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te – 10:34”, 북유럽 스케이트보드와 서브컬처 마인드

‘얀테의 법칙(The Law of Jante)’. 북유럽 국가에는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문화라고 한다. 북유럽 출신의 작가가 쓴 소설 ‘도망자’에서 유래되었다고 알려진 해당 지침은 총 11가지의 법칙으로, 첫 번째 법칙부터 ‘네가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You’re not to think you are anything special’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공동체 의식’을 앞세운 시민의식이다. 그 영향인지는 모르겠으나 북유럽의 많은 국가는 서로를 배려하는 문화를 존중한다고 하지만 여기서 북유럽의 스케이터만큼은 예외인 듯하다.

애초에 스케이트보드가 속한 서브컬처(Sub Culture)의 말 뜻이 뭘까. ‘어떤 사회의 전체적인 문화(Total Culture), 또는 주요한 문화(Main Culture)에 대비되는 개념’이라고 네이버 지식백과는 이야기한다. 지배적인 문화에 저항하는 반문화(Counter Culture)의 개념을 일부 내포하는 서브컬처는 몇 마디로 정의하기엔 조금 더 복잡한 개념이지만 소위 스케이터라 함은 기본적으로 대중문화 혹은 전체문화에 반하는 성격을 지닌 이들이라 할 수 있다. 휴식을 취하라고 만든 공원의 벤치를 파손한다든지, 남의 집 계단에서 무단으로 별의별 짓을 다하는 어찌보면 ‘반달리즘’에 가까운 행위를 보인다. 하지만 그렇기에 그래피티 라이터, 스트리트 댄서, 래퍼, 스케이터와 같은 이들에게서 우리는 짜릿한 해방감과 자유를 맛볼 수 있는 게 아닐까.

다시 원래의 이야기로 돌아와, 북유럽의 스케이트보드 신은 엄청난 속도로 성장 중이다. 폴라(Polar)를 시작으로 주목받던 북유럽은 이미 다수의 매거진에서 언급했을 정도로 뛰어난 실력과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이런 서브컬처의 주인공이 대중문화나 국가와 단체가 만들어놓은 규율과 법을 순순히 용납하기는 힘들 것이다. 자신만의 세계관을 중시하는 서브컬처의 모습과 대척점에 있는 것이 바로 모두를 배려하고 공동체를 위한 ‘얀테의 법칙’이 아닌가. 그렇기에 북유럽의 스케이트보드 필르머 프리테 쇠더스트롬(Fritte Soderstrom)은 전술한 ‘얀테의 법칙’을 옹호하지 않는다는 주장에 힘을 실은 스케이트보드 필름, “Jante – 10:34”을 프리 스케이트보드 매거진(Free Skateboard Magazine)을 통해 공개했다. 

13:37 by Fritte Soderstrom

올해 초, “13:37”이라는 수작을 공개한 프리테는 북유럽의 호미들과 함께 북유럽의 풍경과 독자적인 색감을 지닌 풋티지 그리고 이미 완성형인 빠른 구도 전환과 땅에 카메라가 닿을 듯한 필르밍까지, 많은 사람에게 찬사를 받을 만한 영상을 선보였다. 이번에 공개된 “Jante – 10:34”는 더욱 발전한 그의 촬영 및 편집 스타일에, 앞서 언급한 마인드까지 포함되어있다. 이들이 주장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직접적으로 내레이션이나 특정한 구도, 오브제를 통해 언급되지는 않지만, 본 영상은 출연한 스케이터들의 자유로운 모습을 통해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스케이트보드 필름이라는 관점으로 이를 들여다보면 영상은 더욱 흥미롭게 다가온다. “13:32”에서 보여준 색감과 카메라가 바닥에 닿을 듯한 팔로우(Follow) 필르밍은 더욱 안정적으로 발전하여, 뒤로 가는 방향의 필르밍을 통해 몰입감 있는 장면을 통해 ㅡ 특히 0:43 또는 1:33은 당신이 스케이트보드 촬영을 주의 깊게 보는 팬이라면 오래 기억에 남을 수 있을 정도로 압권이다 ㅡ 뛰어난 영상을, 전작에서 보여준 사운드트랙보다 더욱 기억에 남는, 스케이트보딩과는 상반되는 듯 어울리는 음악. 흔히 볼 수 없던 스타일의 스케이트 보더들. 그리고 자칫 부족할 수 있는 비주얼적 요소를 채운 호미들과 풍경 사진을 이용한 편집까지. 

이외에도 많은 흥미로운 요소들과 아티스트가 원하는 바까지 충실하게 이야기하는 스케이트보드 영상은 매우 오랜만이다. 스케이트보드 영상은 인스트루멘탈 재즈(Instrumental Jazz)와도 같다고 생각한다. 재즈 음악은 엄청난 ‘기(氣)’ 와 특유의 멋 덕분에 아직도 음악 애호가와 많은 매체에서 사랑을 받는데 비해 다른 예술 작품과는 다르게 가사가 없는 인스트루멘탈 음악이라는 특성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기는 쉽지 않다. 음악이 아닌 시각적인 다른 요소들이 첨가된 ‘콘셉트 앨범’ 이 아닌 이상, 재즈 음악은 ‘음악적 쾌(快)’ 하나만으로 즐기게 된다. 스케이트보드 영상도 마찬가지다. 스케이트보드 필름은 하나의 영상 장르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결이 다른 영상이지만 스케이트보드 영상은 무언가 메시지를 전달하기보다는 스케이터들의 움직임과 멋에서 비롯되는 복합적인 쾌(快)를 얻는 것이다.

스케이트보드 영상에 메세지를 욱여넣기보다는 대부분의 필르머나 브랜드가 스케이터를 더 집중적으로 비추는 데 초점을 잡지만 프리테 만큼은 이와 다르게, 자신이 태어난 국가의 고유문화를 옹호하지 않는 서브컬처적인 태도를 드러냈다. 올해 초 자신의 완성된 스타일을 전 세계에 알렸고, 이제는 그 스타일을 가지고 모두가 기억할만한 새로운 영상을 가지고 왔다. 본 영상에 대한 보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본 영상을 공개한 매체, 프리 스케이트보드 매거진의 아티클(Articles)에서 열람이 가능하다. 본 영상에 출연하는 스케이트보더 중 한 명인 악셀 린드퀴스트(Axel Lindquist)가 작성한 아티클에는 ‘얀테의 법칙’에 관한 자세한 설명과 이 법칙을 바라보는 그들의 시선이 담겨있다.

Fritte Soderstrom 인스타그램 계정
Free Skate Magazine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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