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IANA NIGHTLIFE

‘90년대 나이트클럽’ 문화를 주요 콘셉트로 삼는 파티 ‘줄리아나’. 클럽에 등장한 한국 가요, 그것도 과거의 유행가를 들려주는 파티라니 시작부터 괜한 의구심이 든다. 어느 한 번의 단발성 이벤트라고 생각했던 이 파티가 해를 이어 진행되고, 그 얼개를 단단히 하더니 이제는 서울 클럽 신(Scene) 속 빼놓을 수 없는 어엿한 파티 브랜드가 되었다. 어디 서울뿐인가. 양양과 대전, 대구, 그리고 LA로 해외 원정까지 다녀오며, 한국 대중음악의 얼과 멋을 방방곡곡에 전파하는 중이다.

줄리아나가 보여주는 코믹한 플라이어와 파티 비주얼에 그저 재미있고, 유쾌한 파티라고만 생각할 수도 있겠다. 허나, 인터뷰에서 들려준 그 당시 문화에 대한 진중한 태도, 그리고 앞으로의 포부를 들어본다면, ‘줄리아나: 가요 리믹스’라는 단어가 그리 가볍게 들리지만은 않을 터. 90년대 밤 문화의 재현에 관한 그들의 결연함을 하단에서 확인해 보자.


만나서 반갑다, 우선 줄리아나의 시작에 관해 이야기해 보자.

김민제: 줄리아나의 시작은 ‘동네 한바퀴’라는 작은 이벤트에서부터 출발했다. 그냥 우리끼리 낮술이나 먹으면서 좋아하는 음악도 좀 트는, 그런 행사였는데, 거기서 한국 가요나 올드팝 같은 옛 무대 음악을 플레이했다. 몇 차례 즐겁게 진행하다가 이벤트 후반부쯤 서로 90년대 나이트클럽에서 나오는 음악으로 백투백(B2B)을 했지. 그게 되게 재밌었다. 당시 분위기도 꽤 좋았고. 이벤트가 끝난 뒤 이걸 하나의 파티로 이어가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 민현이 형, 그리고 지금 리저브 레코드(Reserve Records)를 운영하는 나상운 형과 기획했고, 볼레로에 제안해 첫 파티를 열었다.

그렇게 연 첫 파티는 어땠나?

김민제: 볼레로와 베뉴 사용까지 이야기한 뒤 이제 파티를 열어야 하는데, 어쨌든 타이틀이 필요하니까. 그 고민을 좀 했다. 엄밀히 말해 우리가 나이트클럽 세대는 아니지만, 어린 시절 우리가 동경했던 나이트라이프의 명소라면, 역시 줄리아나였으니까. 그렇게 타이틀까지 정하고, 첫 파티를 진행했지. 그때는 90년대 가요라는 콘셉트 말고는 아무런 기획과 준비가 없었다. 그냥 판만 냅다 준비해서 진행한 거다. 이제 와서 말하지만, 첫 파티의 스코어가 엄청 성공적이지는 않았다. 근데, 파티가 끝나고 나서의 주변 피드백이 좋았다. 그렇게 또 한 번 파티를 열어보자. 대신, 이번에는 제대로 해보자고 해서 그 기획부터 힘을 줬다. 그때의 멤버만으로는 여력이 부족하니 평소 가까운 관계인 석주 형과 해준이에게 프로모터를 부탁했고, 두 번째 파티부터는 조금 더 본격적인 파티 브랜드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각 멤버는 줄리아나에서 어떤 파트를 맡고 있는지 각자 소개해 달라.

김민제: 나는 주로 파티 관련 디자인, 디제잉을 하고 있다.

구민현: 기획과 디제잉을 맡고 있는 구민현이라고 한다.

이석주: 영상과 웨이터를 담당하고 있는 이석주다.

양해준: 웨이터와 프로모터로 참여 중인 양해준이다.

구민현: 아, 그리고 줄리아나의 멤버가 한 명 더 있는데, 오늘 개인적인 스케줄로 이 자리에 함께하지 못했다. 그의 이름은 후쿠오(Hookuo)이고, 디제이와 귀염둥이 막내를 맡고 있다.

팀 내 프로모터의 역할이 꽤 중요해 보이는데, 주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이석주: 일단, 파티라면 떠들썩해야 하니까. 사람을 많이 끌어모으는 역할을 최우선의 목표로 하고 있다. 디제이는 음악을 플레이하는 데 집중해야 하니 우리는 분위기가 처지지 않게 그 옆에서 MC 역할도 하고, 춤도 추면서 계속해 흥을 돋우는 거다.

구민현: 마이크도 잡고, 춤도 추고, 또 고객에게 먼저 다가가 같이 술도 한 잔 마시는 거지. 프로모터가 웨이터 역할을 겸하고 있으니까. 나이트클럽에 빠질 수 없는 요소가 웨이터 아닌가. 단순한 바람잡이가 아닌 고객이 즐길 수 있는 파티 콘텐츠로도 기능한다고도 할 수 있다.

