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를 통한 삶과 죽음의 고찰, Guillaume Simoneau의 ‘Murder’

1986년 첫 출간되어 지금까지 수집가들 사이에서 명작으로 불리는 후카세 마사히사(Masahisa Fukase)의 사진집 ‘까마귀(Karasu)’. 까마귀라는 피사체를 통해 자신의 비극적인 말년과 전쟁 트라우마에 빠진 일본 사회를 필름 위에 옮긴 그는 일기에 ‘내가 까마귀가 되었다’라고 고백할 정도로 이 흉조에 깊이 매료되었다고 한다. 까마귀를 바라보는 후카세의 불안하고 우울 섞인 시선은 이후 수많은 후배 사진가에게 영향을 끼쳤지만, 캐나다의 사진작가 기욤 시모노(Guillaume Simoneau)가 사진집 ‘살인(Murder)’에서 보여주는 시선은 후카세의 그것과 유사하게 느껴지는 순간 영민하게 노선을 바꾼다.

기욤 시모노는 어린 시절, 어머니가 집에 데려온 아기 까마귀들과 함께 자라며 그들과 친구가 되는 법을 배웠다고 한다. 어머니가 촬영한 그의 과거 사진에는 까마귀가 자주 등장하며, 그 또한 까마귀를 볼 때 어린 시절의 애틋한 향수를 떠올린다고. 때문에 그는 후카세가 ‘까마귀’를 촬영한 일본의 가나자와시를 찾아가 동일한 주제를 탐구하는 한편, 그의 과거 사진을 병치함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까마귀라는 피사체를 두 가지 시선으로 바라보게 한다. 향수와 불안, 불길함과 친숙함, 개인과 사회 등 까마귀를 통해 대립하는 수많은 주제를 표현해내는 그의 사진은 후카세의 오마쥬(Hommage)라는 수식어로 가두기엔 독창적이고 능수능란하다. 올 8월 사진 출판사 맥(MACK)에서 출간된 ‘살인’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아래의 링크를 확인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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