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런 허드(Aaron Heard, 보컬리스트), 데이비드 업다이크(David Updike, 기타리스트), 존 디스테파노(John Distefano, 기타리스트), 루이스 아폰테(Luis Aponte, 드러머)의 네 명으로 이루어진 필라델피아 출신 메탈코어, 비트다운 하드코어 밴드 지저스 피스(Jesus Piece)는 2015년 결성되어 지금까지 3장의 EP와 2장의 스튜디오 앨범을 발매했다. 첫 EP인 [3 Song Tape] 당시에는 자체 제작 및 발매, 이후 스튜디오 앨범 [Only Self]와 […So Unknown]은 각각 서던 로드 레코즈(Southern Lord Records), 센추리 미디어(Century Media)와 계약하며 몸집을 불려 왔다.
해외 헤비니스 음악 매체들을 중심으로 이들의 거침없는 행보가 주목을 받는 가운데, 2019년 무렵 밴드는 ‘블랙 라이브스 매터(Black Lives Matter)’ 운동에 참여해 음악 신을 넘어선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2023년에는 상반기 […So Unknown] 을 발매한 뒤, 6월 영국(United Kingdom), 9월부터는 미국, 영국, 아시아를 포함 50여 곳의 도시로 월드투어 일정을 소화해 가면서 출신지 바깥으로도 넓은 활동 폭을 보여주는 중.
그 3개월 간 투어의 한 차례로 국내 에이전시 트루 컬러 콜렉티브(True Color Collective)에서 기획한 이들의 첫 내한공연 ‘지저스 피스 라이브 인 서울(JESUS PIECE LIVE IN SEOUL)’이 2023년 11월 7일 화요일,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복합문화공간 몽향(夢響)에서 열렸다. 이들 순서에 앞서 컷 딥(Cutt Deep), 엔드 디즈 데이스(End These Days), 더 긱스(The Geeks)가 출연해 한국 신(Scene)의 열기를 먼저 선보였다. 마지막 순서로 무대에 오르기 전, 공연장 인근의 한 카페에서 리허설을 마친 지저스 피스와의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이 인터뷰는 지저스 피스의 첫 내한공연을 앞두고 진행되고 있다. 한국, 서울에 온 것을 환영하며 간단한 소개와 소감을 부탁한다.
데이비드 업다이크(이하 데이비드): 우리를 초대해줘서 고맙다. 특히 미국 밖으로 여행이 불가능했던 과거를 생각해 보면 우리가 이곳에 처음 왔다는 사실이 놀랍다. 우리는 그냥 우리 일을 하는 음악가들인데 그 재미로 해왔던 일들이 이제 보니 대단한 무언가가 되어 돌아왔다.
멤버들이 어떤 계기로 함께 모였는지, 어떻게 지저스 피스가 결성되었는지 궁금하다. 보컬리스트인 애런 허드는 밴드 낫띵(Nothing)의 베이시스트로 활동한 이력도 있는데, 베이시스트에서 보컬리스트로 전향한 계기가 있다면.
애런 허드(이하 애런): 데이비드와 루이스 아폰테(이하 루이스)가 함께 잼을 하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존 디스테파노(이하 존)도 합류했다. 정확한 시점은 기억나지 않지만 이들이 좋은 곡을 몇 곡 완성해 놓고 거기에 어울리는 보컬리스트를 찾고 있었다. 그때 내가 합류했고 지금까지 쭉 이어진 게 거의 전부다. 낫띵에는 더 우연히 참여하게 됐는데 지인들이 베이시스트가 필요하다고 해서 참여하기로 했다.
지저스 피스 활동 도중에 낫띵에도 합류한 건가?
애런: 그렇다. 낫띵은 말하자면 안면 있는 친구들에 더 가깝다. 여러 공연과 바를 오가면서 서로 친분이 있었다. 그러던 중에 낫띵의 베이시스트 자리가 공석이 되니까 그들로서는 부담 없이 도움 청할 수 있는 누군가가 필요했던 거다. 그래서 내가 합류하면서 동시에 두 밴드와 함께하게 됐다.