그렇게 몇 차례의 파티를 거친 후 지금에 와 어엿한 파티 브랜드가 되었다. 본래 줄리아나를 시리즈로 기획했었나.

구민현: 두 번째 파티 이후 그 생각을 조금 더 구체화할 수 있었다. 주변의 도움으로 우리가 표방하는 90년대 나이트클럽의 분위기를 어느 정도 구현했고, 덕분에 꽤 성공적인 결과를 냈다. 그런 게 원동력이 되어 줄리아나를 장기적으로 끌고 가게 된 거다.

레트로한 포스터와 폰트 디자인, 최근에는 그래픽 티셔츠를 통한 팝업스토어까지. 줄리아나는 비주얼로 정체성을 드러내는 데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구민현: 우리가 제작하는 포스터나 플라이어의 비주얼은 민제가 직접 작업하고 있다. 실제 우리가 90년대와 00년대의 문화를 경험한 이들이기에 당시의 추억이나 영감을 많이 녹여내려 한다.

최근 팝업스토어를 열기도 했는데, 김민제 디렉터를 포함, 총 네 명의 디자이너가 참여했다. 각 디자이너와의 협업 과정에 대해 말해 줄 수 있을까?

양해준: 되게 자연스럽게 진행됐다. 언젠가 삼각지에서 민제 형과 석주 형까지, 셋이서 술을 한잔하고 있었다. 줄리아나로 어떤 재미있는 걸 해볼지, 이런저런 얘기를 하던 중 이 파티로 티셔츠를 만들어보자, 그리고 팝업 스토어까지 열어 그걸 팔아보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마침, 바로 옆에 그래픽 디자이너 레어버스(Rarebirth)와 애프터매스(Aftermath) 디렉터, 그리고 나잠 수까지, 재능 있는 사람이 모여 있었고, 즉석에서 꼬셔 섭외했다. 하하. 팝업 스토어는 말할 것도 없이 석주 형이 운영하는 웝트(Warped)에서 하는 거고.

멤버 대다수가 패션업에 종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공통 분모가 줄리아나 운영의 시너지로 작용하는 것도 같은데.

구민현: 물론이다. 지난 팝업만 하더라도 그저 티셔츠를 만들어 팔고 싶다는 아이디어로만 끝날 수 있었겠지. 그러나 멤버 모두가 그 프로세스를 이해하고, 진행할 수 있으니 디자인부터 생산, 판매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거다.

이석주: 이외에도 작년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선물 이벤트를 열었을 때도 우리, 그리고 주변 친구가 패션 마켓 쪽에 있으니 그 인프라를 활용해 많은 제품을 모을 수 있었다.

말한 것처럼 줄리아나의 기획에 인적 인프라가 꽤나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는 모양새다.

구민현: 줄리아나 멤버와 주변 대다수가 패션과 관련한 일을 하고 있고, 무엇보다 90년대에 문화적인 영향을 받고 자라서 그런지 어떤 아이디어나 비주얼이 나왔을 때 서로 쉽게 동의가 되는 것 같다. 당장 어떤 의견이 나와도 이건 분명 재미있고 멋있는 게 맞고, 사람들도 좋아할 것 같다는 느낌이 바로 합의가 되니까. 가장 가까운 우리 관계에서부터 영감을 받는 거지.

김민제: 줄리아나 멤버만이 아니라 우리 주변 친구 모두 그 시대의 음악과 패션을 좋아한 이들이어서 아낌없는 서포트를 해주고 있다.

다들 패션 마켓 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물어봐도 될까.

구민현: 카시나(Kasina)라는 패션 플랫폼에서 브랜드와 관련한 업무를 진행 중이다.

김민제: 민현이 형과 같이 카시나에서 크리에이티브 프로젝트 매니징을 하고 있다.

이석주: 한남동에서 편집 스토어 웝트를 운영한다.

양해준: 여성 패션 브랜드 크루치(kruchi)를 전개 중이다.

요 몇 년 레트로 콘텐츠가 유행하는 가운데, 줄리아나는 특별히 ‘나이트클럽’을 콘셉트로 잡았다. 시중의 ‘밤과 음악 사이’나 ‘가요 리믹스’와 같은 옛 케이팝을 위시한 일종의 ‘감성주점’과 차별화하기 위한 고민이 컸을 것 같은데.

구민현: 우리가 줄리아나를 처음 기획하고, 진행할 때만 해도 이미 90년대의 가요 문화를 표방한 술집이 되게 많았다. 그런 상황을 인식하고 있었지만, 그들과 차별화하기 위해 딱히 고민하지 않았다. 줄리아나의 디제이가 이전부터 옛날 가요 음반을 차곡차곡 모으던 사람들이었고, 그 라이브러리를 갖추고 있어 이를 클럽에서 플레이하는 것만으로도 기존 감성주점과는 큰 차이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 있었거든. 무엇보다 단순히 옛날 노래만 트는 것만이 아닌, 90년대 나이트클럽이라는 뚜렷한 콘셉트와 콘텐츠가 있었으니까.

