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INTERNATIIIONAL

한때 전성기를 구가하던 국내 스트리트 브랜드가 우후죽순 사라질 2017년 무렵, 인터내셔널(The Internatiiional)은 서울 언더그라운드 신(Scene)에 불현듯 등장한다. 그 시작은 무수한 여타 브랜드와 다를 바 없었지만, 시간이 흐르며 그들은 전자음악과 함께 도드라지는 움직임을 보였다. 그들을 전 세계로 알린 슬로건은 바로 ‘WELCOME TO ACID HOUSE’. 자신이 좋아하는 문화의 일부를 패션 브랜드로 표현한다는 이 단순하지만 매력적인 철학은 지금도 생겼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수많은 패션 브랜드와 인터내셔널의 차별화된 지점을 만들어냈다. 인터내셔널의 파운더이자 그래픽 디자이너인 임솔과 김지하와 대화를 나눠 보았다.

둘은 어떻게 만나게 되었나.

임솔: 둘 다 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동하던 중 2011년에 디제이 박사(DJ Baxa)를 주축으로 한 YMEA라는 크루의 일원이 되면서 알게 되었다. 2016년까지 박사, 타이거 디스코(Tiger Disco), 멜란(Mellan), 세륜(Seiryun) 같은 디제이들과 함께 파티를 만들었고 크루 내에서 브이제잉이나 영상, 포스터 작업을 맡았다. 2011년 이후로는 늘 댄스 음악 신 안팎에서 활동해왔다고 생각한다.

인터내셔널이란 브랜드와 브랜드를 운영하는 이들 역시 신에 갑작스레 등장했다고 느끼는 이들이 많은 거 같다.

임솔: “원래 뭐하던 사람들이냐?”, “갑자기 알게 됐다”와 같은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갑자기 튀어나온 건 아니고 나름의 전사가 있는데 주류가 아니어서 사람들이 잘 모르지 않나 싶다. 두각을 나타내며 활동했던 것도 아니었다.

인터내셔널은 어떤 계기로 만들어졌나?

임솔: 인터내셔널이 어떤 브랜드인지부터 얘기해야 할 거 같다. 기본적으로 스트리트웨어 브랜드다. 언더그라운드 댄스 음악과 이 신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을 기반에 두고 있다. 나와 김지하는 YMEA를 하면서 ‘이런 사람들을 위한 브랜드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에 2016년 정도에 대화를 나누다가 바로 다음 해인 2017년에 런칭했다.

김지하: YMEA의 파티에는 주로 디스코, 하우스 음악이 나왔다. 파티에 갈 때마다 어떤 옷을 입어야 할지 고민했다. 예를 들어 힙합이나 펑크 문화를 좋아하는 이들은 패션으로도 자연스레 이어지지 않나. 하지만 그 외 음악을 좋아하는 이들은 무엇을 입어야 할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마침 나도 그렇고 임솔도 뭔가를 만드는 사람이고, 옷에 들어갈 그래픽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으니 ‘내가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들어보자’라는 생각에 자연스럽게 흘러갔다.

굉장히 개인적인 지점에서 시작한 셈이다.

임솔: 시간이 흐를수록 옷을 살 때 선택할 수 있는 폭이 좁아졌다. 칼하트 같은 옷이 나한테는 어색하고 잘 안 어울렸다. 김지하도 마찬가지였던 거지. 이걸 해결해보자 싶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옷은 다 그래픽 티셔츠니까, 그래픽 티셔츠를 만들어서 친구들한테도 주고, 나도 입고, 한 번 팔아보기로 했다. 근데 이렇게까지 할 일이 많은지 몰랐다. 돌아가는 속도도 엄청나게 빠르다. 우리는 패션 분야에 속한 사람은 또 아니어서 너무나도 빠른 업계의 속도가 처음에는 부담스러웠다.

2016년 즈음 꽤 많은 국내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가 문을 닫았다.

김지하: 시작부터 그야말로 ‘패션 브랜드’를 만들 생각이었다면 더 힘들었을 것 같다. 나름대로 느껴온 개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접근한 게 도움이 됐다.

어떤 방식으로 ‘댄스 음악을 즐기는 사람의 옷’을 구상했나?

임솔: 인터내셔널을 스트리트웨어 브랜드로 설정했으니, 인터내셔널이 어울리는 길거리가 어떤 모습일지 고민했다. 어떤 문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인터내셔널을 사서 입을지, 어떤 방식으로 함께 커갈지 많은 대화를 나눴다. 결국에는 우리와 비슷한 사람들일 거란 결론이 나더라.

