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에 다시 보는 Miwa Yanagi의 ‘My Grandmothers’

‘노인’이라는 단어에서 어떤 이미지가 연상되는가? 개인마다 머릿속에 그려지는 노인의 모습은 다를 테고, 그 모습은 각자 걸어온 삶의 궤적과 다양한 사회적 관습 혹은 시선들이 만들어낼 것이다. 결국 꿈이나 상상이라는 관념은 해석에 따라 현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 되기도 한다.

여성을 향한 일본 사회의 시선에 대해 지속해서 목소리를 내는 사진작가 미와 야나기(Yanagi Miwa)의 연작, ‘나의 할머니들(My Grandmothers)’은 바로 이런 점에서 흥미롭다. 2000년에 시작된 연작은 여러 명의 14~20세 소녀들이 꿈꾸는 자신들의 50년 후 모습을 담아냈으며, 각 소녀의 이름과 인터뷰 내용을 덧붙여 스토리텔링을 가미했다. 젊은 애인과 도로를 질주하는 폭주족, 대재앙 후의 세계에서 살아남은 인류를 이끄는 현자, 넓은 사막 위에 홀로 남겨진 안무가까지, 사진에 담긴 50년 후의 할머니들은 천차만별의 삶을 독립적으로 살아가고 있다. 50년 후의 그들이 실제로 어떻게 살고 있을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사진 속에서만큼은 그들도 과거 젊은 여성으로서 경험한 욕망, 결핍, 그리고 현실을 바탕으로 가상의 미래를 거침없이 그려낸다.

미와 야나기와 ‘나의 할머니들’ 연작은 공개 직후에도 사회적인 메시지와 동화적인 이미지로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지만, 십수 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많은 생각을 들게끔 한다. 시간이 흘러 중년의 삶을 살아가고 있을 그때 그 소녀들은 지금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30년 후, 그들은 실제로 어떤 노년을 보내게 될까. 그리고 우리 사회는, 그들의 꿈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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