이석주: 그냥 계속하다 보니까 차별화가 된 거지. 맹목적으로 ‘우린 달라야 해’ 이런 부담을 갖지는 않았다. 우리의 키워드는 ‘무조건 LP 플레이’, 이거 하나만으로도 차별점은 충분하지 않나.

조금 민감한 질문일 수도 있을 텐데, 기존 클럽 베뉴의 파티와는 다른 음악 장르의 파티를 진행하며, 불편한 소리를 들은 경우는 없었나.

김민제: 없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얘기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안 좋은 소리를 듣는다고 우리가 직업적으로 타격을 입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반목하는 이들이 있는 반면, 줄리아나를 좋아하고, 방문하는 친구와 고객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크게 스트레스받지 않는다. 앞서 둘이 이야기한 것처럼 레코드를 고집하는 부분에서 감성주점과는 확연한 차이점이 있고, 여기에 한 가지 더해 우리가 어떤 베뉴에서 어떤 콘텐츠를 제공하느냐, 그리고 이 파티에 온 이들이 어떤 경험을 할 수 있는가에 집중하는 게 중요한 거지. 막상 안 좋은 피드백이 들렸을 때는 기분이 좋기도 했다. 남이 우리 얘기를 한다는 건 그만큼 관심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니까.

줄리아나의 주 고객은 당시 문화를 직접 경험해보지 못한 세대로 보인다. 이들에게 나이트클럽은 일종의 문화적 처럼 여겨지는 것 같은데, 줄리아나 멤버들은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구민현: 이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도 항상 이야기하는 주제다.

이석주: 젊은 층이 줄리아나 파티를 찾는 건 생각보다 단순한 이유인 것 같다. 앞서 이야기한 가요 리믹스나 밤과 음악 사이, 이런 곳은 20대가 가기에는 좀 짜치다고 생각하지 않나. 밤과 음악 사이는 나도 예전에는 몇 번 가봤지만, 감성주점은 가본 적도 없고.

양해준: 감성주점은 안 가는 게 아니라 못 들어가는 거 아니에요?

이석주: 주점은 안 가지.

양해준: 형들 다 못 가, 나도 못 가.

구민현: 눈물이 나네…

이석주: 아, 못 가는구나. 어쨌든, 20대가 줄리아나에 오는 이유가 일반 가요주점은 멋이 없어서 가기 싫은데, 이태원 클럽에서 가요가 나오는 건 또 재미있어 보이는 거지. 초창기 줄리아나 파티에서 20대가 모르는 90년대 초반 가요를 틀었을 때 분위기가 살짝 싸해지는 경우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셋을 조금 더 그들의 취향에 맞게 수정하거나, 자연스러운 흐름을 만드는 등 여러 요소를 디벨롭했다.

양해준: 한 번은 어려 보이는 손님에게 이 파티 어떻게 알고 왔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그냥 인스타그램에 뜬 포스터 보고 재밌어 보여서 왔다고 하더라. 그때 음악뿐 아니라 비주얼, 홍보도 그만큼 중요하다고 느꼈다.

김민제: 처음 파티를 열었을 때는 줄리아나가 사람들의 길티 플레저를 좀 건들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들도 대부분 한국 가요를 들으며 자랐을 거고, 이를 소비하고 싶은 심리가 있었을 테니까. 근데, 지금 20대는 그건 또 아니거든. 과연 그들이 왜 줄리아나를 찾을까? 의문의 시간을 좀 가졌다. 알고 보니까 진심으로 옛 한국 음악을 좋아해서 오는 이들도 많았고, 클럽이라는 공간에서 디제이가 적절하게 그 노래를 믹스하는 걸 들으며, 노는 걸 즐거워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한국은 또 유구한 노래방 문화가 있지 않나. 유년 시절부터 즐긴 노래방 문화가 있기 때문에 세대를 가르는 노래라고 하더라도 차트나 구전으로 내려오는 명곡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 걸 클럽에서 떼창으로 부르거나 거기에 맞춰 춤을 추는 게 줄리아나 파티의 문화로 작용하기에, 이런 재미가 이 파티를 찾는 동력이 아닐지 생각해봤다.

구민현: 조금 더 첨언하자면, 내 경우에는 ‘나 같은 사람 하나 없겠어’라는 생각으로 줄리아나를 시작했다. 가요를 좋아하는데, 거기에 맞춰 춤추고 싶은 사람이 오십 명, 백 명은 있지 않을까. 처음에는 우리와 나이가 비슷한 이들이 반 이상을 차지했는데, 횟수를 더할수록 더 어린 친구들이 오며, 연령층이 넓어졌다. 인스타그램과 같은 소셜미디어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어떻게 보면 촌스러울 수 있는 줄리아나의 플라이어를 보고 90~00년대의 향수를 느낀다거나, 릴스나 쇼츠 콘텐츠에서 소비되는 옛 가요를 실제로 들으며,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찾았다거나, 이렇게 서로 다른 즐거움을 찾고 있는 것 같다.

