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갱’. 참 안 어울리는 이름이다. ‘갱’이라는 이름에서 자연스레 거친 이미지가 떠오르지만, 굳이 앞에 부드럽다는 뜻을 붙인 데에는 이유가 있을 터다. 실제로 이러한 이름을 사용하는 음악가가 있으니, 바로 유루후와 갱(YURUFUWA GANG)이다. 어쩌면 88 라이징(88 Rising)에서 “Fuckin’ Car” 뮤직비디오를 통해 류고 이시다(Ryugo Ishida, 이하 Ryugo)와 네네(Nene)의 이름을 본 독자도 있을 듯하다. 유루후와 갱은 현재 일본 힙합에서 가장 빠르게 떠오르는 그룹으로 지난 9월 28일, 클럽 헨즈(The Henz Club)에서 내한 공연을 펼쳤다. 그 무대에 오르기 전, 라이즈 호텔(Ryse Hotel)에서 그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유루후와 갱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옮긴 만큼, 독자들이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인터뷰라 확신한다. 아래의 글을 따라 읽다 보면, 이전에 유루후와 갱을 알지 못했다 하더라도 자연스레 관심이 생길 것이다.
팀명 유루후와(ゆるふわ: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모양)와 갱은 표면적인 의미로만 본다면 상반되는 듯한데. 어떤 계기로 생겨난 이름인가.
Nene: “Fuckin’ Car(ファッキングカー)”의 PV(뮤직비디오)를 만들었을 때 즉흥적으로 정했다. 어감이 좋았다.
2016년에 류고와 네네는 도쿄의 한 힙합 클럽에서 처음 만난 것으로 안다. 타투와 힙합을 향한 열정, 악곡의 방향성에서 닮은 점을 느끼고 그 후로 가까워졌다고 들었는데 그 전에 각자 어떤 삶을 살아왔나?
Ryugo: 도쿄에 오기 전부터 고향인 이바라키(茨城)에서 솔로로 활동하고 있었다. 도쿄에서 꽤 떨어진 곳인데, 그곳에서 라이브도 하고, 앨범을 만들기도 했다. 그러다 도쿄에 와서 네네를 처음 만났다.
Nene: 나도 솔로로 악곡을 만들거나 라이브를 하긴 했지만, 일종의 놀이 같은 느낌이었다. 류고 이시다와 만나고 나서부터 진지하게 음악을 했다.
말했듯이, 류고 이시다는 전부터 지방에서 솔로 뮤지션으로 나름대로 주목받고 지금까지 온 건데, 그 중간 과정이 궁금하다.
Ryugo: 솔로로 시작해서 듀오를 결성한 뒤 PV에 나오기까지 전개가 빨랐다. 이전까지는 레코딩 장비도 없는 상태였지만, 네네와 함께하면서부터는 제대로 된 스튜디오에 갈 수 있게 되었지. 여러 곳에서 라이브도 진행하며 더욱 가능성이 넓어진 걸 실감하고 있다.
츠치우라에서 빈티지 가게를 운영했다고도 들었다.
Ryugo: 누군가에게 고용되는 걸 몹시 싫어한다. ‘취직해야 할까?’라고 생각해보니 결국 음악을 하며 살고 싶었고, 무엇을 하는 게 좋을지 고민했다. 레코딩을 하면서 할 수 있는 일이 옷가게 같았다. 원래 티셔츠를 만드는 것을 좋아했기 때문에 스스로 티셔츠를 만들고, 매장을 열었다. 츠치우라에 옷가게가 별로 없었다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자기가 입고 싶은 옷이 없으니 스스로 해야겠다고 느꼈지 곧 끝나버렸지만. 좋은 경험이었다. 오토매틱(Automatic)도 거기에서 만났다. .
프로듀서 오토매틱이 팀의 전담 프로듀서가 될 정도면 꽤 막역한 사이일 거 같은데.