지저스 피스는 지난 1년 동안, 싱글 “An Offering to the Night”, “Gates of Horn”, “Tunnel Vision”을 차례로 발매, 4월에는 앨범 […So Unknown]을 발매, 9월부터는 세계 각지의 여러 도시를 투어 중이다. 이 글을 읽을 독자와 리스너들을 위해 […So Unknown]를 직접 소개 부탁한다.
애런: […So Unknown]이라는 제목의 앨범을 센추리 미디어를 통해 발매했다. 우리의 두 번째 스튜디오 앨범으로, 밴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담아냈다. 앨범이 발매되어 세계를 여행하기도 하고 또 모두에게도 선보일 수 있어서 무척 기쁘다. 우리 멤버들의 음악적 성장, 그리고 음악적 완성도에 있어서도 더 진보된 성과를 담은 앨범이라고 생각한다.
여러 매체에서 지저스 피스의 음악을 메탈코어, 하드코어, 비트다운 등 장르를 통해 소개해 왔고, [Only Self]와 […So Unknown]까지 이제는 명실상부하다고 생각한다. 이번 작품에서 특별히 염두에 둔 지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최근 참고하는, 추천하고 싶은 음악으로 얘기해주어도 좋다.
존: 메슈가(Meshuggah).
데이비드: 어렵지 않게 어떻게 말하는 게 좋을까…. 음반에 수록할 곡을 쓸 때 다른 영향을 밀어내려 하는 편이다. 곡이든, 리프든, 뭐든 영향을 받아서 쓴다고 하고 싶지는 않다. 메슈가를 비롯해 다른 밴드도 들으면서 그들의 목록도 나열할 수 있긴 하지만, 원하는 걸 작곡하고 밴드의 음악과 음반을 그들의 음악과 차별화시키는 데까지 이르는 고민은 그저 팬의 입장에 머물러서는 불가능한 작업이다. 그렇지 않겠나?
애런: 영감은 받아도 모방하지는 않는다. 조상님은 없다.
데이비드: 지저스 피스지. 다른 밴드 얘기를 꺼내는 건 우스꽝스럽다. 어쨌든 영향을 받아서 그다음에 우리의 길을 개척하려고 애쓴다는 점이 중요하다.
혹시 친구나 동료, 멤버들끼리 지저스 피스의 음악에 관해 이야기 나누는 것도 선호하지 않는 편인지.
데이비드: 그런 의미는 아니었다. “이 밴드는 이런 밴드다”라고 소개하는 방식에 우리를 끼워 넣고 싶지 않다는 말이었다. 이 질문 받을 때마다 내가 늘 하는 말은, 조금 거친 답변일지 모르지만, 공동으로 음악 만들면서 밴드나 음악적인 부분보다는 좋아하는 것에 관해 더 많이 생각한다는 거다. 예컨대 이미지나 느낌이나 그런 것들을 떠올리려 하지, 어떤 음반을 듣고 내가 하고자 하는 걸 위해 무엇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지 따지는 건 고역이다.
존: 곡을 쓸 때 우리가 받은 영향이 드러나는 건 분명한데 그건 어느 밴드라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멤버들에게 연습 장면을 보여주면서 “곡 쓰고 싶다”고 털어놓을 때도 있다. 아주 공격적인 느낌으로 쓰고 싶어서 함께 잼을 해보기도 한다. “An Offering to the Night” 같은 경우가 그렇게 시작됐다.
데이비드: […So Unknown]은 음악이 어떻게 완성될지 몰라 힘들었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음악을 많이 들었다. 구체적으로 기억나는 게, 팬데믹 격리 기간 중 어느 날 밤에 기타를 쥐고서는 안 좋은 기분에 휩싸여 있었다. 어두운 느낌의 곡을 쓰고 싶었는데 일단 그런 음악을 듣고 있는 건 아니었다. 새벽 3시가 되어서야 방에 있는 어쿠스틱 기타로 리프를 하나 썼는데 TV에서 나오는 메인 후렴이랑 똑같더라.