이석주: 90년대 가요와 클럽, 개별적으로 놓고 보면 사실 어디에나 있는 것인데, 그걸 여러 사람이 모여 하나로 만들어낸 건 또 없었으니까. 이런 시너지가 좋았던 게 아닐까.

앞서 첫 줄리아나 파티 당시 익숙지 않은 음악에 분위기가 처졌다고 이야기했는데, 그런 상황을 겪고 서로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도 궁금하다.

이석주: 뭐 분위기가 엄청 싸해졌다기 보다는 그냥 신나게 뛰어 놀다가 갑자기 모르는 노래가 나오면, 당황할 수도 있는 거지. 내가 표현을 너무 격하게 한 것 같다(당시, 분위기가 곱창났다고 이야기함). 하하.

구민현: 표현을 좀, 오해하지 않게… 그래도 파티를 몇 회 진행한 볼레로에서는 모르는 노래가 나와도 조금이나마 흥을 내고, 들어보려는 게 보이는데, 작년 양양 서피비치에서 연 파티에서 분위기가 처진 상황을 우리 모두 공감할 정도로 크게 느낀 경우가 한 번 있었다. 우리의 첫 야외 이벤트였고, 줄리아나를 알고 찾아온 친구들, 그리고 양양에 놀러 온 이들이 뒤섞인 파티였다. 그때는 정말 그들이 아는 노래에는 격하게 반응하다가도 모르는 노래가 나오면, 그냥 가만히 서 있더라. 하하. 그 온도 차이를 확실히 느낄 수 있었지.

줄리아나는 파티에서 실제로 어떤 경험을 제공하려고 하나? 줄리아나가 재해석하고자 하는 나이트클럽의 요소가 있을까?

구민현: 줄리아나 파티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다양한 경험이 있겠지만, 그런 걸 떠나 우리가 즐거운 만큼, 파티에 방문한 손님도 즐거운 이벤트를 만드는 게 최우선의 과제다. 여기에 우리 콘셉트인 90년대 나이트클럽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해주는 거지. 웨이터라는 요소부터 전단지, 테이블 위 호롱불, 에어 간판 등 재정적인 능력이 되는 안에서 나이트클럽 문화를 충실히 구현하려 노력 중이다.

김민제: 어떻게 보면, 우리 세대에게 나이트클럽은 조금 음습하고 무서울 수도 있는 공간이었기에 이를 완벽하게 재현하는 것보다는 그런 걸 재미 요소로 활용하려 한다. 예를 들면, 나이트클럽이라고 하면 부킹인데, 그걸 실제로 진행하는 것보다는 이를 밈처럼 활용한 프로그램이나 비주얼적 경험으로 간접 전달하는 거지.

, 줄리아나 이외에 각 멤버가 재밌게 즐기는 파티, 이벤트가 있는지.

이석주: 나야 뭐 예전부터 360사운즈(360Sounds)를 워낙 좋아했으니까. 힙합도 좋아하고. 360사운즈가 진행하는 많은 파티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스트릭틀리 바이닐(Strictly Vinyl)은 빠지지 않고 가려 한다.

김민제: 짐빔(Jim Beam)과 서울커뮤니티라디오(SCR)이 함께하는 ‘찜질방 데이즈’. 우리도 한번 팀으로 참여한 적이 있는데, 거긴 진짜 관객이 다 미쳤다. 그렇게 한번 놀고 와서 볼레로에서 파티를 했는데, 그 뜨거운 열기를 한번 느끼니까 여기에 만족이 안 되는 거지. 하하. 너무 재밌고, 충격적인 경험이어서 오래 기억에 남았다.

구민현: 나도 스트릭틀리 바이닐.

양해준: 노 룰즈(No Rules) 파티. 나와 디제이 앤도우(Andow), 썸원(Someone), 그리고 석주 형이 함께 진행하는 힙합 파티다. 하하. 매 파티마다 다른 디제이를 섭외, 다채로운 장르의 힙합을 선보이고 있다.

각자가 지닌 90년대 가요, 팝에 관한 향수에 관해 이야기해 줄 수 있나.

이석주: 가요라고 한다면, 초등학교에 다닐 때 처음 서태지를 본 것?

구민현: 국민학교잖아. 어디서 거짓말을…….

이석주: 국민학교 때 처음 서태지와 아이들을 봤고, 그때부터 가요를 되게 많이 들었다. 이전까지는 그냥 TV에 나오는 노래만 듣다가 처음으로 테이프를 사고, CD를 사기 시작했지. 중학생 때는 친구와 복도에서 이어폰을 하나씩 나눠 꽂고 패닉의 ‘달팽이’를 듣곤 했다. 조금 더 커서는 한국 힙합 컴필레이션 앨범 [1999 대한민국] 같은 것도 사서 들었고.

