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계 검열에 반대하는 #나도블랙리스트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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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국회의 첫 국정감사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볼썽사나운 각종 촌극이 벌어졌지만, 여기에서 다루고자 할 내용은 바로 ‘문화계 블랙리스트’ 논란이다. 청와대가 작성한 뒤 문화체육관광부로 내려보냈다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는 현 정부에 입맛에 반하는 예술인들의 명단을 만들고, 이를 근거로 각종 정부 지원 및 사업에 불이익을 가한다는 내용이다. 2016 노벨 문학상을 받은 밥 딜런(Bob Dylan)도 한국에서는 블랙리스트감이다라는 정말 웃지 못할 우스갯소리까지 나오는 가운데, 리스트로 지목된 인원이 무려 9,473명이라는 충격적인 내용과 추가로 문화계 블랙리스트 주장을 뒷받침할 여러 자료가 쏟아졌다.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블랙리스트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그렇다. 정부가 이 리스트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 사건은 계속 각종 논란과 의혹을 낳을 것이다. 본인의 이름이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기재되어 참 다행이라는 몇몇 문화계 인사들의 말은 문화·예술계에 불어닥친 현실이 얼마나 참담한지를 보여준다. 마치 일제강점기의 독립투사를 보는 것처럼 이것 또한 웃지 못할 얘기다.

문화계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많은 문화예술인이 규탄 성명을 내는 가운데, 국민대학교 언론정보학부 이창현 교수가 가장 영향력 있는 소셜 미디어 중 하나인 페이스북을 바탕으로 ‘#나도블랙리스트(#iamontheblacklist)’ 해시태그 운동을 전개했다. “(중략)문화예술의 표현을 정치적 잣대로 재단해서는 안됩니다. (중략)표현자유의 열망을 담은 메시지를 셀카 사진과 함께 보내주시기를 바랍니다”라는 소개 글을 통해 이번 운동을 설명했다. 아직 큰 이슈 거리는 아니지만, 몇몇 주요 언론에 오르내리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문화는 삶의 방식이고, 문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예술은 다시 우리의 삶에 스며든다. 문화와 예술은 삶을 보다 윤택하게 만들어준다. 윤택한 땅에서 자란 문화는 예술을 끌어올리고, 예술은 다시 문화에 기여하는 선순환 구조. 반면 기득권층 중심의 천편일률적으로 정비된 문화는 결코 다채로운 꽃을 피울 수 없다. 이렇게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짜인 사이클은 삶을 퇴색시킬 것이다. 그렇다면 자신의 문화를 향유하고 있는 VISLA의 독자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질문을 던져본다. 우리는 우리가 사는 이 땅의 문화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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