루이스: 멤버들이 잼을 하면서 “메탈리카(Metallica) 스타일로 해볼까?” 해도 메탈리카와 비슷하게 흘러가지는 않는다.
데이비드: 내 기억에 “An Offering to the Night”의 목표 중 하나는 더 빠르고, 높은 템포로 공격적인 느낌을 만드는 거였다. 서로 제안은 많고 뭔가 만들고는 싶어서, 아마 첫 번째 만든 리프가 도입부는 아니고 그다음 부분 같은데, 돌을 망치로 두드리는 소리 같고 제일 괜찮았다. 말 그대로 내가 아니라 존이 공격적인 걸 만들고 싶다고 하니, 나는 내 손으로 기타를 갖고 낼 수 있는 가장 공격적인 느낌과 소리가 무엇일지 고민했다. 음반의 부분마다 누가 썼는지 가져다 댈 수 있지만 아무도 손대지 않고 영향을 미치지 않은 부분은 없다.
뮤직 비디오나 앨범 커버 등 아트워크는 어디에서 영감을 받나.
애런: 하나는 1990년대에 우리가 보고 자란 하입 윌리엄스(Hype Williams) 식의 뮤직 비디오일 것이다. 하입 윌리엄스가 감독한 초기 래퍼와 예술가들의 뮤직 비디오는 어안렌즈를 적극 사용해 근접 촬영하여 장면을 훅 담아내는 식이었다. “An Offering to the Night” 뮤직 비디오가 그런 식이라서 향수가 느껴지는데, 제법 잘 만들기도 했지만 비슷하게 보고 자란 많은 미국인도 수긍할 것이다. 다들 MTV에서 많은 것들을 보고 배우면서 커 왔다. 또 첫 번째 뮤직 비디오라서 우리와 정말로 접점을 갖는 무언가를 하는 게 중요했다. “Gates of Horn”에서는 더 그랬다.
뭐랄까, 퍼포먼스 영상보다는 스토리텔링에 가깝다. 어떻게 해야 매력적으로 보일지 가능한 한 창의력을 동원했고, 화이트 룸이 부상해서 많은 것에도 감화되었지만 단지 비주얼적인 요소보다 그 힘을 노래에 얹고자 했다. 무엇이든 영상 주제로 삼을 수 있고, 어느 노래에도 영상을 얹을 수 있지만 노래와 영상이 잘 맞물렸을 때 노래의 더 많은 것을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루이스: 보태자면, 비주얼과 예술적인 면에서는 특히 멤버 각자가 좋아하는 요소가 아주 많이 혼재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장르가 무언지, 사람들이 뭐라고 생각할지, 어떻게 들릴지 추측하는 것 등은 부차적이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이 우리 앨범 커버가 변칙적이라고 보는 것 같다. 사실 단지 이게 메탈이냐, 아니냐 하는 문제인데 메탈과 하드코어의 가능성에는 한계가 없다고 본다. 그래서 우리 각자가 좋아하는 것을 함께 만들 수 있어서 좋았다.
지난 몇 년간 많은 일이 있었다. 애런 허드는 아버지가 되었고, 팬데믹도 거쳐야 했고, 지저스 피스의 초기작을 듣고 자란 신예 밴드도 등장했다. 많은 일을 거쳐 앨범을 발표하기까지 쉽지 않았을 것 같고,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지난 몇 년간의 소회, 앨범을 발표한 소감, 또 여기에 무언가 특별한 의미가 있다면 언급 부탁한다.
애런: 스스로도 무슨 기분인지 잘 몰랐던 것 같다. 이제는 완전히 바뀐 삶을 살고 있어서 자신감이 넘친다고 할 수는 없다. 가족을 꾸린 뒤에 투어 무대로 돌아오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요즘 더 힘들어졌다. 그렇지만 음악가로서 우리는 아주 자신 있는데, 오히려 그래서 예측할 수 없는 요소도 많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을 하고 있다는 점이 드러날 테고, 좋은 결과로 매끄럽게 이어지리라고 생각한다.