구민현: 90년대 가요는 내게 되게 큰 영향을 끼쳤다. 지금의 취향부터 직업까지, 그 시대로부터 시작됐거든. 서태지와 아이들, 듀스를 보면서 패션에 관심을 두게 됐으니까. 줄리아나 멤버 모두 전공이 다르지만, 이들이 패션 쪽으로 모이게 된 이유 중 적어도 한두 개는 90년대의 가요나 패션과 같은 문화에 있지 않을까. 나 역시 디제이로 활동하기 전에도 레코드를 수집하면서, 눈에 보이는 족족 90년대 가요판을 샀거든. 지금도 줄리아나에서 틀 노래를 찾는 것보다는 내 추억 한편에 있는 음악을 소유한다는 마음으로 그때의 판을 산다.

이석주: 맞다. 처음으로 누군가의 패션을 보고 따라 산 신발이 나이키 에어 포스 1(Nike Air Force 1)이었다. 어우, 그거 하나 사려고 중학교 1학년 때 혼자 이태원 가서 삥도 뜯겨 보고. 하하.

김민제: 아직도 생각나는 게 초등학교 때 조PD 1집을 사서 들었는데, 그 앨범에 욕이 진짜 많이 나왔다. 노래를 듣는데 괜히 삥 뜯기는 기분? 당시 음악에서 욕을 듣는 게 쉽지 않았는데,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노래를 들었던 기억이 난다. 서태지, 듀스야 우리 세대라면 누구나 좋아했겠지만, 난 여자 아이돌 노래를 많이 들었다. 특히, SES를 좋아했지. 이후로도 시대를 관통하는 계보가 있지 않나. 그걸 따라 지금 여기까지 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양해준: 난 어렸을 때 워낙 시골에 살아서 노래 듣는 것보다 밖에 나가 놀기 바빴다. 하하. 굳이 기억하자면, 친구들과 노래방에 자주 갔던 기억이 나는데, 그때 노래도 잘 못 부르면서, 김경호, 야다 같은 록발라드를 그렇게 불렀다. 하하.

구민현: 다음 줄리아나 파티 때 야다 완창 한 번 가는 걸로.

아마 여기 대다수가 그 시절 학생이었을 텐데, 과거를 떠올려 봤을 때 본인은 어떤 학생이었는지.

이석주: 아, 이건 말하기 조금 부끄러운데.

구민현: 이런 게 또 동네 타잖아. 얘는 이제 또 학창 시절을 송파구에서 보내가지고 유행에 엄청 민감했거든. 일진 아니었나?

이석주: 1.5진 정도로 해두자. 하하. 그냥 중학교 때 친구들이랑 랩하고 놀고, 이태원에 옷 사러 다니고, 뭐 그런 학생이었지. 중학교 때는 허리 34사이즈 바지 입고 그랬으니까.

구민현: 나도 불량한 학생은 아니었다. 근데 또 공부를 열심히 하지는 않았으니 당연히 모범생도 아니었고. 돌이켜보면 신기한 게 그 시절 내가 살았던 동네에는 일관된 패션 트렌드가 있었다. 학생은 전부 바지를 타이트하게 줄여서 스키니처럼 입거나, 이제 밑단만 줄여서 건달처럼 입는, 그 두 가지 외에는 다른 해답이 없었는데, 그때 난 남들과는 좀 다르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런 유행이 있음에도 서태지와 아이들, 듀스를 보고 저런 옷을 사고 싶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입고 다녔으니까. 좀 별종이긴 했지.

김민제: 그리 특출하진 않았던 것 같은데, 지금 하나 생각난 건 학교에서 수학여행을 가면 장기 자랑을 하지 않나. 그때는 H.O.T가 한창 유행이었으니까. 반에서 춤 좀 춘다는 애들이 유닛 꾸려서 연습하고 그러더라고. 근데, 갑자기 그중 한 명이 전학을 갔는지, 아팠는지 결원이 생겼다. 교실 구석에서 자기들끼리 쑥덕쑥덕하더니 나한테 멤버 중 ‘이재원’이 비는데 그거 맡아줄 수 있겠냐고 물어보더라. 하하. 근데 난 진짜 하기 싫었거든. 그때 문희준이 하고 싶었는데, 하필……. 그래서 아직도 그때 그 안무를 외우고 있다. 그거 말고는 이렇다 할 학창 시절의 기억이 없네.

양해준: 반에 꼭 한 명씩은 있는 애 있잖나, 나대는 애. 내가 그런 학생이었다. 방금 장기 자랑을 얘기했는데, 난 초중고 통틀어서 전부 1등을 했다. 하하.

