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ilor Honeymoon

기타리스트 재은과 드러머 애비(Abi)로 구성된 서울의 펑크 밴드 세일러 허니문(Sailor Honeymoon). 밴드명에서 연상되는 만화 “세일러문”의 주인공들처럼, 각기 다른 세계와 성장 배경을 지닌 두 멤버는 어느 날 서울 ‘생기 스튜디오’에서 만나 운명적으로 밴드를 결성했다. 즐거움을 동력 삼아 움직이는 밴드는 비록 신생 밴드에 가까운 1년 차 신입이지만, 활동 반경을 넓혀 서울 반대편의 영국에까지 도달하기에 이르렀다.

영국 브라이튼에서 개최된 페스티벌 ‘The Great Escape’에서 세일러 허니문을 직접 목격한 필자. 동향 사람들을 만난 반가움, 언어와 문화가 다른 타지에서 음악으로 청중들을 휘어잡음에 경외심 또한 느끼며 이들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이하의 대화문은 세일러 허니문이 ‘The Great Escape’에서 무대를 펼치기 직전 공연장으로 향하던 중에 나눈 짧은 담화다. 직접 확인하자.

만나서 반갑다. 밴드와 구성원에 관하여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안녕하세요. 우리는 세일러 허니문이다. 시끄러운 음악을 연주하고, 재미있게 노는 것과 다른 콘서트에 가는 것, 좋은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하는 밴드이다. 드러머 애비와 기타리스트 재은으로 이루어져 있다.

세일러 허니문은 어떻게 결성됐나? 두 멤버는 나이와 성장한 배경이 모두 다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우리는 생기 스튜디오라는 베뉴에서 처음 만나 여러 콘서트와 음악 행사에서 서로를 서서히 알아가게 되었다. 세일러 허니문은 연습실에서 주변의 많은 여성 음악가들에게 연락을 취하고 그들을 재밍에 초대했었는데 재은은 그 음악가들 중 한 명이었다. 우리는 둘 다 비슷한 음악을 사랑한다는 것을 느꼈고 그렇게 자연스레 함께 연주하게 되었다.

‘세일러 허니문’이라는 밴드 명이 지닌 의미는?

세계 최고의 밴드를 의미한다.

현재(2024년 5월 당시) 영국을 투어 중이다. 특별한 일 혹은 감정이 있었다면? 

영국 투어는 정말 멋진 경험이다. 많은 노력이 필요했지만 EP 발매 직후 런던에서의 공연이 매진되어 매우 기쁘다. 영국에 있는 많은 친구들의 응원과 도움을 받아 정말 운이 좋았고 영국과 한국 팬들 간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볼 수 있어서 기쁘다. 영국의 음악 문화는 깊이가 있으며, 특히 록과 펑크에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독특한 점이 있다.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관객들과 교류하며 인상 깊었던 순간이 있었나?

다양한 관객들과 소통하는 것이 재미있었던 것 같다. 공연 중 대화를 많이 하는 것보다 음악을 직접 연주하는 것이 좋지만, 다음 공연을 알리거나 굿즈를 판매하려면 소통이 필요했다. 한국에서는 아티스트들이 무대에 서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해하고 있지만, 영국이나 프랑스에서는 관객들에게 욕을 하거나 뭐라고 해도 상관하지 않는 것 같다. 이는 단지 문화적인 차이라고 생각한다. 밴드로서 관찰하고 생각하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무대 위에서 아티스트와 관객들이 어떤 관계를 가지는가도 우리가 고민하는 부분이다.

타지에서의 공연과 서울에서의 공연은 어떤 차이점이 있는가?

해외 공연에 대해 많이 배우고 있지만, 장소마다 문화적 차이가 많이 난다. 공유할 수 있는 장비와 같은 작은 것들이 한국과 영국이 다르다. 관객들이 콘서트에 가는 습관도 다르다. 예를 들어, 영국에서는 밴드가 알려지지 않았더라도 영화관 데이트처럼 콘서트를 즐기는 경우가 많다. 한국에서는 스포츠 팀을 응원하는 것처럼 팬으로서 사랑하는 아티스트를 응원하는 경향이 있다. 두 접근 방식 모두 아티스트에게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이 있으며, 관중의 분위기가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

한편 애비 당신은 미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과 미국 두 문화가 당신의 음악과 가사에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주었나?

한국계 미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이 내 삶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복잡한 질문이다. 나는 미국에서 자랐지만 한국에서 일어나는 일에 많은 관심을 가졌기 때문에 어렸을 때 항상 한국 인디 음악을 찾아다녔었다. 고등학교 때는 뉴욕 록 밴드인 Strokes와 Yeah Yeah Yeahs를 사랑했고, 또한 한국과 연결되고 싶었지만 케이팝이나 주류 음악 사운드와는 동일시되지 않았다. 대학생 때는 파라솔, 세이 수 미, 실리카겔, 이스턴 사이드킥 같은 밴드를 찾아봤었다. 사람들은 자신이 듣는 음악이 자신의 정체성을 반영한다고 생각한다. 나도 마찬가지로 한국과 연결되는 느낌을 원했지만, 그 중 인디 음악과 록 음악 애호가로서의 정체성도 유지하고 싶었다.

당신들의 레이블인 굿굿 레코드에 관해서도 소개를 부탁한다.

