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 비엔날레가 선사하는 흥미로운 시대의 단상

지난 11일 세계 최대 예술 축제인 베니스 비엔날레가 개막했다. 공식 개막식에 앞서 진행된 시상식에서는 베니스가 선택한 시대의 풍경이 발표됐다. 국가관 전시와 총 예술 감독이 지휘하는 본전시로 구성된 베니스비엔날레는 국가관 황금사자상, 국가관 특별언급상, 본전시 황금사자상, 본전시 은사자상, 본전시 특별언급상 총 5개의 부분에서 시상을 진행한다.

미술계의 올림픽이라고 불리는 베니스비엔날레의 국가관 전시는 보이지 않는 경쟁이 치열한 만큼 황금사자상 수상의 영예와 그 무게가 남다르다. 영광의 무게를 견딜 올해의 황금사자상은 현장의 예상을 뒤엎고 리투아니아관에게 돌아갔다.

리투아니아관은 본전시와 주요 국가관 전시가 진행되는 아르세날레에서 꽤 떨어진 해군기지 건물에 자리했다. 그 때문에 전시 개막에 앞서 진행된 프레스/VIP 프리뷰 기간에 많은 이들이 놓쳤다가, 수상 발표 이후 한번에 몰리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세 명의 참여 작가 루자일 바치우케이트(Rugile Barzdziukaite), 바이바 그레이니트(Vaiva Grainyte), 리나 라플리테(Lina Lapelyte)가 협업하여 선보인 리투아니아관의 작업 <해와 바다(Sun&Sea)>는 동시대의 시급한 풍경 중 하나인 기후변화라는 주제를 오페라-퍼포먼스의 형식으로 선보인다.

허름한 해군기지 건물 내부는 실제 모래와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온도 연출을 통해 인공 해변을 완벽하게 구성. 그 위로는 20여 명의 퍼포머가 수영복 혹은 편한 여름 복장을 하고서 휴양객의 역할을 수행한다. 각각의 퍼포머는 기후변화의 위기와 심각성을 은유하는 노랫말을 때로는 독창으로, 때로는 합창으로 선보이며 관객의 시각과 청각을 모두 사로잡는다.

올해 베니스비엔날레는 환경, 기후 그리고 인류세를 이야기한 작업이 많이 보였는데, 그중에서도 작업의 전개 과정과 형식에서 참신함을 보이며, 관객에게 시각과 청각의 다채로운 경험을 선사한 리투아니아관의 수상에 이견이 없는 분위기였다.

한편, 국가관 특별언급상과 본전시 특별언급상은 벨기에관과 멕시코의 테레사 마르골레스(Teresa Margolles), 나이지리아 출신의 오토봉 은캉가(Otobong Nkanga)가 수상했으며, 본전시 황금사자상과 은사자상은 미국의 영화감독이자 작가인 아서 자파(Arthur Jafa)와 키프로스 공화국 출신의 작가 하리스 에파미논다(Haris Epaminonda)에게 그 영광이 돌아갔다.

리투아니아관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사진 │ 리투아니아 국가관 / 베니스 비엔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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