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서미 스트리트’의 릴리, 집 없는 아이들을 위로하다

미국 공영방송 PBS에서 무려 49년째 방영 중인 국민 프로그램 ‘세서미 스트리트(Sesame Street)’.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제작된 이 프로그램은 그동안 사회 속 어두운 단면을 아이들의 관점에 맞게 적절히 다뤄 큰 호응을 얻어왔다. 한 예로, 2015년에는 자폐증을 가진 줄리아(Julia)를 등장시켰으며, 2016년에는 첫 이슬람 캐릭터인 아프간 소녀 자리(Zari)를 통해 다양한 문화, 성별 간 상호 존중하는 법에 대해 논하기도 했다.

지난 12일, 세서미 스트리트는 엘모(Elmo)의 친구 릴리(Lily)의 재등장으로 다시 한번 화제가 되었다. 2011년에 최초로 등장한 릴리는 미국 사회의 식량 위기를 반영하는 캐릭터였다. 당시 식사를 위해 가족들과 푸드 팬트리─어려운 가정들을 위해 기부받은 음식들을 공급해 주는 곳─에 간다고 고백했던 그녀는 7년 만에 등장해 이번에는 가족들과 살던 집을 잃었다고 털어놓았다. 뉴욕 타임스(New York Times)는 이를 두고 “식사의 불안정이 주거의 불안정으로 이어지는 릴리 가족의 어려움이 많은 홈리스 가정들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세서미 스트리트의 제작사 세서미 워크숍(Sesame Workshop)은 릴리의 재등장에 대해 “주거 상실로 인해 아이들에게 연쇄적으로 일어나는 트라우마들을 끊어낼 수 있도록 응원하기 위해 릴리의 복귀를 결정했다”라며 미국 전역 250만 명의 어린이가 주거 상실을 경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에피소드에서 선생님과 친구들은 “장소와 관계없이, 사랑이 머무는 곳이 집”이라며 슬픔에 빠진 릴리를 위로했고, 에피소드 말미에는 마침내 다시 거처를 구하게 된 릴리의 모습을 보여준다. 해당 내용을 두고 많은 이들은 릴리의 등장이 고통받는 어린 노숙인에게 따듯한 위로가 된다며 호평을 쏟아냈지만, 한 편으로는 이것이 그동안 ‘세서미 스트리트’에 꾸준히 등장했던 오스카 더 그라우치(Oscar the Grouch)─집이 아닌 쓰레기통 안에 사는 캐릭터─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가슴이 따듯해지는 내용으로 화제가 된 해당 영상이 궁금하다면, 세서미 워크숍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해보도록 하자.

Sesame Workshop 공식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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