Ryugo: 앞서 말했듯이 오토매틱과 같은 지역 출신이다. 그 사람을 계기로 나도 음악을 만들게 되었다. 유루후와 갱을 시작했을 때도 오토매틱에게 비트를 부탁했다. 셋이서 유루후와 갱이 된 느낌이지.
Nene: 유류후와 갱의 이름으로 “Fuckin’ Car” PV를 가장 먼저 내놨는데, 오토매틱이 재밌다고 하면서 이걸로 앨범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오토매틱의 말을 계기로 앨범도 낸 셈이다.
YURUFUWA GANG – FUCKIN’ CAR M/V
지금은 좀 더 프로듀서 진이 다양해진 걸로 아는데, 프로듀서 오토매틱의 역할에도 변화가 생겼나?
Ryugo: 특별한 변화는 없다. 그의 비트는 우리의 주체 중 하나다. 에스트라(estra, [Mars Ice House Ⅱ]의 프로듀서)나 라이언 헴스워스(Ryan Hemsworth)와 같은 여러 프로듀서를 만났고, 이런 만남이 늘어가는 건 좋은 일이지. 그래도 오토매틱과의 관계는 변함이 없다.
둘은 동료이자 연인이다. 사적인 관계가 작업이나 공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Nene: 처음 받는 질문이다. 하하. 좋은 영향을 주고받는다. 일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아서 좋은 점도 있다.
Ryugo: 둘이라서 가능한 일이 많다.
Nene: 일본에서 그룹으로 활동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우리는 사생활에서도 언제나 함께하니 퍼포먼스 면에서 그루비함은 지지 않을 거다. LA에 레코딩하러 갔을 때도 반쯤 들떴다. 둘이 함께니까.
Ryugo: 공유하는 시간이 긴 만큼, 이미지에 접근하는 방식도 서로 비슷하게 느낀다.
과거 오사카에서 DNB, 그라임 레코드 운영자뿐만 아니라 DJ 사토욘(DJ SATAYON)과도 대화를 나눈 적이 있는데 로컬 신(Scene)이 작아서 도쿄로 옮길 계획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유루후와 갱이 느낀 바도 같았는가? 특히 류고 이시다는 이바라키현 츠치우라 출신이지 않나.
Ryugo: 내 고향은 음악의 소비 흐름이 한 박자 늦다. 스포티파이(Spotify), 애플 뮤직(Apple Music)도 잘 모른다. 도쿄나 오사카보다 더 시골이라서, 레코드숍도 보기 힘들고, 여러모로 음악에 익숙해질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Nene: 한편으로 시골은 누구나 클럽에 들어갈 수 있는 분위기라서 꽤 어린 친구들도 클럽에 볼 수 있다. 12살이라든가. 하하.
Ryugo: 그렇게 어릴 때부터 클럽에 가는 사람도 결국 제대로 음악을 하려고 마음을 먹으면 도쿄에 가게 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도쿄에 갈 수 없는 사람도 많다.
Nene: 도쿄 힙합 신도 작다. 게다가 일본은 힙합 장르에 유독 이상한 이미지가 있다. 대마초로 구속되는 그런 이미지일 거야. “프리스타일 던전 ─ 일본의 프리스타일 랩 대결 프로그램 ─ ” 같은 방송에서 서로 디스하는 걸 보면, 시청자들은 그게 힙합이라고 치부한다. 그런 점에서 위화감이 든다.
일본인들의 인식 자체가 낮다는 뜻인가.
Nene: 그렇다. 폐쇄적으로 즐기는 인종처럼 느껴진다.
Ryugo: 모두 각각의 장소에서 힙합을 즐기지만, 1보 더 나가려는 사람이 적다.
Nene: 실제로 우리는 LA에 가거나 해외에서 함께 작업한 사람들에게 좋은 자극을 받았다. 일본 밖으로 더욱 더 발을 내디뎌야 한다는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알려주고 싶다.
