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20주년을 맞이한 왕가위 감독의 “화양연화” 4K 리마스터링으로 돌아오다

감독 왕가위 (Wong Kai Wai)의 영화 “화양연화(花樣年華, In The Mood For Love)”가 개봉 20주년을 맞아 제73회 칸 영화제 클래식 주간 섹션에서 4K 리마스터링으로 최초 공개된다.

“화양영화”는 2000년 제53회 칸 영화제 (Festival de Cannes)에서 최우수예술성취상을 받았고, 주연 양조위 (량차웨이, Tony Leung)는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한국에서는 2000년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도 선정되었는데 흥행에는 크게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지금까지도 많은 영화 팬이 회자하는 작품이다.

BBC는 2016년 ‘21세기 가장 위대한 영화 100선’ 에서 “화양연화”를 2위로 선정했을 만큼 뛰어난 작품성으로 알려져 있다. 화려한 중국의 전통의상으로 시선을 빼앗고, 몽환적으로 그려낸 60년대 홍콩의 거리, 많지 않은 대사의 여백을 채우는 배경음악까지 여러 요소가 빠짐없이 영화의 분위기를 이끌어 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Shigeru Umebayashi – “Yumejis theme”
Nat King Cole – “Quizas Quizas Quizas”

당대 최고의 배우였던 양조위, 장만옥 (Meggie Cheung)의 절제된 감정선은 왕가위 감독의 영화 미학으로 작용했고, 이 작품이 수작으로 꼽히는 근거가 되기도 한다. 대부분 배우 장만옥의 고혹적인 치빠오 의상과 연기에 시선을 빼앗기지만, 양조위의 매력적인 비주얼 역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완벽하게 넘긴 7:3 가르마, 무채색 양복을 입고 담배연기와 함께 쓸쓸한 눈빛을 내뱉는다.

양조위
왕가위 감독

90년대 홍콩영화가 무협과 코미디(주성치)으로 양분화되던 시절, “중경삼림(重慶森林, Chungking Express)”, “타락천사(墮落天使, Fallen Angels)” 등에서 사용된 스텝 프린팅(Step Printing Effect) 기법으로 감각적인 영상미를 이끌어냈다. 당시 한국의 젊은 영화인에게 큰 인기를 끌며 왕가위 감독의 영상 미학을 너도나도 흉내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화양연화”는 이전 작품과 다른 분위기로 다시 한번 새로운 미학을 선보인다. 빠르게 전개되는 감각적인 영상미 대신, 롱 테이크(Long Take) 촬영 기법으로 인물의 감정에 더 몰입할 수 있도록 했다.

왕가위 감독은 2019년 한 중국 매체의 인터뷰에서 이번 4K 리마스터링을 위해 오랜 기간 복원 작업에 매달려왔다고 밝혔다. 또한 그의 다른 작품도 현재 복원 중이라고. 4K로 리마스터링되어 돌아오는 “화양연화”에서 무엇을 발견할 수 있을까. 다행히 5월 칸 영화제에서 상영 후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는데, 프랑스, 한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에서 개봉할 예정이다. 최첨단 기술로 돌아올 명작을 기다리자. 국내 개봉일은 미정.

칸 국제 영화제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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