지난 2, 줄리아나의 1주년을 기념하는 에디트 앨범 [Promo Edit Vol.1]을 공개했다. 앨범에 대해 소개해 달라.

김민제: 1주년을 준비하며, 단순한 이벤트 이상으로 줄리아나의 고객에게 뭔가 특별한 경험을 전달하고, 그간 우리의 활동도 아카이빙해보자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요즘 많은 디제이가 케이팝 콘텐츠로 클럽 에디트를 선보이고 있고, 나도 그런 음악을 즐겨 듣거든. 그래서 로컬의 디제이와 프로듀서와 협업해 이를 덥플레이트(Dub-Plate)로 제작해서 우리도 이걸 플레이하거나 주위 사람들에게 선물하고, 판매하는 게 여러모로 유익한 경험이 되겠다고 생각했다.

향후 다른 형태의 앨범도 발표할 의향이 있을까?

김민제: 물론이다. 첫 공개 이후 우리도 긍정적인 피드백을 많이 받았고, 무엇보다 이런 음반을 만들어서 직접 플레이하는 게 정말 재밌었다. 추후 볼륨2, 볼륨3를 제작해 볼 의향이 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런 활동이 줄리아나를 더욱 건강하게 하는 중요한 장치라는 생각이 들었다.

줄리아나가 특별히 선호하는 가요나 아티스트가 있다면 소개해달라. 또한 이들을 선정한 이유도 부탁한다.

김민제: 특별히 선호하는 건 없는데, ‘뱅어’라고 하면 얘기할 게 좀 있을 것 같다. 나 같은 경우에는 필살기로 사용하는 음악이 몇 개 있다. 빅뱅의 “마지막 인사”나 이정현의 “와”, 그리고 소찬휘의 “티어스”. 파티 중간중간 떼창이 가능한 노래를 심어 셋을 운영한다.

구민현: 난 90년대 가요 사운드 중 유로댄스를 좋아한다. 그중에서도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 당시 나온 판의 볼륨이 작아서 베뉴에서 틀 때의 임팩트는 좀 아쉽지만, 그래도 내 최애 곡 중 하나로 자주 틀고 있다.

이석주: 난 사람들이 잘 따라 할 수 있는 대중적인 댄스 코드를 지닌 노래? DJ DOC의 “런 투 유”나 지누션의 “말해줘” 같은 노래가 좋더라.

김민제: 반면에 좀 아쉬운 건 모두가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 말고도 우리가 준비할 수 있는 좋은 노래가 많은데, 한참 무르익은 분위기를 깰까 봐 선보이기 힘든 경우가 있다. 좋은 옛 가요를 줄리아나에서 어떻게 소개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도 줄리아나의 중요한 미션 중 하나다.

양해준: 나는 뭐 형들이 트는 노래에 맞춰 신나게 노는 게 일인 사람이라, 크게 선호하는 노래는 없다.

그렇다면, 반대로 본인들은 정말 좋아하는 노래인데, 쉽게 틀지 못하는 노래는?

김민제: 바로 생각나는 건 R.ef의 “이별공식”, 이 노래만 해도 틀면, 반응이 거의 없다시피 하다. 우리 좀 윗세대에게는 뱅어 중의 뱅어거든. 그리고 쎄쎄쎄의 “떠날거야”, 이 노래도 정말 명곡인데, 건드리지도 못하고 있지. 하하.

구민현: 킵식스 “나를 용서해”를 틀면, 플로어 1/3 정도가 겨우 반응하는 것 같다. 첫 번째, 그리고 두 번째까지는 그래도 어느 정도 호응이 있었는데…….

이석주: 계속해 젊은 나이대의 고객이 유입되니 이를 무시할 수 없지. 디제이는 플레이에 집중하느라 플로어 분위기를 못 볼 때가 많은데, 난 그 옆에서 관객이 어떻게 놀고, 반응하는지 바로 볼 수 있으니까. 사람들이 막 신나게 노는 찰나에 갑자기 ‘철이와 미애’ 노래가 나오면, 살짝 아찔하지.

구민현: 나는 나름 뱅어라고 해서 트는 건데, 이제 그만 좀 하라고 하더라. 하하.

이석주: 이게 나름 디제이 앞에 모인 고객은 잘 놀고, 젊은 친구들이 많잖아. 근데 그 사람들까지 가만히 있을 때, 그때 좀 당황스럽지. 줄리아나 멤버 모두 아는 노래고, 좋은 노래이긴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손님의 반응도 신경 쓰게 되더라고.

시대를 한정하는 파티이기에 그 음악 또한 한정되어 있지 않나, 그런 부분에서 겪는 어려움이 있을 것 같은데.

김민제: 맞다. 그래서 그런 장르적 한계를 해소하기 위해 아까 말한 덥플레이트를 제작한 거다. 그리고 조금 더 시대를 올려 젊은 층이 공감할 수 있는 셋을 짜보자는 논의도 하고 있고.