한국에서 힙합은 지금 가장 잘나가는 장르에 가깝다. 한국과 일본의 차이 혹은 이 전반적인 힙합 신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가?
Ryugo: 즐기는 방식이 다르긴 하다.
Nene: 한국에서도 서울 이외의 지역에 힙합을 제대로 듣는 이들이 있는지 궁금하다.
전국에 리스너들이 있지만, 아무래도 플레이어로 성장하고 싶으면 서울에 올 수밖에 없다.
Ryugo: 일본도 마찬가지다. 하하. 오사카에서 성공해도 결국 도쿄에 오게 된다.
류고 이시다가 도쿄에 정착하는 과정에 관한 이야기를 더 듣고 싶다.
Ryugo: 지금도 왔다 갔다 해서 상경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 하는 일도 이바라키의 쓰치우라(土浦)에 있을 때부터 변한 게 없다. 쓰치우라에 스튜디오를 만들고 있다. 둘 중 하나다. 제대로 일하든지 나쁜 일을 하든지. 쓰치우라에도 그런 젊은 아이들이 부쩍 늘고 있다. 내 동생도 음악을 시작하고 싶다고 말한다. 젊은 아이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싶다. 나는 도쿄에도 가고, 미국에도 가고, 어느 곳에도 가지만, 내 뿌리는 지금도 쓰치우라다. 거기서 본 것이 음악으로 표현된다. 그러니까 좀 더 현지를 열광시킬 수 있으면 좋겠고 사람들이 늘기를 바란다.
Nene: 누군가 새로운 길을 개척한다면 다음 세대가 도전하기 쉽다. 최초의 사람은 힘들지도 모르겠지만.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는 곡에서 “고향에는 약을 파는 사람밖에 없다”고 말했다. 음반을 계약하거나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 없다는 내용의 가사였다.
Nene: 도쿄에 나가는 일을 부끄럽다고 여기는 시골 사람도 있다. 내가 만약 시골 출신이었다면 꼭 도쿄에 나가서 하고 싶은 일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을 거다. 만약, 눈에 띄고 싶거나 무엇인가를 하고 싶은데 그것이 도쿄에 있다면 나와야 한다. 고향을 버리는 게 아니다. 직접 기회를 잡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뭔가를 두려워한다면 더는 관계없는 일이 된다.
Ryugo: 그건 나도 도쿄에 나가서 느꼈다. 10대 때는 시골에서 도쿄로 나가는 데 다른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고향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는데, 도쿄에 실제로 가보고 여러 가지를 느꼈다. 우선 시간의 흐름이 다르다. 도쿄에는 하고 싶은 것도, 스튜디오도 있고, 한편으로 가혹한 말을 듣거나 경험할 때도 있지만, 그것 덕분에 미국에 가서 또 다른 환경을 보고 배우는 일도 생겼다. 밖에 나가지 않으면 아무것도 시작되지 않는다.
NENE – 群れたくない M/V
네네는 그룹 활동 중간에 솔로 음반을 발매했다. 그룹 활동과 추구하는 점이 어떻게 다른지 궁금하다.
Nene: 그룹의 이름으로 할 수 없거나 제약받는 일은 없었다. 시골 출신인 류고 이시다의 헝그리 정신에 자극받아 솔로 활동을 시작했다. 도쿄에 살면서 둔했던 자신이 부끄럽고, ‘음악에 실례’라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서부터 생각이 바껴서 음악을 하면서 살고 싶다고 느꼈다. 활동하면서 나 자신을 돌아봤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을 찾는 거지. 당시 류고 이시다는 이미 솔로로 [Everyday Is Flyday]라는 첫 앨범을 냈고, 본인도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고향의 사람에게도, 도쿄의 사람에게도 많이 알렸다. 그에게 자극을 받아 나도 솔로 앨범을 완성했다.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기존 신을 비판했다. 특히 신의 어떤 부분에 관련된 것이었나?
