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zog & de Meuron, 새 Royal College of Art 캠퍼스 완공

스위스 바젤을 기반으로 활동 중인 건축가 자크 헤르조그(Jacques Herzog)와 피에르 드 뫼롱(Pierre de Meuron)이 설립한 설계 사무소 헤르조그 앤 드 뫼롱(Herzog & de Meuron)이 영국을 대표하는 예술 학교 ‘로얄 컬리지 오브 아트(Royal College of Art, 이하 RCA)’의 새로운 캠퍼스를 완공했다. 가깝게는 송은부터 멀게는 테이트 모던(Tate Modern)을 설계한 것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그들. 이들을 둘러싼 ‘모조 현상학(Faux Phenomenology)’이라는 수식어가 걸맞게 이번 작품 또한 물질화와 비물질화가 격렬히 충돌했다.

두개의 동으로 이루어진 이번 작품은 그간 헤르조그 앤 드 뫼롱의 건축 세계에서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실험적인 면을 보인 것이 특징. 이번에도 역시 재료의 즉물성 혹은 물질성을 내포하는 단순한 반형태주의적 메스는 여전히 그들이 60년대 미니멀리즘의 영향력 아래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 마치 “‘벽돌아 너는 무엇이 되고 싶으냐?’ 묻더니 아치가 되었노라”라 말한 루이스 칸(Louis Kahn)처럼 이들은 이와 같은 단순한 형태를 통해 조적 스스로 그의 존재 방식을 스스로 드러내는 모습도 제법 엿보인다. 이러한 이유에서 비롯된 것인지, 평면이 보자르식 대칭으로 느껴지는 이유는 왜일까? 특히 비례와 반비례를 서로 다른 조적 방식으로 표현하며 획득한 현상학적 지각은 그저 탁월할 뿐.

한편, 실험적인 RCA의 학풍을 반영이라도 하듯 꽤나 실험적인 면모들이 숨겨져 있는 이번 작품. 톱니 모양의 지붕을 한 4층 규모의 스튜디오동과 브리즈솔레일(Brise Soleil)에 의해 볼륨이 나뉜 8층 규모의 연구동 사이의 긴장감은 런던의 도시 경관의 역동성을 불어넣는다. 두 동 모두 조적의 반복되는 패턴으로 구성된 입면은 평면의 이미지를 지각하게 만듦으로써 재료의 구조적 속성을 은폐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와 같은 대목은 그들의 이전 작품 ‘에버스왈드 기술학교 도서관(Eberswalde Techinical School Library)’와 비교했을 때 발전된 형태의 팝 아트적 표현임을 알 수 있다.

건축과 미술 사이의 선을 확실히 그은 바 있는 그들이지만, 미니멀 아트와 팝 아트의 변증법적 속에 있다고 평가받는 헤르조그 앤 드 뫼롱의 건축. 이번에도 이 두 미술사조의 특징을 보이며 그 영향력의 유효함을 보여주고 있다. 과연 건축은 미술이 될 수 있는지? 나아가 건축을 예술로 볼 수 있을지에 대한 원초적인 질문에 대해 지금 각자 고민해보도록 하자.

Herzog & de Meuron 공식 웹사이트
Herzog & de Meuron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Royal College of Art 공식 웹사이트


이미지 출처 | Iwan Ba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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