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가리 골목의 원조 ‘을지OB베어’ 강제집행 철거되다

을지로 3가 노가리 골목의 원조 ‘을지OB베어’가 지난 21일 새벽 강제집행 철거됐다.

1980년 12월 처음 문을 열었던 을지OB베어는 을지로에서 처음 노가리 메뉴를 선보인, 그야말로 노가리 골목의 장본인이다. 그런데 2018년 9월에 OB베어가 입주한 건물의 건물주가 경쟁업체인 만선호프와 계약했고 을지OB베어 측에 임대 계약 연장 불가를 통보한 것이 이번 사건의 발단이다.

OB베어는 건물주의 통보를 거부했고 건물주가 제기한 명도 소송에서 패소했다. 그러던 중 건물 일부를 매입한 만선호프가 보증금, 임대료 인상, 그간의 강제집행 비용을 부담하는 대신 장사를 계속할 수 있는 방향으로 합의를 제안했는데 돌연 화장실을 새로 지을 공간을 요구하며 다시 갈등이 불거졌고 OB베어는 가게 부지를 다시 비워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2020년 11월부터 시작돼 지난 21일까지 총 여섯 번에 걸친 강제집행 시도. 앞선 강제집행 시도에서 시민단체와 주변 상인들의 저항과 반발로 무산됐지만, 21일 여섯 번째 강제집행 끝에 철거되며 42년 을지로 골목 문화의 원조가 한순간에 사라지게 됐다.

한편 노가리 골목 42년의 터줏대감을 되찾기 위해 매일 저녁 을지OB베어 현장에서는 현장 문화제가 펼쳐지고 있다. 만선호프에 상생과 대화를 촉구하는 시민단체의 피켓시위와 OB베어와 긴 세월을 함께한 뮤지션들도 만선호프 불매에 연대하여 목소리를 함께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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