이석주: 처음 줄리아나의 기획은 2000년도로 넘어가지 않는 것이었는데, 90년대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틀 수 있는 음악도 한정되고, 놀러 온 이들에게도 그 풀을 강요하는 것 같아서 5년 정도만 더 올려보자는 이야기를 했다. 그렇게 시대를 좀 넓히니 확실히 반응이 다르더라. 작년 서피비치에서 빅뱅 노래가 나오니까 나와서 담배 피우던 사람들이 전부 플로어로 달려가더라고. 하하.

줄리아나가 다루는 레트로, 과거의 것이 오랜 시간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런 흐름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김민제: 내가 ‘레트로’라는 단어를 들은 게 벌써 10년도 더 지난 것 같다. 이제 와 레트로는 어느 한때의 붐을 지나 하나의 문화로 자연스레 정착한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레트로라는 말보다 빈티지, 올드스쿨이 더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레트로’ 자체가 너무 유행어 같은 느낌이라, 그 단어로 우리를 설명하기에는 조금 아쉽다. 요즘은 옛 가요에 관한 인식도 조금 바뀌지 않았나. 옛날 외국 힙합이나 디스코 듣는 것처럼 지난 한국 가요도 되게 자연스럽게 듣는 시대가 된 거지. 우리 어릴 때는 한국 음악 듣는 게 어떻게 보면 조금 짜치는 거고, 외국 음악을 듣는 게 멋진 거라는, 알 수 없는 선 긋기가 있었는데, 요즘에는 케이팝이 전 세계를 호령하고, 언더그라운드에서도 이름을 날리는 뮤지션도 많아졌다. 덕분에 자연스레 원류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뭐, 전망을 본다면, 밝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구민현: 미국에서도 힙합을 시대로 구분할 때 올드스쿨, 뉴스쿨이라고 이야기하지 않나. 그걸 이제 취향에 맞게 선택해 들을 수 있는 것처럼, 한국 가요 또한 오랜 시간 남아 하나의 또 다른 장르로 되어 가는 것 같다.

이석주: 예전 “무한도전”에서 90~99년도 가수를 주인공으로 ‘토토가’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옛날 노래가 이슈되는 걸 봤다. 그런 유행이 꾸준히 이어지고, 요즘 나오는 뉴진스 같은 아이돌도 과거의 코드를 조금씩 가져오고 있지 않나.

김민제: 인구 분포까지 가게 되면, 지금 70~80년생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니까. 이런 영향으로 뉴진스도 그 반응이 이어지고 있는 거고. 더 이상 대중문화나 기업의 마케팅이 10대와 20대만을 타게팅하고 있는 게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이석주: 뉴진스 팬덤보다는 임영웅 팬덤이 더 세잖아.

김민제: 임영웅까지는 안 가도 될 것 같아, 그런 생각으로 말한 건 아니라…….

줄리아나는 서울뿐만 아니라 양양, LA, 그리고 최근에는 대전, 대구 등 다양한 도시에서 파티를 진행해 왔다. 이렇듯 넓은 활동 범위를 가지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이석주: 이 무대를 조금 더 많은 사람들과 즐기자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옛날부터 클럽 다니고, 파티 가는 게 익숙했으니까. 360사운즈가 서울 밖에서 파티를 여는 걸 보며 재밌겠다는 생각도 했었고. 그런 활동을 부러워했지. 사실, 지방으로 가는 게 부담스럽기도 했다. 그런 곳은 이미 가요주점이 엄청 잘 되어있으니까. 우리가 줄리아나를 가져가서 잘 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었다. 처음에는 회의적이었다가 LA에 가서 파티를 열고 그 생각이 바뀌었다. 그렇게 다음에는 대전도 가보고 대구도 가보자는 얘기가 나왔고, 좋은 기회로 두 도시에 가게 되었을 때 또 반응이 엄청 뜨거워서 어느 정도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김민제: 멤버 모두 추진력이 좋으니까. 좋은 콘텐츠가 있을 때 이를 확장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빠르게 기획하고, 제안서 작성하고, 그걸로 스폰서를 찾는, 일련의 프로세스가 일사천리로 이뤄진다. LA 파티도 카시나(Kasina)가 콤플렉스콘(ComplexCon)에 참여하면서 그중 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파티를 열게 된 거거든. 그걸 보면 우리의 직업이 줄리아나에 좋은 영향을 주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서울 외 지역에서 연 파티 중 각자 가장 기억에 남는 이벤트는 무엇이었나?

양해준: 대구에서 연 파티가 정말 재밌었다. 서울에서 할 때는 모객에 대한 걱정이 크게 없었는데, 대구는 걱정이 좀 되더라. 근데 웬걸, 1,200명이 왔다. 대구 현지 주최 측에서도 많이 지원해 주고, 서울에 있는 우리 친구들도 많이 내려왔다. ‘와, 줄리아나가 여기서도 통하네’ 이런 생각이 들어 뿌듯했고, 무엇보다 파티가 잘 되어서 기억에 오래 남았다.

