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버릴 뻔한 Helmut Lang 아카이브를 담은 사진집

2010년 헬무트 랭((Helmut Lang)의 아카이브 의류를 보관하던 스튜디오에서 대형 화재가 일어났다. 헬무트 랭에서 17년간 근무했던 매니징 디렉터 요아킴 안드레아슨(Joakim Andreasson)은 그날을 회상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화재 다음 날 건물이 완전히 막혔다. 의류 보관소 공간 바닥에는 커다란 구멍이 뚫렸고, 옷들은 불이 붙어 사방에 흩어지고 창 밖으로 날리고 있었다. 화재 스프링클러가 터지고 나선 수천 벌의 옷이 물에 젖어 재로 뒤덮였다”.

이 비극적인 사건은 브랜드에 치명타를 입혔지만 요아킴 안드레아슨은 그 불구덩이에서 무사히 살아남은 헬무트 랭 2005년 SS 컬렉션 피스들을 모아 10,300장에 달하는 사진을 촬영했고 “Helmut Lang Archive Dispersed by Joakim Andreasson”라는 제목의 사진집으로 엮었다. 위기에 서사를 담아 브랜드의 역사를 기록하는 아카이빙 책으로 만든 셈. 요아킴이 촬영한 사진들을 보면 약간 불에 그을린 듯한 아이템들이 되려 매력적으로 보이기까지도 하다.

출판사 ‘Baron Books’는 이 책은 1000개의 초판으로만 만들었으며, 전후 시대에 생산된 의류 카탈로그에서 영감 받은 테이프 디자인으로 밀봉했다. 그리고 인간의 두개골을 보관하는 데 사용되는 두개골 보관 상자에 책을 포장하였다. 헬무트 랭의 역사적인 사진집을 직관적으로 디자인한 패키징이다.

한편 디자이너 헬무트 랭은 브랜드를 떠나 불에 타버린 옷가지를 모아서 새로운 설치 작품을 만드는 현대미술가적 행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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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Joakim Andreasson, Baron 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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