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형 대재앙, ‘Fyre Festival’에 관한 다큐멘터리 두 편이 공개되었다

2017년 세계 페스티벌 팬들에게 끔찍한 악몽을 선사한 ‘파이어 페스티벌(Fyre Festival)’. 젊은 사업가 빌리 맥팔랜드(Billy McFarland)와 래퍼 자 룰(Ja Rule)의 지휘 아래 기획되었던 이 행사는 미고스(Migos), 메이저 레이저(Major Lazer) 등의 호화 라인업을 공개하며 ‘일생 최고의 프리미엄 페스티벌’을 선사하겠노라 약속했다. 하지만 행사 당일이 되어서야 이 모든 것이 사기극으로 드러났으니, 페스티벌이 진행되기로 예정되었던 열대 섬에 그야말로 아무것도 준비되지 않았던 것. 고급 호텔의 자리에는 재난 구호 천막을 연상케 하는 텐트들이 세워져 있었으며, 갑작스럽게 외딴 섬에 던져진 방문객들은 형편없는 음식과 물에 의지하며 구조를 기다려야만 했다.

작년에 미국의 스트리밍 사이트 훌루(Hulu)는 이 웃지 못할 사건의 전말을 다루는 다큐멘터리 시리즈를 제작하겠노라 발표했고, 본지 역시 이에 대한 소식을 전한 바 있다. 다큐멘터리 제작이 발표된 후, 작년 10월에는 맥팔랜드가 사기죄로 6년 형을 선고 받기도 했다. 그리고 장장 9개월 정도가 지난 지금, 우리 앞에는 두 가지 근사한 선택지가 놓여있다- 넷플릭스에서 1월 18일에 공개된 “FYRE: 꿈의 축제에서 악몽의 사기극으로(FYRE: The Greatest Party That Never Happened, 이하 FYRE)”와 이보다 조금 앞선 1월 14일에 훌루에서 공개된 “파이어 프로드(FYRE FRAUD)”가 바로 그것이다.

 

“FYRE”의 감독을 맡은 인물은 에미상(Emmy Award) 후보작 “짐과 앤디(Jim & Andy: The Great Beyond)”를 통해 실력을 검증받은 크리스 스미스(Chris Smith). 그는 이번 다큐멘터리를 통해 ‘파이어 페스티벌’이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집중했는데, 행사를 직접 준비한 스태프들의 인터뷰와 촬영을 담당했던 마테 프로젝트(MATTE Projects)의 비하인드 영상 등 당시 상황을 보여주는 생생한 자료들이 다큐멘터리를 통해 공개된다. 파이어 페스티벌에 대한 사전 지식이 부족하더라도 크리스 스미스 감독의 뛰어난 연출력은 당신을 러닝타임 내내 몰입하게 할 것. 다만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다큐멘터리의 제작 과정에서 ‘파이어 페스티벌’의 소셜 미디어 마케팅을 담당한 제리 미디어(Jerry Media)가 개입했다는 것. 준비 과정의 진실을 어느 정도는 미화시켰으리라는 의혹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이유다.

 

넷플릭스의 다큐멘터리가 사건의 진행 과정에 집중했다면, 훌루의 다큐멘터리는 사건의 주모자인 빌리 맥팔랜드에 좀 더 집중한다. 행사 계획 당시 25살의 어린 사업가였던 그의 과거와 정직하지 못한 방법들로 경력을 쌓아온 모습을 자세히 파고든다. 실제로 훌루의 “파이어 프로드”는 빌리 맥팔랜드 본인을 인터뷰하기도 했는데, 감독은 이 인터뷰를 위해 그에게 상당한 금액 ─ 정확한 액수는 공개되지 않음 ─ 을 지급했다고 밝히기도. 빌리 맥팔랜드의 인터뷰 중 정작 중요한 내용은 찾아보기 힘들다는 평이 대부분이지만, 그럼에도 주모자 본인을 인터뷰했다는 점은 다큐멘터리의 큰 강점으로 남을 만하다.

두 다큐멘터리 모두 훌륭한 작품이지만 사건의 전말을 자세히 알고 싶다면 넷플릭스의 다큐멘터리를, 빌리 맥팔랜드와 사건의 문화적 상징성을 고민해보고 싶다면 훌루의 다큐멘터리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할 듯하다. 다만 여기서 짚고 넘어갈 것 한 가지. 아직 국내에선 훌루가 정식으로 서비스되지 않았으므로 넷플릭스의 다큐멘터리를 먼저 감상할 수밖에 없을 것. 이 사건에 관심이 생긴다면 아쉽더라도 넷플릭스의 “FYRE”를 우선 감상한 뒤, 훌루의 한국 서비스 개시를 손꼽아 기다려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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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lu “FYRE FRAUD” 공식 웹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