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갱스터들의 명함을 엮은 저서, ‘Almighty & Insane’

브랜든 존슨(Brandon Johnson)은 어린 시절 다락방에서 오래된 박스를 발견했다. 박스 안에는 아버지의 친구가 미술수업에서 만들었다는 몇 장의 카드가 담겨있었는데, 훗날 그는 그것이 시카고 갱단의 명함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갱스터의 명함에 호기심을 느낀 브랜든은 대학에서 시카고 갱단의 알려지지 않은 역사를 더 깊게 연구했다. 그는 실제 활동할 동안 다른 조직원의 명함을 모은 전직 갱단 멤버나 80년대 하우스 디제이에게서 더 많은 양의 명함을 수집할 수 있었다.

시카고는 미국에서 가장 위험하다고 꼽힐 정도로 총기 사고와 총기 관련 범죄가 끊이지 않는 곳이다. 올해만 해도 지금까지 시카고에서 발생한 총기 사고는 모두 2,561건. 2,128명이 부상하고 433명이 숨졌으며 그중 일부는 갱스터와 관련이 있다. 1970~80년대, 시카고 스트리트 갱단 멤버들은 자신의 소속을 드러내는 걸 자랑스럽게 여겼고, 따라서 명함을 가지고 다녔다. 그들은 새로운 회원을 모집하기 위해 기호, 별명, 지역, 적을 표시한 명함을 만들었다.

명함에는 일반인이 봤을 때 큰 의미가 없어 보이는 슬로건과 손으로 그린 그래픽, 약어를 담았는데, 블랙레터체와 플레이보이 버니 아이콘은 명함의 정체를 교묘히 숨길 수 있도록 암호화한다. 또한 거꾸로 뒤집힌 심볼이나 이름은 무례함의 표시이며, K자로 끝나는 글자는 ‘Killer’를 의미한다. 따라서 S.D.K (Satan Disciples Killer)는 사탄 신봉자 킬러의 줄임말이다. 또 어떤 명함에는 악명 높은 백인 갱스터 ‘게일로드(GAYLORD)’가 ‘ K/P G/L’s’라고 손글씨 암호를 표시해 ‘킬번 파크 게일로드(Kilbourn Park Gaylords)’가 교황 대통령 라킨을 살해했다는 사실을 드러내는데, 여기에서 우리는 갱 역사내에 중요한 사건을 통찰할 수 있다.

브랜드 존슨은 갱스터와 명함에 연관된 모든 자료를 엮어서 ‘Almighty & Insane’라는 저서를 냈다. 서적에서는 시카고 전역의 인종적인 긴장감을 넘어 더 광범위한 맥락에서 ‘사회역학’을 보여준다. 갱스터는 종종 인종차별주의자를 우상화하고 그들의 구절을 카드에 인용하기도 했는데, 브랜든은 독자들에게 이러한 사회문제를 주체적으로 판단하길 권한다. 그는 시카고에서 유독 갱스터들이 명함을 중시했는지 알 수 없지만, 그들의 명함은 거리 문화를 표방하는 역사의 일부이며 디지털의 시대가 도래하기 전에 존재했던 독특한 인쇄 하위문화라고 말했다. 오늘날 미적인 가치로도 손색이 없는 70-80년대 갱스터의 명함을 살펴 보자.

Almighty & Insane 공식 판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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