Ryugo: 힙합을 단정 짓는 사람이 많았다. 음악은 이런 것, 힙합은 이런 것이어야 한다고. 그걸 받아들이는 젊은 층도 있고, 그렇지 않다는 걸 깨닫는 사람도 있다.
Nene: “이 곡을 모르면 WACK이다”라든지. 그런 말을 하는 어른이 많아서 반골 정신이 생겼다. 내 생각에는 좀 더 자유로워도 된다. 힙합 자체가 자유롭고 다양한 가능성이 열린 장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아도 일본 신이 좁은데, 그걸 더욱 좁힐 필요는 없다.
Ryugo: 잘 나가는 아티스트의 기획으로 젊은 아티스트들이 곡을 만들고, 배틀하는 이벤트가 열린 적 있다. 그걸 정말로 진지하게 받아들일 줄 몰랐다.
Nene: 일본 TV나 미디어에서 유행하는 힙합은 우리와는 결이 다르다. 너무 비즈니스적이다. 아이들의 목표를 비즈니스가 빼앗는 상황이 없어졌으면 한다. 물론 거부하는 주체는 젊은이들이지만, 우리가 그 깨달음의 씨앗이 된다면 좋겠다. 느긋하게 하면 되잖아. 새비지(Savage)한 태도는 계속 유지하고 싶다.
도쿄 시부야의 전광판에서 유루후와 갱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유루후와 갱 같은 언더그라운드 아티스트가 시부야의 전광판에 비치는 것만으로도 영향력이 커 보인다.
Nene: 팀으로 움직이고 있으니 팀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Ryugo: 그렇네. 그렇게 공공의 장으로 나가면서 테두리를 넓히고 싶다.
Nene: 시부야는 작지만. 하하. 하지만 그렇게 사람들에게 알아주는 곳에 나온다는 것은 굉장히 자랑스럽다. 더 나아가고 싶다. 미국에도 힙합 아티스트들이 엄청나게 큰 간판이나 광고에 많이 나와 있다. 일본도 이렇게 되었으면 좋겠다.
첫 앨범부터 국내외로 큰 주목을 받았다. 일본에서 새로운 바람의 상징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였으니. 이번 앨범 [Mars Ice House II]를 만들 때 이러한 대중의 시선이 부담으로 작용한 적 있는지.
Nene: 전혀. 더 과시하고 싶었다. 일본, 나아가 아시아에 이런 게 있다고 알리고 싶었지. 압박감은 전혀 없다. 곡을 만들고 있을 때는 언제나 지금 ‘리얼(현실)’을 노래한다. 리스너를 그다지 고려해본 적이 없다. 하하. ‘유루후와 갱은 지금 이런 느낌~’이라는 식으로 계속 만들기에 앞으로도 부담은 없을 것 같다.
Ryugo: 오히려 이번 음반이 처음 같은 기분이었다. 미국에서 레코딩을 하면서 우리는 해낼 수 있다는 마음으로 최대치까지 도전한 기분이었거든.
두 번째 앨범에서 특별히 추구한 부분이 있다면?
Ryugo: 앞에서 말한 것처럼 이번이 첫 번째인 기분으로 만들었다. 첫 번째 앨범은 방에 마이크를 놓고 그걸 녹음하거나 차에서 녹음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앨범은 스튜디오를 깔끔하게 해서 음악을 만들었다. 역시 그 변화가 컸다. 좋은 소리로 곡을 들을 수 있는 환경에서는 보이는 것부터 달랐다. 모두 고집이 세서 의견이 충돌한 적도 있지만, 굉장히 즐거운 작업이었다.
Nene: 좋은 스튜디오에서 작업하다 보니 귀가 좋아져서 전에는 알아들을 수 없던 소리를 지금은 들을 수 있게 되었다. 이전보다 더 날카롭게 음악을 만들 수 있다. 우리의 고집이 더 세지면서 얼마나 이상에 가깝게 할 수 있는지 실험 같은 느낌으로 만드는 과정도 즐겁고, 자유롭게 만들 수 있는 환경도 좋았다.