김지하: 둘 다 그래픽 디자이너다 보니 무언가 보는 걸 좋아하고 보는 방식에 익숙하다. 이미지 보드를 만들고, 서로에게 설명하고, 왜 좋은지 설득할 수 없는 것들은 버렸다. 그걸 브랜드가 가져가야 할 방향성으로 잡았다. 이런 식으로 나름의 포지셔닝을 했던 거 같다.

이미지 보드에는 어떤 레퍼런스가 담겨있었나?

임솔: 특별이 타 의류 브랜드의 이미지를 수집하지는 않았다. 댄스 음악을 좋아해서 그런지 몰라도 레코드 슬리브 아트워크, 레이브 플라이어 같은 걸 많이 모았다. 만화 같은 것도 많았다. 주로 lo-fi한 이미지가 많았는데 아예 색깔만 있거나 글자만 전힌 이미지도 많았다. 그 중에서도 강렬하게 다가오는 것들을 위주로 추렸다.

그렇게 만들어진 인터내셔널의 첫 티셔츠는 만족스러웠나?

임솔: 전혀. 지금에 와서 처음 만든 티셔츠를 보면 아쉬운 게 많다.

김지하: 모든 게 처음이라 어려웠다. 그래도 흔쾌히 구매해 준 사람들에게 아직도 고맙다.

초창기 룩북에 한현민이 등장한 점이나 나플라(Nafla)가 인터내셔널의 옷을 입은 사진을 홍보하는 식의 프로모션은 댄스 음악을 표방한 인터내셔널의 이미지와는 좀 동떨어진 거 같다.

임솔: 한현민이나 나플라 둘 다 평소에 좋아했다. 나플라가 ‘쇼미더머니’에 우리 옷을 입고 나왔을 때는 깜짝 놀랐다. 한현민은 우리와 촬영할 당시 지금 같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지는 않았다. 패션위크 런웨이나 ‘뒤로(Duiro) 매거진’에 나온 모습을 보고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룩북 촬영을 준비하던 어느 날, 집에 돌아가는 길에 분식집에서 어묵을 먹고 있는 한현민을 발견했다. 그 자리에서 섭외를 문의했더니 마침 소속사 대표님이 같이 계셨고 그들의 배려로 함께 작업할 수 있었다. 룩북 발매 후 몇 달 지나고 나서 뉴스와 공중파 방송을 통해 한현민이 미디어의 조명을 받았으니 엄밀히 말하면 우리는 조금 빨랐던 셈이다.

초기에는 여타 도메스틱 브랜드와 큰 차별점은 느끼지 못했지만 이후 음악적인 움직임에서 이슈가 됐다.

임솔: 음악에 관한 아이디어는 처음부터 중심에 있었다. 우리가 좋아하는 음악이 나오는 곳에 어떤 옷을 입고 가야 할지 고민하다가 브랜드가 탄생한 셈이니까. 첫 룩북도 레코드 스토어에서 찍었다. 그게 우리에게 자연스러운 방식이었다.

주변 친구들이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나가면 좋을지 많이 이야기한다. 인터내셔널을 반갑게 느끼는 것 같다. 나 또한 이와 같은 협업이 재밌다. 런칭하고 얼마 안 돼서 재밌는 얘기를 들은 적 있는데 디제이들끼리 서로 전화해서 오늘 자기가 애시드 하우스 티셔츠 입을 거니까, 입지 말라고.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하더라고. 나와 김지하는 “이번 여름에는 사람들이 클럽에서 애시드 하우스 티셔츠를 많이 입고 있는 걸 보고 싶다”고 말하며 브랜드를 시작했는데 디제이 사이에서 저런 이야기가 오갔다고 하니까 짜릿한 거지. 이런 부분에서 미약하지만 확신을 얻었다.

현재 높은 인지도를 얻은 브랜드를 살펴보면 언제나 ‘기폭제’를 얻은 순간이 있었다. 인터내셔널에게는 그때가 언제인가?

