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칸의 황금종려상을 거머쥐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 72회 칸 국제 영화제의 최고 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베니스, 베를린 국제 영화제와 함께 세계 3대 영화로 손꼽히는 칸 국제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 수상은 한국 영화 역사상 최초로, 특히 한국 영화 100주년이 되는 해에 거머쥔 영광이라 그 의미 또한 남다르다.

지난 21일 첫 상영 이후부터 현장 및 전문가들의 반응이 심상치 않았다. 봉준호 감독 그 자체가 장르가 됐다는 호평이 쏟아졌다.

특히 영화의 전체 전개를 이끌어가는 빈부격차라는 주제는 오늘날 국제 사회의 보편적인 현상에도 적용이 가능해 외신 기자 및 평단으로부터 많은 공감을 끌어냈다. 이에 더해 한국의 특수성이 전하는 신선함과 장르를 비틀고 실제 현상을 풍자하는 봉준호 감독 특유의 블랙 코미디를 영화 곳곳에 포진. ‘봉준호 장르’의 절정에 이른 모습을 보여줘 영화제 시작부터 황금종려상 수상 여부에 일찍이 많은 관심이 쏠렸다.

이러한 관심과 기대 속에 진행된 폐막식(25일)에서 초반 분위기가 예상과는 다르게 흘러가 영화 “기생충”의 본상 수상 가능성이 잠시 주춤하는 듯했지만, 심사위원장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Alejandro González Iñárritu) 감독이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결정된 황금종려상의 수상자로 봉준호 감독의 이름과 영화 기생충을 외쳤고 현장은 수상을 축하하는 환호성과 박수 소리로 가득했다.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무대에 오른 봉준호 감독은 “프랑스어로 소감을 준비하지 못했지만, 언제나 프랑스 영화를 보며 영감을 얻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저에게 큰 영감을 준 앙리 조르주 클로주와 클로드 샤브롤. 두 분께 감사드립니다”는 말과 함께 차분히 소감을 이어갔다.

그는 ” “ 기생충”이라는 영화는 영화적으로 되게 큰 모험이었어요. 독특하고 새로운 영화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 작업을 가능하게 해준 것은 저와 함께한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있었기에 가능했고요. 무엇보다도 위대한 배우분들이 없었다면 단 한 장면도 찍을 수 없는 영화였습니다”라고 밝히며 함께한 배우들과 스태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또한, 지난 “살인의 추억(2003)”부터 “기생충(2019)”까지 네 작품을 함께 한 자신의 페르소나 송강호 배우를 언급하며 그에게 마이크를 잠시 넘기기도 했다.

덕분에 “배우로서 인내심과 그리고 슬기로움과 열정을 가르쳐 주신, 존경하는 대한민국의 모든 배우분들께 이 영광을 바치겠습니다”는 배우 송강호의 깜짝 소감도 함께 전해졌다.

마지막으로는 “12살의 나이에 영화감독이 되기로 마음먹었던 소심하고 어리숙한 영화광이었습니다. 이 트로피를 이렇게 손에 만지게 될 날이 올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메르시, 메르시 보쿠”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칸 국제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으로 봉준호라는 장르는 한국 영화사에. 그리고 세계 영화사에 한 획을 긋게 됐다. 국내 개봉은 오는 30일.

칸 영화제 공식 웹사이트

이정훈
베를린과 서울을 기반으로 미술 저널리스트로 활동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