존: 개인적으로 아직 음반 제작을 시작조차 못 했을 때는 ‘이걸 새로 어떻게 또 만들지?’ 싶었던 마음이라 지금에 와서는 꽤 성취감을 느끼고 있다. 두 번째 음반을 만든다는 건 마치 거의 불가능한 일 같았다. 2020년 이후로 데이비드와 나는 상당히 탈진해 있었기에 그냥 아예 시간을 따로 빼서 정해놓고 작업을 이어갈 필요가 있었다. 그렇게 아마 한 4개월 정도 곡을 썼던 것 같다. 음반에 들어간 리프 중 일부는 1년 전에 써놓은 것도 있다. 완성하고 나니 어깨에서 큰 짐을 내려놓은 기분이었다.
초기 뉴욕 하드코어부터 현재까지 50여 년에 가까운 시간이 지났다. 하드코어 신은 특히 세대 교체가 활발한데, 그 과정에서 일부 몇몇 밴드는 우상이 되고 나머지 신은 침체되기도 하는 현상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나.
애런: 거기서부터가 시작이다. 사람들은 각자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다. 마음에 드는 밴드가 하나 생기면 그걸 계기로 더 많은 밴드를 좋아하게 될 수 있다. 스스로의 속도에 맞춰가는 거다. 좋아하는 밴드가 단지 두 개여도 상관없고, 나중에는 ‘저 소리보다는 이 소리가 더 마음에 드는군’ 하고 생각할 수도 있고, 그렇게 다른 밴드를 찾기 시작하면 그제야 발끝을 물에 담근 셈이다. 나도 늘 하드코어로만 살아가는 건 아니기 때문에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 하드코어와 연결된 지점이 무언가 있으면 거기에 발 맞추면 되지, 인생을 쏟아부어서 24시간 일주일 내내 매달릴 건 아니다. 나는 적어도 마음에 드는 걸 찾고 관심을 놓지 않으려 한다. 그걸로 남들과도 접점이 생기고 관계가 형성되면 내 보기엔 그걸로 성공이다.
루이스: 우리도 좋아하는 게 각자 다르다. 비유하자면 사람들이 서로 다른 곳에 있다가 우리 공연을 보러 모인 상황, 또는 공연을 누구든지 할 수 있어야 자연스러운 것과 같다. 다른 신, 콘서트, 공연 다 보러 갈 수 있다. 한 가지만이 아니다. 사람들은 누군가가 스스로 하드코어라고 여기면 꼭 그대로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나 뻔한 말이지만 분명히 많은 것들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는 상황인데 이 질문처럼, 관객들 다수가 턴스타일(Turnstile)만 알고 좋아하는데도 우리 공연을 보러 오고 있다고 말하면 우리는 그래도 환영이다. 나도 지금 좋아하는 밴드에 관해 아무것도 모른 채로 시작해 열렬히 파고들고 경험했기 때문에, 분명 거기서부터가 시작이다. 신이 성장하길 바라면 호기심 많은 사람들이 열렬히 파고들도록, 신 안에서 이해하고 성장하도록 도와야 한다. 아니라면 멀리하고 내버려 두면 되는데 나는 성장하는 걸 선호하고 새로운 아이들이 오는 게 좋다.
존: 새로운 아이들이 우리 라이브를 보고 에너지에 매료되는 것 같다. 보고 나서 쿨 하다고 생각하고 음악에 빠져드는 거다. 라이브 공연이지 않나. 에너지가 있다.
