것을 더 확실히 전달하기 위해서 짓게 된 이름이다.

딘(Dean)과 함께 레이블 ‘유윌노우’를 설립했다고 들었다. 그와 처음 어떻게 만났고 레이블은 어떻게 설립되었나?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을 때 먼저 연락이 왔다. 연락 후 곧장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디자인이나 음악에 관해 경계 없이 대화하면서 함께 크루로 활동하게 되었다. 그러다 내가 음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딘이 내 데모들을 듣고, 마침 레이블을 만들 건데 아티스트로 같이 해보자고 제안해 지금 ‘유윌노우’ 가 됐다.

가장 최근 행보는 TNX의 곡 “Love of Die”를 리메이크한 것이다. 라드 뮤지엄을 비롯하여 여러 아티스트가 해당 프로젝트에 참여했던데, 참여하게 된 계기와 소감은?

리메이크 제안이 먼저 왔다. 나도 리메이크는 한 번도 시도해 본 적이 없어서 재밌겠다 싶어 참여하기로 했다. 기존에 있던 곡을 아예 나의 장르로 바꿔보자는 생각으로 작업에 임했는데 전혀 또 다른 느낌의 곡이 나와서 즐거웠다.

리메이크곡은 어떤 과정으로 준비했나. 일단 주요한 포인트는 오리지널에 비해 느려진 템포와 보다 묵직한 베이스가 인상적이다.

끈적하고 그루비한 박자를 좋아하고 베이스의 무거운 맛을 너무 좋아한다. 그래서 기존의 비교적 빠른 곡을 아예 내가 좋아하는 분위기로 바꿔보자는 생각으로 편곡했다.

글렌체크(Glen Check)와 ‘Emetsound’ 또한 “Love of Die” 리메이크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곡을 제공했다. 이는 어떻게 들었는가?

참여해 주신 분들 각자의 느낌에 맞게 곡들이 나왔는데, 그 느낌이 제각각이라 흥미롭게 들었다.

평소 영감은 어디서 얻는 편인가. 뮤지션 이외에 디자이너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기에 궁금하다. 즐겨 듣는 뮤지션, 혹은 예술가들에게 얻는 영향이 있다면?

특정 인물에게서 영감을 얻는다기보다는 누군가와 나누는 대화라든지, 내가 있는 장소라든지, 무의식적으로 스치는 생각 등 사소한 모든 것에서 영감을 발췌하는 것 같다.

뮤직비디오와 커버아트 등의 비주얼도 상당히 인상 깊다. 라드는 디자이너로 작품 비주얼에 얼마나 관여하는 편인가? 또한 방향성은 어떻게 설정하는지?

작업물 대부분의 시각적 부분은 내가 직접 디자인하는 편이다. 내가 직접 하지는 않을 때도 미술적 부분부터 스타일링까지 많이 관여하는 편. 음악부터 시각적으로 보여지는 요소들까지를 직접 관여하고 디자인하는 게 내가 생각하고 의도하는 것들,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의도를 온전히 담을 수 있을 것 같아서다.

정규 앨범 [RAD]를 작년에 발매했다. 이를 제작하는데 가장 큰 핵심 키워드는 역시 라드 뮤지엄 본인인 것 같았다. 수록곡의 주제와 가사가 공감될 정도의 소박함을 담아 일부 곡에서는 나의 일상이라는 생각도 들었는데, 라드 뮤지엄은 평소 어떤 일상을 지내고 있나.

[RAD]를 공개하기 전까지는 평소에 작업에 열중하면서 밖에 나가기보다는 나 스스로와 세상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였다. 그러면서 다양한 물음들이 생겼고 그것들을 지극히 개인적인 일상과 같이 앨범에 그대로 담게 됐다.

발매 이후로는 혼자 생각하는 시간보다 밖으로 움직이며 이전과는 아주 다른 일상을 보내고 있다. 그러면서 많은 영감도 얻게 되었고, 이 일상들이 다음 앨범에 고스란히 담길 예정이다.

또한 앨범 [RAD]에는 다양한 뮤지션이 참여했다. 다양한 뮤지션이 피처링으로 참여하며 생겨난 재미난 에피소드가 있다면?

앨범 중에서 “Two Bourbon Rock (feat. Moon Sujin)”. 다른 수록곡들과 다르게 피처링으로 참여해 준 문수진의 실제 일상적 내용을 곡에 담았다는 점에서 인상 깊다. 가사를 쓰거나 작업을 하는 과정이 가장 자연스러웠고, 그만큼 재미있게 했던 기억들이 많다.

음반과 공연 활동을 통해 여러 매체에 소개되었으며, 눈에 띄는 스타일로 길거리에서도 알아보는 팬들도 많을 것 같은데, 실제로는 어떠한지.

[RAD]를 발매하기 전에는 거의 알아보는 분은 없었는데 발매 이후부터 여러 곳에 노출이 되면서 나를 아는 사람들이 점점 생겨났다. 아무래도 헤어스타일의 캐릭터성이 짙다 보니 더 알아보기 쉬운 것 같다. 아는 동생이 시력이 좋지 않아서 웬만큼 가까이서 봐도 지인들을 잘 못 알아볼 때가 많은데, 그 동생이 나는 100미터 밖에서도 알아보더라고.

뮤지션으로 지향하는 목표가 있나?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먹고 싶은 대로 음악을 요리해서 나 스스로도 그것에 만족하고, 그 요리에 관심 있는 청자들은 내가 만든 앨범을 맛있게 들어주는, 그렇게 서로 예술을 소비하며 서로가 행복할 수 있을 사이클을 형성하고 오래오래 이어가고 싶다.

뮤지션의 삶으로 가장 큰 사건이라면?

그래픽 디자이너에서 음악으로 본격적으로 넘어갈 수 있게 된 시작점이 가장 큰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하고 싶어 하던 건데 할 수 있게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거든. 그래서 늦게나마 음악을 할 수 있게 된 순간 자체가 가장 큰 사건이다.

곧 새로운 EP 또한 발매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는 어떠한 앨범인지 음악의 방향성과 테마에 관하여 예고를 부탁한다.

[RAD] 앨범은 나의 생각, 철학, 감정, 내면 등을 일상 속에 녹여낸 내용으로 전개되는 반면에, 곧 나올 EP 앨범은 좀 더 속세와 밀접해 있고 낮보다는 밤이 어울리며, 집보다는 밖이 어울리고, 혼자보다는 여럿이 어울리며, 술과 욕망과 같은 이면의 내용들을 담았다.

Rad Museum 인스타그램 계정


Editor│황선웅
Photographer │한예림
Hair, Make up│김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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