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이태원”의 극장판 개봉 소식

‘외국인이 많은 동네’, ‘서울에서 가장 ‘힙한’ 동네’, 혹은 단순히 ‘예쁜 카페와 식당들이 많은 동네’까지. 이태원을 부르는 방식은 사람마다 제각각이다. 본래 미군기지 인근의 기지촌이었던 이곳은 이후 젊은 상인과 예술가들이 몰려들면서 새 옷을 입었고, 이들이 남긴 흔적 덕분에 졸지에 ‘인스타그램 업데이트하기 좋은 동네’가 되기도 했다. 그렇다면 격동의 이태원에서 십수 년을 버텨온 이들은 과연 이 동네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지난 5일 개봉한 강유가람 감독의 “이태원”은 세 여성의 서사와 함께 이태원을 공유하는 많은 이들의 목소리를 담아낸다.

2014년에 촬영된 이 다큐멘터리는 1970년대부터 이태원의 변화를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 지켜본 세 여성 ─ 삼숙, 나키, 영화의 모습 ─ 을 조명한다. 30년 넘게 클럽 그랜드 올 아프리(Grand Ole Opry)를 운영해온 삼숙, 모두가 알아주는 마당발 영화 그리고 웨이트리스로 이태원 생활을 처음 시작한 나키는 모두 이 지역의 변화를 온몸으로 받아낸 인물들이다. 이태원을 잠시 스쳐 가는 이들은 많지만, 오랜 기간 그 사람들과 살을 맞대며 버텨 온 여성들의 이야기는 이태원의 민낯을 들춘다. 화려한 불빛과 인파에 가려져 있던 탓에 오히려 낯설게 느껴지는 “사람 사는 동네”로서의 이태원이다. 물론 그 안에는 온갖 악연과 비극이 얽혀있기도 하지만, 다큐멘터리 “이태원”은 그마저도 집요하게 담아낸다. 날 것 그대로의 이태원을 그려내기 위해서다.

그동안 꾸준히 여성들의 이야기를 전해 온 강유가람 감독의 이번 작품은 2016년부터 각종 영화제에 초청되어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이번에 개봉된 극장판은 영화제에서 상영된 버전과 달리 세 여성의 서사에 더욱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이는 빠르게 진행된 젠트리피케이션 탓에 다른 인물들의 상황이 크게 바뀌어 재편집이 불가피했기 때문이라고. 이태원의 비인간적인 변화가 야속하지만, 덕분에 오히려 여성의 이야기에 집중하기 수월하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우리가 알지 못했던 이태원의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물론, 예술계에서 부족했던 여성 서사를 더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른 “이태원”은 IPTV나 다운로드 서비스 같은 2차 공개 없이 오직 극장에서만 만나볼 수 있다. 따라서 영화에 관심이 생긴다면, 주저하다가 기회를 놓치기 전에 빠르게 움직여보도록 하자.

Naver 영화 “이태원” 웹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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