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방식의 스케이트보드 ‘필름’, “HAVUARE”

스케이트보드의 황금기를 이끌던 브랜드는 하나둘씩 모습을 감추고, 언젠가 새로운 시대를 열 몇몇 브랜드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신(Scene)을 이끌고 있다. 그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타 브랜드와 차별점을 둔다. 예를 들어 자신들의 영상에 정말 기괴한 그래픽을 집어넣는다든지, 스케이터의 스타일을 최대한 유사하게 통일시킨다든지, 21세기임에도 불구하고 촬영 포맷 자체를 VHS 로 지속적으로 유지한다든지. 창의적이고 독특한 차별점을 두고 많은 브랜드가 경쟁 중이다. 

올해 수면 위로 오른 브랜드, ‘HAVUARE’ 또한 여타 일반적인 브랜드와 구분되는 독자적인 형태로 브랜드이자 동명의 비디오를 공개했다. 이들의 첫 영상에는 스케이트보드, 브이로그 유튜버로 유명하지만 베릭스(Berrics) 같은 채널에서도 모습을 들어내는 크리스 찬(Chris Chann)을 비롯해 아직 정보를 찾아보기 힘든 루키 스케이트터들이 등장한다. 

이들만의 차별점은 영상을 확인한다면 누구나 알 수 있다. 하이엔드 패션 브랜드에서 보일 법한 프로모션 영상으로, 시작부터 ‘스케이트보드 영상에 들어온 게 맞나’ 싶을 정도의 착각이 들게끔 한다. 하지만 시간이 조금 흐르면, 크리스 찬의 월라이드와 스테판 무로(Stephen Muro) 의 다운힐로 스케이트보드 영상의 시작을 알린다. 개별적인 클립은 슈프림의 윌리엄 스트로벡(William Strobeck)에게서 받은 영향을 진하게 풍기지만 이들의 에딧(Edit)과 여러 영상 소스, 음악 선곡을 통해 차별화된다. 

스케이트보드 비디오보다는 일종의 영화 예고편 같은 잘짜인 에딧은 필자에게는 인스타그램 스케이트보드 클립의 연장선처럼 느껴졌다. 인스타그램은 현재 스케이트보드 신에서 필수 매체로 작용한다. 많은 루키가 인스타그램에서 먼저 자신의 에딧을 통해 스케이터, 스폰서의 눈에 띈다. 이런 에딧에는 빠른 편집과 많은 슬로우 모션이 도드라지는데, “HAVUARE”에서 또한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물론 인스타그램 에딧은 일반적인 파트에 비해 감흥이 적지만 이들은 이 에딧 방식을 자신들의 영상에 굉장히 영리하게 풀어냈다. 이들의 스케이트 비디오는 지금 시대를 대표하는 매체인 인스타그램식 에딧을 활용해 영상을 만든 새로운 방식의 스케이트보드 필름이라고 명명하고 싶다.  

에딧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이미지에 적합한 음악과 여러 영상 소스를 선택하는 감각 또한 감탄을 자아낼 정도. 크리스 파트 영상 썸네일에 등장하는 독특한 데크 그리고 여기에 동반한 전자음악, 그들의 프로모션 영상, 크리스의 창의적인 트릭까지. 짧지만 강렬한 인상. 또한 마지막 스테판의 트릭 후, 다같이 언덕을 내려오며 축하하는 모습은 당당히 이 영상을 ‘필름’이라 불러도 될 정도의 진한 여운을 남긴다.

물론 아쉬운 점도 존재한다. 영상을 쭉 보고 있노라면 ‘라인’의 활용도가 현저하게 떨어진다. 각기 다른 스케이터의 라인에는 짜임새, 스팟을 해석하는 능력 등 재밌는 요소를 아우르는데, 아쉽게도 이번 영상에서 의도적으로 이를 제외한 것인지 몇 개 찾아볼 수 없다. 영상 외에도 브랜드에 관한 정보가 아직 찾아보기 힘든 점, 첫 컬렉션의 수량과 제품의 종류 또한 아쉬울 따름. 

인터넷 덕분에 우리는 손쉽게 여러 브랜드와 그들의 파트를 찾아 볼 수 있다. 일주일에 수도 없이 쏟아져 나오는 파트 속에서 좋은 파트를 찾는다는 것, 단순한 ‘클립’보다 ‘필름’이라는 수식이 어올릴 정도의 영상, 브랜드를 발견한 것은 정말 즐거운 일이다. “HAVUARE”의 스케이트보드 필름 그리고 이들의 행보를 지켜보자.

HAVUARE 공식 웹사이트
HAVUARE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RECOMMENDED 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