임솔: ‘WELCOME TO ACID HOUSE’는 사람들이 무조건 살 것 같았다. 그냥 처음 만들 때부터 “이건 사람들이 살 거야. 그냥 이게 좋아” 같은 느낌이었다. 실제로 잘 됐고 우리의 로고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페기 구(Peggy Gou)가 우리 옷을 입어서 해외 주문이 늘었을 때도 비슷한 확신을 얻었다. 이런 게 기폭제 같은 순간이 된 거 같다. 일본, LA에서 팝업 스토어도 열었다. 언더그라운드 댄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먼저 우리를 알고 숍에 와서 친구가 되었고, 손을 내밀어줘서 가능한 일이었다. 그게 우리를 움직이는 거 같다.

김지하: 도쿄에서 팝업 스토어를 열었을 때 반응이 괜찮았다. 사실 좀 걱정했는데 매장 앞에서 줄을 맞춰 기다리는 손님들을 보고 어떤 확신이 들었다.

도쿄에서 팝업 스토어를 진행한 과정이 궁금하다.

김지하: 어느 날 일본인 디제이인 미유(Mieuxxx)와 키키(KIKI) 두 사람이 우리 옷을 사고 싶다며 사무실에 찾아왔다. 두 사람은 신도시와 서울 커뮤니티 라디오에서 플레이를 앞두고 있었는데 이들 중 미유는 FNMNL이라는 일본의 웹 미디어에서 사진을 찍는 사진가이기도 했다. 우리는 금세 친구가 됐고, 작년 여름쯤 미유가 FNMNL을 통해 인터내셔널 인터뷰를 제안했다. 그때 일본에 갔다. 미유를 비롯해 많은 일본 디제이 친구들에게 환대를 받았다. 인터뷰를 마치고 미유에게서 ‘TOXGO’라는 숍을 다이렉트로 소개받아 사장님을 만났다. 가방에서 우리 티셔츠를 꺼내서 보여드렸더니 이미 애시드 하우스 티셔츠 디자인을 알고 있었다고 하면서 곧장 거래를 시작하자고 했다. 팝업을 진행하자는 이야기도 그 자리에서 오갔다. 날짜를 조율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조금 걸렸고 지난 3월 초에 팝업을 진행했다.

당시의 에피소드라고 한다면.

김지하: FNMNL 인터뷰를 마치고 그곳의 디제이 친구들이 일본의 여러 장소를 흔쾌히 안내해줬다. 그중 클럽 WWW 앞을 지나면서 이곳이 되게 유명한 클럽이라고 말하더라. 우리가 일본에 다시 왔을 때 이곳에서 파티를 하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지나가는 말로 했는데, 자연스레 팝업 이후의 파티도 계획하게 됐고 실제로 WWW가 파티 베뉴로 정해졌다. 처음 갔을 때 굉장히 좋은 인상을 받았다. 극장을 개조해서 클럽으로 바꾼 것 같았다. 소리도 좋고 디제이들의 셋도 다 훌륭했다. 팝업 스토어를 방문해 우리 옷을 사간 손님들이 파티에도 찾아온 걸 보고 감동했다. 그들은 낮에 사간 우리 옷으로 갈아입고 새벽 여섯 시까지 춤을 췄다.

임솔: 뿐만 아니라 서울에서 우리 스튜디오를 방문했던 일본인 손님들도 WWW에 찾아와 ‘전에 스튜디오에 찾아간 적 있습니다’라고 하면서 당시 찍은 사진을 우리에게 보여주기도 했다.

‘WELCOME TO ACID HOUSE’가 인터내셔널을 대표하는 문구가 됐지만, 한편으로는 저 문구에 갇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임솔: 실제로 이 문구가 우리 로고처럼 됐다. 지금까지 우리는 꽤 많은 그래픽 티셔츠를 만들었지만, 어쨌든 사람들은 웰컴 투 애시드 하우스 티셔츠를 가장 많이 고르고, 인터내셔널을 얘기할 때 이걸 먼저 떠올린다. 지금 인터내셔널이라는 브랜드를 좋아하거나 알고 있는 사람 중 다수가 댄스 음악 마니아일 거다. 그러나 이들에게 웰컴 투 애시드 하우스가 충분히 퍼졌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입(Hype)이라고 해야 할까. 그것에 아직 유효기간은 남은 것 같다. 그래서 시즌이 변해도 이 티셔츠만큼은 계속 만들 계획이다. 더 많은 이들이 입었으면 좋겠다. 최근에 멕시코에서 열린 댄스 음악 페스티벌에서 우리의 ‘WELCOME TO ACID HOUSE’ 디자인을 인쇄한 대형 피켓을 누군가가 들고 있는 사진을 봤는데 엄청 짜릿했다. 우리가 만든 게 하나의 현상이 돼가고 있다고 느꼈다.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기분이다.