루이스: 공연장에 와서 열기와 생동감을 느끼는 것보다 나은 건 없다. 딱히 공연을 좋아하지 않아도 그 순간에는 무언가 느낄 것이다. 매번 다르고 그냥 현장에서 보기만 해도 특별한 게 하드코어다. 관객이 공연장 뒤에 우두커니 서서 아무것도 안 하더라도 그 시각적, 신체적 경험은 다른 콘서트에서는 하지 못하는 드문 것이다. 트래비스 스캇(Travis Scott) 콘서트에서는 결코 불가능하다. 클럽에 가더라도 춤 추고 음악을 즐길 수는 있지만 밴드 공연과는 다르다. 밴드와 교감하고, 대화하고, 엮이고 그들의 머천다이즈를 사는 건 매우 희귀한 경험이다.
지저스 피스의 출신지로 알려진 필라델피아에는 디스 이즈 하드코어 페스트(This is Hardcore Fest)가 있어서 지저스 피스는 물론, 오늘 함께 공연하는 더 긱스도 무대에 섰던 적이 있다. 필라델피아 신에 관해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애런: 쿵푸 넥타이(Kung-Fu Necktie)라는 베뉴에서 열렸던 디스 이즈 하드코어 페스트 애프터쇼(This is Hardcore Aftershow)에 출연했을 때 더 긱스의 서기석을 만났다. 플라이어에는 담기지 않았지만 우리도 달려가서 마지막 순서로 출연했고 그것이 우리의 세 번째 공연이었다. 더 긱스와 다시 한번 공연하니 한국과 미국을 완벽하게 한 바퀴 돈 셈이고 이것 역시 획기적인 일이다. 더 긱스는 정말로 멋진 친구다. 필라델피아 신은 아주 강한 신인데, 물론 디스 이즈 하드코어 페스트가 거대하기로 이름이 자자하다. 펑크와 하드코어 다방면을 아우르고 모든 하위 장르를 위한 자리다. 필라델피아 서부의 펑크와 메탈 각 부분의 밴드에게는 디스 이즈 하드코어 페스트가 곧 세계일 것이다. 모두를 위한 무언가가 있어서 그곳을 이끌어가는 원동력이고 바깥에 사는 사람들도 많이 찾아온다. 그러나 단순히 축제가 아니더라도 필라델피아에는 도시로서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고 자신의 삶을 일구어 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래서 도시에 사는 모두가 음악에 관해서는 매우 열중하면서, 능숙하게 자신을 표현하고 드러내는 점이 두드러진다고 본다.
한국 신에 관해 들어본 바가 있다면?
애런: 예지(Yeji)의 밴드가 끝내준다. 엄청 팬이다. 더 긱스와 슬랜트(Slant)가 내가 제일 잘 아는 두 개의 밴드다. 지난번에 낫띵의 투어로 한국 왔을 때 예지를 알게 됐고 밴드도 찾아봤다. 확실히 멋있더라. 슬랜트 최근에 음반도 냈는데, 미국에서도 풀리고 있다.
지금 여기서 인터뷰를 하고 있는 우리는 서로 인종도, 사는 곳도 다르지만 이렇게 음악을 통해 만나게 되어 다시 한번 반갑다. 오늘 공연을 통해서도 더 많은 사람들이 서로를 알아가게 되길 바란다.
애런: 전 세계의 다른 나라를 가로질러 한 번도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 앞에서 투어 공연을 할 수 있어서 그 사실이 믿을 수 없다. 그저 고맙다.
루이스: 에이전시 모두가 힘들고 어려운 일을 해주었기 때문에 이곳 하드코어 신과 연결될 수 있다. 멋진 일이다. 나 역시도 여기에 모인 팬의 한 명으로서, 그들 앞에 서서 공연할 수 있어서 기쁘다. 미국을 벗어난 곳에서 무대에 선다는 사실이 특별하다. 멋진 일이고 영광이다.
9월부터 미국과 호주를 시작으로 여러 도시 투어를 해왔고 일본과 한국을 거친 뒤에는 중국, 필리핀, 싱가포르 등 투어가 예정되어 있다. 앞서서 6월에는 영국(United Kingdom) 투어를 하기도 했는데, 이번에 특히 아시아 투어를 하게 된 배경이 있다면 무엇인가?
