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가 ‘폭력적 극단주의’로 분류한 인터넷 용어집이 공개됐다

‘인셀(Incel)’은 ‘Involuntary celibate’의 약어로, 연애 또는 성적 관계를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비자발적 순결주의자 또는 비자발적 독신주의자를 뜻하는 영미권 신조어다. 그런데 지난 월요일, 정보 자유법 요청에 따라 FBI가 이러한 인셀을 구분 지어온 인터넷 용어집이 공개됐다. FBI는 해당 문서를 통해 온라인 유저가 어떤 단어를 구사하는지 관찰하고, 이에 따라 사용자의 잠재적 성향을 분석해왔다. 논쟁적인 부분은 이들이 잠재적인 ‘폭력적 극단주의자’로 분류 지어져 왔던 것.

해당 문서에는 여러 가지 용어가 포함됐는데, 가령 1999년 영화 “매트릭스(The Matrix)”에서 유래한 ‘레드필(Red Pill)’을 들 수 있다. 레드필은 정치나 연애 시장에서 잘못된 진실을 바로잡는다는 은유의 뜻을 품은 단어로, 해당 문서에 따르면 레드필을 복용하거나 레드필이 된다는 것은 인종주의, 반유대주의 또는 파시즘적 신념을 채택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밖에도 여성으로부터 성적 관심을 얻는 데 성공한 남성을 뜻하는 ‘체드(Chad)’, 더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한 자기 개선 과정을 뜻하는 ‘룩스매싱(Looksmaxxing)’, 키가 작거나 대머리를 가져서 이성적 매력이 떨어지는 사람을 가리키는 표현인 ‘헤이트셀(heightcel)’, ‘볼드셀(baldcel)’ 등이 포함됐다.

해당 문서에 의거하면 이 용어들을 주로 사용하는 이들은 ‘폭력적이고 극단적인 성향의 비자발적 솔로(Involuntary Celibate Violent Extremism)’ 또는 ‘인종적, 민족주의적 동기의 폭력 극단주의자(RMVE, Racially or Ethnically Motivated Violent Extremism)’로 규정된다. 문서에 따르면 “대부분의 인셀은 폭력에 가담하지 않지만” 일부 인셀은 “미국과 캐나다에서 벌어진 최소 5건의 치명적인 공격”에 연루된 적이 있다고 부연한다.

FBI의 이른바 ‘인셀 용어집’이 공개된 이후 많은 갑론을박이 펼쳐지는 상황이다. 인터넷에서 사용하는 용어를 잣대로 사용자의 성향을 판단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의견과, 해당 용어를 사용하는 실제 극단주의 사용자들의 사례를 들며 FBI의 가이드라인 마련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의견이 대립하는 상황. 점차 잦아지는 총기 테러 등 극단주의자들의 폭력 행위에 골머리를 썩는 미국이기에 해당 논쟁은 더욱 첨예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지 출처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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