독일의 한 매체가 ‘WELCOME TO ACID HOUSE’의 폰트와 디자인을 그대로 훔쳐서 티셔츠를 낸 적이 있었다. 이를 알고 있나?

임솔: 알고 있다. 지난 2월이었던 것 같다. 친구들은 “짭이 독일에서 나오다니…”라고 말하며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김지하: 제보를 받아서 찾아봤는데 깜짝 놀랐다. 독일에서 큰 규모의 테크노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우리 디자인을 도용했더라. 너무 놀라서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고민하는 와중에 친구들이 가서 댓글을 많이 달아줬더라고. 그런데 전부 무시하더라.

임솔: 최근 그 티셔츠를 또다시 판매한다는 포스팅이 올라왔다. 보자마자 공론화를 시작했고 아멜리에 렌즈(Amelie Lens), 파라고(Farrago) 등 우리가 만든 진짜 애시드 하우스 티셔츠를 입는 디제이들이 직접 그들에게 항의했다. 자신들의 영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디제이들이 보이콧하니 그제야 우리에게 연락했다. 몰랐다고 하더라. 변호사와 이야기한 뒤 이들로부터 사과와 약속을 받아내고 깔끔하게 정리했다.

콜라보레이션 제안이 제법 올 거 같은데, 혹시 선별 기준이 있나?

임솔: 기업에서 몇 번 ‘WELCOME TO 어쩌고’를 하자고 제안한 적 있다. 인터내셔널이 오래된 브랜드도 아닌데, 짧은 기간 동안 여러 사람이 똑같은 제안을 하니까 힘이 빠지더라. 애시드 하우스 티셔츠가 재밌는 이유는 맥락이 있기 때문이다. 집 앞에 놓인 도어 매트라고 생각했을 땐 이 집에 어서 오라는 뜻 같기도 하다. 사실 애시드 하우스(Acid House)는 음악 장르고, 저 문구는 옛날 만평에서 따왔다. 이런 맥락을 다 제거하고 ‘WELCOME TO 어쩌고’만 남기면 맥락이 모두 사라진다.

김지하: 반대로 ‘WELCOME TO ACID HOUSE’가 아니더라도 우리의 방향과 맞는 콜라보레이션 제안이 오곤 한다. 앞서 영국의 레코드 레이블 ‘Axe On Wax’, ‘Shall Not Fade’와 각각 진행했던 콜라보레이션 같은 경우가 그렇다. 그런 건 언제나 환영이다. 지금도 암스테르담의 레코드 레이블에서 제안을 받아 작업을 진행하는 중이다.

임솔: 텍스쳐스(Textures.)와의 협업 같은 경우에는 서울에서 활동하는 젊은 전자 음악가들을 지원하는 의미에서 함께했다. 이들을 위해 로고와 티셔츠를 만들었고 지금까지도 좋은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가 먼저 콜라보레이션을 제안하는 경우도 있다. 한국의 그래픽 디자이너 김경림(인절미), 일본의 그래픽 디자이너 구찌메이즈(Guccimaze)와 디제이 트래픽(DJ Traffic)과의 경우가 그렇다.

RAVE AGE @Contra Seoul

콘트라 서울(Contra Seoul)과 ‘RAVE AGE’ 파티를 함께 진행했다. 아까 언급한 ‘사람들이 인터내셔널을 입고 파티에 왔으면 좋겠다’는 목표가 실현된 기분이었을 것 같다.

임솔: ‘RAVE AGE’ 파티를 콘트라에서 먼저 제안했다. 사실 파티를 만들고 싶어도 우리는 의류를 만드는 일이 주된 업무니까 아무래도 조심스럽다. 그런데 콘트라에서 먼저 제안해줘서 기획하게 됐다. ‘RAVE AGE’라는 이름은 당시 우리가 동명의 티셔츠를 내기도 했고, 반응이 오기 시작한 때여서 파티 이름을 그대로 이었다. 말 그대로 레이브 파티의 좋은 순간을 콘트라라는 무대에서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침 8시까지 춤추고 놀았다. 어떤 사람들은 구석에서 자고, 놀 사람은 놀고. 클럽 직원도 지쳐서 힘들어하고.

정기적인 웨어하우스 파티나 레이브 파티를 열 생각은 없는지?