전작이 재치 있는 가사와 힙합의 여러 에센스를 조합하여 독자적인 사운드를 만들었다면, 두 번째 앨범은 좀 더 차분하게 내면적인 이야기를 드러냈다는 인상을 받았다. 수록곡 “Palm Tree”에서도 다른 이들을 신경 쓰지 않겠다는 가사(気にしない 他のみんな)를 계속해서 되뇌지 않나.
Nene: 두 번째 음반은 LA에서 녹음했다. 첫 해외 경험이라 텐션이 많이 올랐다. 환경이 다른 곳에서 음악을 만들면 마음도 달라진다. 최강이 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LA에서 녹음할 수 있어”라며 최강 모드가 되고, 그래서 생겨난 가사가 아닐까 한다. “다른 사람들은 몰라~ 우리는 여기에 있고, 다른 사람들은 몰라~”라고. 하하. 게다가 미국은 힙합 뮤지션이 엄청나게 많지 않나. 그렇다 보니 헝그리 정신이 강해서 완벽하지 않더라도 자신감을 가지고 “내 음악은 이렇다. 들어라!”라고 말한다. 일본은 완벽하지 않으면 아직 내고 싶지 않다든지, 자신이 없지만 들어달라는 분위기다.
Ryugo: 좀 더 해야 한다. 자신감이 생겨서 더 할 수 있다. 이것만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으니까. 우리의 음악은 역시 LA가 어울릴 것 같았다. 이곳은 진짜라고. 진짜 갱도 거리에 있고, 아티스트도 많고, 우리가 보던 영화, 우리가 좋아하던 것들이 모두 눈앞에 있었지.
왜 뉴욕이나 애틀랜타가 아니라 LA였나.
Nene: 겨울에 일정이 잡혔는데, 추운 건 질색이니까. 하하.
유루후와 갱의 가사 대부분은 어딘가로 향하는 차 안에서 작성했다고 들었다. 차는 두 멤버에게 굉장히 중요한 공간처럼 느껴진다.
Ryugo: 왜 그럴까. 어째서인지 자꾸 자동차가 등장한다. 하하.
Nene: 드라이브를 자주 한다. 일본에서는 항상 차를 타고 있다. 차를 타면 경치가 점점 바뀌고, 바람을 느낄 수 있다. 거기서 영향을 많이 받는다. 차를 좋아하는 걸지도.
Ryugo: 앞으로도 뮤비에 자동차가 등장할 것 같다.
Nene: 새로운 차를 원한다. 하하.
뮤직비디오, 웹사이트 등 유루후와 갱이 제작하는 비주얼은 재기발랄한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사운드뿐만 아니라 영상의 결까지, 다채로운 비주얼이 보는 것에 민감한 10~20대에게 신선한 반응을 불러일으켰을 것이다. 이런 전반적인 디렉팅은 누가 진행하는가.
Nene: 오드 잡(Odd Job)이라는 팀이 만들고 있다. 애니메이션 크리에이터가 속한 팀이다. “Pirates”의 뮤직비디오도 그 팀이 만들어주었다. 말로 이야기했을 뿐인데, 그걸 실제 영상으로 구현해줘서 놀랄 때가 많다.
YURUFUWA GANG – Pirates M/V
“Pirates” 뮤직비디오가 재밌었다. 실제로 예능 프로그램에 나올 기회가 있으면 나가고 싶은가?
Nene: 부끄럽다. 하하. 음악 프로그램에 나가고 싶다.
어떻게 보면 음악 프로그램은 리얼한 신과는 별개의 세계 같다. 기회가 생겨도 TV에 나가고 싶지 않다는 뮤지션도 있다.
Ryugo: 한번쯤 출연하고 싶다. 우리의 음악이 최고라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으니 TV에 나간다면 유루후와 갱을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릴 수 있지 않을까?