음악 프로듀서 루크 스미스와 제 친구의 밴드 매니저였던 인디 A&R 러스 크랭크와 함께 굿굿 레코드를 만들었다. 나는 그 밴드의 사진작가로 4년 동안 활동했기 때문에 그를 알게 되었다. 우리는 항상 한국 아티스트와 영국 아티스트를 함께 작업하고 두 아티스트 사이에 도움이 되는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했었다. 사실, 세일러 허니문을 만들기 전에 이 레이블을 만들었다. 바퀴벌레 데모를 루크에게 보냈을 때, 그는 그 데모를 러스에게도 보냈고, “이 트랙은 멋지다. 세일러 허니문과 함께 작업하자.”라고 했었다. 그래서 세일러 허니문은 굿굿 레코드의 첫 번째 아티스트가 되었다. 비록 너무 바빠서 두 번째 아티스트를 찾지 못했지만, 앞으로 더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영국 투어 이후에도 매우 부지런히 투어와 공연을 가졌다. 최근에는 팬타포트에서도 공연을 가지지 않았나. 그러한 당신들의 에너지는 어디서 발현되나?

우리는 밴드를 시작한 이후로 음악에 대한 뮤지션 동료들의 좋은 조언을 많이 받았다.  모두들 항상 재미있게 즐겨야 한다고 얘기하곤 했다. 밴드를 시작할 때는 잘하고 싶은 욕심으로 부담이 될 때도 있지만, 결국 자신이 즐기지 않으면 지속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항상 그 동기를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음악을 사랑하고 음악을 연주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에너지를 계속 유지할 수 있었다.

5월 투어를 가지며 EP [Sailor Honeymoon]을 발매했다. 어떤 앨범인지 직접 소개하자면?

우리는 4월 30일에 데뷔 EP를 발표했다. 사실, 대부분의 곡을 발표하기 1년 전에 썼지만, DIY 밴드로서 발매까지 시간이 걸렸다. 이 EP는 밴드 생활을 즐기면서 자연스럽게 만들어낸 곡들이며 첫 EP이기 때문에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이 EP를 만드는 과정에서 진정한 즐거움을 느꼈고, 앞으로도 이 순수한 느낌을 유지하고 더 좋은 음악을 계속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

세일러 허니문의 음악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우리가 노래를 만드는 특정한 공식은 없다. 잼을 좋아하지만 때로는 혼자 음악을 만들기도 한다. 그런 후 서로에게 데모를 보여주고 아이디어를 추가한다. 곡의 주제는 실제 생활에서의 문제나 재미있는 상황에서 나오며, 녹음 과정에서도 항상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험하도록 격려해 주는 프로듀서 루크 덕분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는 좋은 녹음 환경을 제공하여 자유롭게 노래를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한편으로 재은은 “Cockroach”의 리믹스도 만들어 공개했다. 쇠 맛 나는 차가운 드럼에 촘촘히 썰어낸 오리지널의 샘플이 배치되어 중독적인 테크노였다. 리믹스는 어떤 관점으로 제작했나?

“Cockroach”를 발매할 당시 루크가 리믹스 트랙을 발매해 보자고 제안하여 만들어보게 되었다. 애비가 녹음한 드럼의 샘플을 그대로 잘라서 썼는데 4분의 6박인 원곡을 4분의 4박으로 만들고, 이펙팅으로 원래의 드럼 사운드를 많이 왜곡했다. 코러스의 멜로디는 생략하고 벌스의 애비의 나레이션이 주가 되게끔 만들어본 트랙이다. 반복적인 리듬 속에서 이런저런 신스의 변화를 느끼며 긴 호흡으로 감상하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만들었다. 사적인 이야기지만 팬데믹 때 일 년 정도 힘든 시간이 있었다. 그 후로 디제잉과 프로듀싱을 전혀 하지 못했었는데 “Cockroach Remix”는 정말 오랜만에 만들었던 댄스 트랙이었다. 즐겁게 몰입하며 작업했던 기억이 있다.

두 멤버의 나이와 배경이 다르지만,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법한 소재를 귀엽게 잘 다루는 게 세일러허니문의 특기인 것 같다. 밴드가 음악을 제작할 때 영감은 어디서 얻나?

우리는 음악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다양한 음악을 듣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영감을 얻는다. 특정 주제에 대한 압박감 없이 재미를 느끼며 작업하려 노력한다. 곡의 주제는 그날의 느낌에 따라 자연스럽게 선택되며, 이를 통해 공감이 가는 음악을 만든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을 위한 음악을 만들고 있다. 다른 사람들이 즐긴다면 좋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우리의 정서와 경험을 반영하는 것을 중요시한다.

밴드의 향후 계획은?

우리는 4월에 영국에서 7트랙 또는 8트랙의 새로운 EP를 녹음했다. 가을에 발표할 예정이며, 아직 구체적인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 연말 전에 몇 트랙을 공유할 수 있기를 바라지만, DIY 밴드로서 모든 것이 계획보다 더 오래 걸릴 수 있다. 새로운 뮤직비디오도 곧 공개할 예정이며, 가을에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으니 라이브 무대를 보고 싶다면 저희 인스타그램을 확인하길 바란다. 아직 말할 수 없는 다른 흥미로운 계획들도 있지만 연말까지 바쁠 것 같다. 그리고 매년 12월에는 세일러 허니문 크리스마스 파티가 열린다. 작년에는 친구들과 이웃들이 함께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올해도 초대장을 확인해 보시길.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산타 할아버지가 다시 나타날 가능성이 있을지도…

세일러 허니문의 궁극적인 목표는?

우리는 오랫동안 음악을 만들고 밴드의 여정을 계속 즐기고 싶다. 점점 더 많은 친구들과 협력자들을 참여시켜, 그들이 우리와 함께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싶다. 또한, 우리처럼 음악을 사랑하는 좋은 사람들을 계속 만나고 싶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면, 세일러 허니문에게 좋은 삶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Sailor Honeymoon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Editor | 황선웅
Photographer | 최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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