임솔: 을지로에서 웨어하우스 파티를 열자는 제안을 받은 적 있는데, 우리 선에서 쉽게 진행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 우리는 을지로에서 2년 반 정도의 시간을 보냈다. 매일 여기서 돌아다니며 일하고 있으니 이제는 이 동네의 일부가 됐다고 느낀다. 근데 하룻밤 시끄럽게 파티를 열면 관객은 떠나지만 우리는 남는다. 요즘 ‘힙지로’라고 불리지 않나. 을지로라는 동네를 그렇게 소비하고 싶지 않았다.

‘레이브’라는 말이 다시 이곳저곳에서 많이 보인다.

임솔: 몇 년 사이 레이브 열풍이 돌아왔기에 사람들의 입에 많이 오르는 것 같다. ‘진정한 레이브’, 뭐 이런 건 잘 모르겠다. 레이브 파티를 너무 엄격하게 규정하기보다는 좀 더 느슨해도 좋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이미 좋은 음악을 들으면서 재밌게 놀고 있는데 “그건 진짜 레이브가 아니야”라고 말하는 건 별 의미 없는 것 같다. 그렇게까지 어렵게 생각하고 싶지 않다. 단, 자본이 주도하는 레이브 파티라면 얘기가 다르다.

THE INTL. MIX 1 – Shins

‘인터내셔널 믹스’를 재미있게 들었는데, 첫 화 마이크 신스(Mike Shins) 이후로 너무 오랜 시간 나오지 않는 것 같다.

김지하: 인터내셔널이라는 이름으로 브랜드를 만들면서 어느 지역이든 간에 우리가 좋아하는 창작자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서포트하고 싶었다. 작년 여름 LA 팝업 때 어떤 음악을 틀지 고민하다가 믹스셋을 만들자는 이야기가 나왔고, 자연스레 마이크 신스와 첫 번째 인터내셔널 믹스를 완성했다. LA 팝업 당시 이 믹스의 데모 버전을 틀어놨더니 손님들이 몇 차례나 마이크 신스의 믹스에 관해 물어봤다. 우리가 좋아하는 디제이를 다룬 한글 콘텐츠가 그리 많지 않아서 인터뷰도 함께하고 있다. 새로운 믹스는 현재 제작 중이다. 일을 조금 키웠더니 오래 기다려야 하더라. 아직 발행하지 못했을 뿐, 기대해 달라.

패션 브랜드들이 관행처럼 시즌에 맞춘 제품을 내놓는다. 인터내셔널도 향후 코트나 바지 등 제품군을 늘려갈 의향이 있나?

김지하: 당연히 상의에 한정되어있진 않다. 여러 제품을 만들어보고 싶다. 입다보니까 티셔츠에 맞는 바지도 찾게 되더라. 다양한 걸 해보려고 생각중이다. 파티나 레이빙할 때 이런 게 있으면 좋겠다 싶은 것들을 만들려고 한다.

임솔: 롱패딩 같은 걸 만들지는 않겠지. 주변 친구들이 어떤 걸 해달라고 요청하는 의류를 고려하고 함께 생각하는 방향으로 가게 되는 거 같다.

마지막으로 올해의 계획 또는 인터내셔널이라는 브랜드의 방향성에 관해 들려 달라.

김지하: 올해 유럽에 갈 계획이다. 그리고 일본에서도 이벤트를 한 번 더 만들고 싶다. 다양한 복식 제작에도 도전하고, 새로운 또한 기획할 예정이다. 6월에 인터내셔널이 2주년을 맞는다. 파티와 팝업 등의 행사를 당장 국내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임솔: 브랜드를 만들어나가면서 자연스레 인터내셔널이 어떤 방향으로 성장해야 할지 보이게 됐다. 인터내셔널을 만들면서 내가 어떤 사람이고, 뭘 좋아하고, 뭘 만들고 싶은지도 명확해졌다. 이 과정이 인터내셔널이 성장하는 과정과 닮아있다. 미래의 인터내셔널이 어떤 브랜드가 될 것이고 어떤 성공을 거둘 것이라는 목표를 설정하는 건 내가 내 미래를 그리는 것처럼 막연한 감이 있다. 그래도 굳이 꼽자면 인터내셔널이 가지는 고유한 인상을 만들고 싶고, 그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와서 머물다 가는 게 그들 삶의 일부가 됐으면 좋겠다.

The Internatiiional 공식 웹사이트


진행 / 글 │ 이철빈 심은보
사진 │ 배추
장소 협조 │ Contra 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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