Nene: 몸에 문신이 있으면 TV에 나오기 어렵다.
Ryugo: 우리는 이미 숨길 수 없을 정도니까.
[Mars Ice House]에 수록된 “Sunset”의 뮤직비디오처럼 유루후와 갱은 “Pulp Fiction”을 비롯한 영화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얻는 것 같다.
Nene: 영화를 좋아하고 또 자주 보니 자연스럽게 영향을 받는지도 모른다. 특히 쿠엔틴 타란티노(Quentin Tarantino) 감독 작품을 좋아한다.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True Romance”다. 처음으로 둘이서 함께 본 영화이기도 하다. 서로의 가슴에 ‘TRUE’, ‘ROMANCE’의 문신을 새겼다.
현재 일본 힙합 신에서 오토튠과 리버브를 가장 잘 사용하는 아티스트 같다. 거의 신시사이저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 이러한 형태의 사운드 디자인은 어떤 방식으로
Nene: 프로듀서 오토매틱의 특색이다. 베이스도 대단하고 몽환적인 느낌이 아주 좋다. 물론 사운드를 논의할 때도 많다. 베이스를 더 강하게 하거나 드럼의 소리를 올린다거나. 하지만 기본적인 부분은 모두 오토매틱에게 맡기고 있다.
Ryugo: 지금은 반대로 오토튠 없이 레코딩을 하는 경우도 많다. 그때그때 우리의 기분 좋은 라인, 사운드의 느낌을 의식하여 만든다.
오토튠의 영향으로 목소리마저 신시사이저나 일종의 악기처럼 들리는 것 같다.
Ryugo: 딱히 의식하지 않는다. 단지 우리가 좋아하는 느낌이 그런 노래인 것 같다.
Nene: 만들 때는 가사보다 사운드를 중시한다.
Ryugo: 언어의 장벽도 있다. 말로 전해지지 않는 감정적인 부분이 사운드로 전해진다고 생각한다. 나도 해외 음악을 들을 때, 사운드에서 느껴지는 부분이 많다. 그걸 우리의 음악에서도 구현하고 싶다.
YURUFUWA GANG – Psychedeligood M/V
현재 일본에서 활동하는 새로운 세대의 힙합 뮤지션이라면 킬라(Killa)나 옌타운(YenTown) 등을 꼽을 수 있겠다. 지금의 일본 힙합 신은 어떤 형태인가?
Ryugo: 좋은 자극이다. 모두 나이가 비슷하다. 우리의 시대가 온 거다. 뭔가 변할 기회가 드디어 왔다는 느낌. 대단한 힘을 가진 어린 친구도 많다.
Nene: 결국, 모두의 지향점은 같다고 생각한다. 같은 세대이기에 함께 나아가자는 뜨거운 감정을 느낀다.
Ryugo: 말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기분이라고 해야 할까. 지금의 시대의 좋은 바이브(Vibe), 좋은 흐름이 오는 것 같아.
앞으로 새롭게 시도해보고 싶은 음악 스타일이나 영역이 있나. 유루후와 갱의 크리에이티브는 음악 외 장르에도 넓게 적용될 수 있을 것 같다.
Ryugo: 영화를 만들고 싶다. 우리의 이야기를 영화로 제작하는 게 최종 목표다. 지금은 그 목표를 향해 가는 하루하루를 유쾌하게 보내고 싶다.
Nene: 다양한 나라에서 녹음하거나 공연을 진행하고 싶다.
Ryugo: 우리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느껴보고 싶다. 지금은 오로지 음악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진행 / 글 ㅣ 김나영, 심은보, 에리나 타나카, Soulitude
번역 │ 김나영, 에리나 타나카
사진 │ John
*YURUFUWAN GANG의 음원은 현재 멜론, 벅스, 지니, 소리바다, 네이버 뮤직을 통해 정식으로 만나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