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vian Maier : The Color Work’, 마이어의 눈으로 바라본 거리의 색채

시카고의 역사책을 집필하기 위해 자료를 수집하던 부동산 중개업자 존 말루프(John Maloof)가 2007년, 옥션 경매에서 사들인 의문의 박스에는 필름 통과 사진의 주인으로 여겨지는 인물의 사적인 물건이 담겨있었다. 물건의 주인은 바로 비비안 마이어(Vivian Maier)라는 수수께끼의 사진가였다. 시간이 흘러 흔적도 없이 사라질 운명이었던 비비안 마이어의 삶과 사진은 집요한 수집가 덕에 2010년대부터 전 세계에 널리 알려지며 결국, 다큐멘터리 “비비안 마이어를 찾아서(Finding Vivian Maier)”까지 제작되기에 이른다.

추후 발표된 일련의 사진집을 확인해보면 컬러보다는 흑백 사진에 큰 비중을 실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녀의 컬러 사진은 기술적인 문제로 복원하기가 어려운 탓에 비교적 세상에 덜 알려졌다고. 그러나 최근 비비안 마이어의 컬러 사진 중에서도 가장 방대한 모노그래프가 편집자 하퍼 콜린스(Harper Collins)의 손을 거쳐 ‘Vivian Maier : The Color Work’라는 이름의 사진집으로 출판되었다. 그는 30년에 걸쳐 마이어가 남긴 약 40,000장의 엑타크롬 컬러 슬라이드 필름에서 150장 남짓한 분량으로 사진을 추렸다. 여기에는 그녀가 남긴 사진과 함께 사진에서 비롯된 비비안 마이어의 이야기, 작업 과정에 관한 정보가 담겨있다. 사진집의 서문을 맡은 사진작가 조엘 메이어로위츠(Joel Meyerowitz)는 “마이어는 초기 컬러 사진의 시인이었다”라며 운을 띄웠다.

출판을 기념해 뉴욕 하워드 그린버그 갤러리(Howard Greenberg Gallery)에서 2019년 1월 5일까지 동명의 사진전이 진행 중이다. 비비안 마이어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아마존에서 서적을 구매하거나 남은 약 한 달의 전시 기간 중 직접 갤러리를 방문해볼 수도 있겠다. 카메라를 세상과 매개 삼아 195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뉴욕과 시카고를 방랑하던 그녀가 바라본 길거리의 삶과 풍경을 생생한 컬러로 감상해보자.

Vivian Maier 공식 웹사이트
Howard Greenberg Gallery 공식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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