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전 일본 긴자의 감춰진 거리를 기록한 사진집, ‘GINZA TOKYO 1964’

최첨단 도시 도쿄, 그 속에서도 긴자(Ginza)는 최고의 쇼핑 지구로 이름나 있다. 각종 패션 부티크와 고급 음식점이 즐비한 이곳은 오랜 시간 도쿄의 중심 거리로 많은 이야기를 남겼다. 50년 전 역시 긴자는 세련된 이미지로 일본의 유행을 이끌었는데, 지금까지 남아있는 미츠코시 백화점을 비롯해 와코 백화점, 그리고 소니(SONY), 캐논(Canon)과 같은, 그때로서는 굉장한 기술력을 뽐낸 전자기기 회사 또한 긴자에 자리 잡고 있었다.

1960년대 일본은 패전의 상흔을 회복하고, 도쿄 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한 시기였다. 이러한 때 일본의 사진작가 코 이토(Ito Ko)는 1964년의 긴자 거리를 카메라에 담으며, 가장 에너지 넘쳤던 일본 거리와 사람들의 면면을 기록했다. 반짝이는 조명과 값비싼 물건, 한껏 치장한 멋쟁이가 거리를 가득 채웠지만, 코 이토의 시선은 조금 다른 곳에 머물렀다.

그는 긴자의 화려한 모습에 가려진 낡은 건물이나 뒷골목, 쓰레기, 소외된 인물에 집중했다. 실제 사진집 ‘GINZA TOKYO 1964’에서도 우리가 상상하는 긴자의 고급스러움을 찾아보긴 어렵다. 당시 많은 사진작가가 긴자를 촬영했을 테지만, 코 이토처럼 그 이면을 다룬 사진은 꽤나 희소하다.

흥미로운 사실은 코 이토는 살아생전까지 전혀 주목받지 못한 아마추어 사진작가였다는 사실이다. 1943년 출생, 30대 중반에 접어들어 뒤늦게 사진작가의 길을 걸었지만, 그렇다할 성과를 이루지 못했다.  2015년 사후 그의 짐을 정리하던 아내가 두 개의 낡은 종이 상자를 발견했고 여기에 긴자와 요코하마에서 찍은 300여 장의 사진이 들어있었다고 한다.

50여년이 지난 뒤에야 빛을 발한 코 이토와 그의 사진, 그리고 공교롭게 두 번째 올림픽을 맞이한 지금의 도쿄는 왠지 모를 운명적 인과를 떠오르게 한다. 코 이토를 시선을 따라 지금과는 사뭇 다른 긴자의 뒷골목을 쫓아가 보자. 코 이토의 사진집 ‘TOKYO GINZA 1964’는 출판사 모리오카(Morioka Shoten)에서 구매할 수 있다.

Morioka Shoten 공식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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