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 허스트 조각상, 롤스로이스 세단에 격파되다

지난 3월 31일 플로리다 팜비치에서 66세의 여성이 몰던 롤스로이스(Rolls-Royce) 세단이 영국 현대 예술가 데미안 허스트(Damien Steven Hirst)의 조각상 ‘스핑크스(Sphinx)’에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조각상이 있던 사고 현장은 팜 비치에 위치한 거물급 미술품 수집가 부부의 저택 정원.

‘스핑크스’는 받침대에서 완전히 분리되어 바닥에 고꾸라졌고, 롤스로이스는 충돌 이후에도 멈추지 않고 호화로운 울타리까지 격파 후 1.5미터 아래 해변 모래로 떨어졌다. 운전자는 당시 술이나 약물에 취한 상태는 아니었지만 “사고 몇 시간 전부터의 기억이 삭제됐다”고 전했다.

한편 ‘스핑크스’는 2017년 베니스 비엔날레에 전시된 바 있는 작품으로, 모 예술 전문 언론사에서 이를 두고 “지난 10년간 현대미술 전시 중 최악”이라고 평가한 아픈 사연이 있다. 이번 사고가 의미심장하게 느껴지는 대목이다.

큰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재정적 피해는 상당했다. 사고 차량은 ‘롤스로이스 팬텀 드롭헤드 쿠페’로 추정되는데 이는 한화로 약 7-8억 대의 가격대를 자랑한다. 그러나 문제는 이 럭셔리 차량의 가격이 아니라 작품의 가격으로, 소유자 부부가 주장하는 ‘스핑크스’의 가치는 약 39억 원 정도라고.


이미지 출처 | Artnet.com, Palm Beach Pol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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