애런: 비용 면에서 모든 일정을 한 번에 소화하는 게 최우선이다. 우리가 사는 미국에서 여기에 오기는 너무 멀다. 그런데 자카르타에서도 우리 음악을 커버해서 영상 올리는 사람들이 있고, 나도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에서 활동하는 밴드에 관해 사람들이 얘기한다. 우리가 직접 찾아가서 교류하는 건 언제가 됐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모든 신은 성원 받을 자격이 있다. 투어가 성사될 수 있느냐가 관건인데, 우리는 지금 여기에 와 있다.
혹시 한국이나 아시아에 음악 외적으로 다른 선호나 기호는 없나.
애런: 언제라도 한국에 다시 와 보고 싶은데, 개인적으로 한국 영화를 많이 보고 좋아한다. 한국 영화의 창의성이 마침내 다른 세계에서도 인정받기 시작했다는 점은 정말 긍정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문화를 받아들이려면 그곳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직접 가서 겪어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루이스: 나는 DJ로도 다시 오고 싶은데, 아시아의 일렉트로닉 신은 다른 어디보다도 극도로 강하다. 테크노, 드럼 앤 베이스 같은 신이고 중국에는 최고의 클럽이 몇 개 있다. 여기 한국에도 좋은 라디오와 신이 있다.
아직 일정이 많이 남았지만 이번 투어 중에 지금까지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한 가지만 말해 달라.
존: 도쿄에서 할로윈 축제에 갔다.
애런: 한국에 왔으니까 한국 얘기 해야지. 어젯밤에 펀치머신도 하고 노래방에도 갔다. 노래방, 뒤집어졌지.
데이비드: 나는 자러 가고 싶었어.
존이 목이 쉰 이유를 알겠다. 무슨 노래 불렀나?
애런: 마이 케이컬 로맨스(My Chemical Romance), 블링크 182(Blink 182), 저스틴 비버(Justin Bieber), 오아시스(Oasis), 다시 블링크…
루이스: 원래 술 절대 안 먹는데, 노래방에서는 만취했던 것 같다. 투어에서 이것저것 많이 하긴 했다. 솔직히 나는 육식을 장려하진 않아서, 그렇다고 더는 채식주의자(Vegeterian)라고 할 수도 없긴 하지만… 아시아 투어 중에 어디를 가든 음식과 요리가 놀랍다. 나한테는 이게 대박이다. 온갖 종류의 다른 음식을 시도해 볼 수 있어서 오늘만 해도 한국 음식을 먹어보고는 놀랐다. 가는 곳마다 이것저것 처음 먹어보니까 신난다. 전에는 여행할 때 그냥 쌀이랑 크래커만, 그것도 많이 먹지도 않았으니까, 나한테는 아주 효과적이다. 아시아에서는 채식이나 비건으로 살아가기에 상대적으로 아주 어려운 것 같지는 않다. 잘은 모르겠지만, 이렇게 시도해 보는 것만 해도 좋은 것 같다.
애런: 그리고 어젯밤에 스트레인지 프룻(Strange Fruit)에도 갔는데 음악도 좋고 사람들도 친절했다. 분위기 좋던데.
이제 곧 무대에 오를 텐데, 오늘 공연의 관객 및 미처 오지 못한 리스너들을 위해서도 마지막으로 한 마디 부탁한다.
루이스: 우리를 불러 준 한국 하드코어와 트루 컬러 콜렉티브에게 고맙다. 너네도 고마워!
존: 모두를 리스펙트한다!
애런: 18살 위로 우리 티셔츠 입은 녀석들 소리 질러! 샤라웃 투 민기!(역자 주: 지저스 피스의 티셔츠를 케이팝 그룹 에이티즈(ATEEZ)의 멤버 민기가 즐겨 입는다)
데이비드: 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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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 얄태, 황선웅
Photographer | 주수한
Translation | 이강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