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ster+Partners, 맨해튼에 JP Morgan Chase 사옥을 설계하다

뉴욕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빅엘(Big L)? 제이지(Jay-Z)? 나스(Nas)? 물론 그들을 먼저 떠올릴 수도 있지만, 커피와 베이글을 양손 가득히 들고 하늘 높이 솟은 마천루 사이를 바쁘게 지나가는 출근 인파를 떠올리는 이들이 많을 것. 이런 심상을 가능하게 하는 데는 뉴욕의 날씨보다 차갑고 월스트리트보다 냉정한 오피스 빌딩들이 큰 몫을 하고 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국제양식’. 손 대면 베일 것 같이 날카로운 격자 형태를 취하고 있는 이 양식의 입방체들은 그 자체로 우리 생활 양식을 바꿨다. 표상보다는 기능을, 지역성보다는 보편성을, 장식보다는 모듈을 선호하게 된 우리. 그리고 시그램빌딩(Seagram Building)과 함께 그 시발점이 된 SOM(Skidmore, Owings, and Merrill)의 유니언카이바이드 빌딩(Union Carbide Building)이 2021년 자발적으로 해체되고, 그 자리를 새로운 역사가 대체할 예정이라는 소식이다.

홍콩의 HSBC빌딩과 쿠퍼티노의 애플 파크(Apple Park), 서울의 애플 명동 설계한 것으로 알려진 건축가 노먼 포스터(Norman Foster)가 유니언카바이드 빌딩 대지(270 Park Avenue, New York)에 새로 들어설 JP모건 체이스(JP Morgan Chase) 사옥 렌더링 이미지를 공개했다. 70년대부터 80년대까지 리처드 로저스(Richard Rogers)와 함께 하이테크 건축의 유행을 이끈 노먼 포스터. 그의 설계 사무소인 Foster+Partners는 이번 JP모건 체이스와의 프로젝트를 두고 “건축이 곧 구조이며, 구조가 곧 건축인 솔루션”이라 평하며 이를 향한 기대를 불어넣고 있다. 2025년 완공을 앞둔 신사옥에는 14,000명의 직원을 수용할 수 있으며, 배기가스 없이 수력 발전소의 전기로만 운용될 예정.

이번 프로젝트는 계획 단계부터 건축계 내에서 찬반 여론이 팽팽하게 대립하며 논란의 중심에 있었기에, ‘기능이 먼저냐 형태가 먼저냐’만큼 해묵은 논쟁인 ‘보존이냐 창조냐’를 두고 노먼 포스터가 답변으로 제시한 이번 마천루는 유니언카아비드 빌딩을 뛰어넘을 수 있는지 그 귀추가 더욱 주목된다. 과연 이 작품이 어떤 의의를 창출할지 나아가 새로운 역사가 될 수 있을지, 그리고 이제는 사료로만 남게 된 국제 양식의 유산을 어떻게 기억할지 각자 마음속으로 고민해보도록 하자.

Foster+Partners 공식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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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Foster+Partn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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