구민현: 나도 대구 파티가 인상 깊었다. 난 언제나 ‘남 눈치 보면서 살지 말자’라는 걸 계속 되뇌는 사람이다. 남에게 피해 주지 않는 선에서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살자고 생각하는데, 대구가 딱 그랬다. 누구 눈치 볼 것도 없이 자기가 느끼는 대로 즐겁게 놀더라. 사실, 파티라는 게 초장 분위기를 잡는 게 중요한데, 대구는 시작부터 반응이 뜨거웠다.

이석주: 첫 해외 파티였던 LA도 기억에 남는다. 사실, 난 아무 기대도 없었거든. 일요일에 여는 파티였고, 길에 사람도 안 다니고. 어차피 난 라스베이거스도 다녀왔겠다, LA에서도 즐길 거 다 즐겼겠다, 마지막으로 파티나 열고 가자는 마음이었지. 근데, 예상보다 훨씬 많은 사람이 와줬다. 파티에 온 대다수가 LA 교포였는데, 춤도 열정적으로 추고, 노래도 따라 부르는 모습을 보면서 그런 반응이 정말 신기하고 재밌었다.

김민제: 올해 양양 파티. 파티도 파티지만, 양양이라는 장소 자체가 주는 행복이 있다. 동네 이름도 귀엽고. 하하. 이번 이벤트에서는 친구들도 많이 와줬고, 우리가 기대하지 못한 분들도 참여해 줘 예상한 것 이상으로 분위기가 좋았다.

다채로운 브랜드와의 협업으로도 유명한데, 그들이 줄리아나를 찾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구민현: 글쎄, 다른 파티 팀은 어떻게 이야기가 오가는지 모르겠지만, 우리 모두 현업이 있고, 일을 해본 경험이 있어서, 클라이언트나 스폰서가 필요한 부분을 잘 캐치하는 것 같다. 제안서부터 서로 조율해야 하는 포인트, 그리고 준비까지, 그런 업무가 문제없이 순조롭게 진행되기에 협업이 잘 이루어지는 게 아닐까.

김민제: 일단, 민현이 형이 영업의 신이니까. 하하. 우리는 철저하게 고객 만족 주의라 광고도 어떻게든 구좌 하나라도 더 걸어줄 시안을 만들고, 홍보 열심히 하고. 클라이언트 입장에서 이런 걸 좀 좋게 봐주는 것 같다.

줄리아나의 비전과 궁극적 목표가 무엇인지 듣고 싶다.

구민현: 그냥 즐겁게 계속 파티를 이어가는 것? 파티로 이루고 싶은 큰 비전은 딱히 없다. 우리가 느끼는 만족감만큼 파티에 오는 이들에게도 만족감을 주고 싶은 거. 사실, 우리가 즐겁게 노는 게 가장 중요하다.

김민제: 사실, 한국의 밤 문화, 클럽 문화라는 게 어느 정도 정형화되어 있지 않나. 이런 허들을 좀 넘고 싶다. 정해진 플라이어와 라인업, 규칙 그런 것들. 그 선을 넘거나, 부족하면 뭔가 오버하거나 미숙하다고 보일 여지가 있거든. 우리도 그 틀 안에 속하지만,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장르, 콘텐츠로 뭔가 더 재미있게 풀어볼 생각을 하는 거지. 아직도 한국 가요에 대한 편견이 있다고 느끼는데, 이걸 한국 클럽 문화에 잘 정착시키고, 후에 좋은 영향을 끼치고 싶다.

향후 계획 중인 새로운 기획이나 이벤트에 관해 이야기해 달라.

양해준: 우선 11월에 그랜드 하얏트 서울 JJ 마호니스에서 두 번째 파티를 열 예정이다. 겨울에는 12월 24일 볼레로에서 크리스마스 이벤트, 내년 2월에는 일본 라이온바(Lion Bar)에서도 파티가 계획되어 있다. 아, 그리고 9월 12일부터 14일까지, 웁서울(OOP Seoul)이라는 디자인 페스티벌에 참여해 줄리아나 디제이가 소유 중인 바이닐을 선보이고, 팝업 부스도 열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줄리아나 파티에 방문해 준, 방문할 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구민현: 이런 건 웨이터가 이야기해야지.

이석주: 놀다가 술 마시고 싶을 때는 명찰을 찬 웨이터의 옆구리를 찔러 봐라. 꽁술이 기다리고 있다.

양해준: 줄리아나를 찾아줘서 항상 고맙다. 아, 그리고 보통 내가 게스트 리스트를 관리하는데, 등록만 해두고 안 오는 이들이 가끔 있다. 다 체크하고 있다는 것, 명심하고.

줄리아나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Editor | 오욱석, 전성환
Photographer | 강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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