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을 몰입시키는 설치 예술 ‘Bâtiment’, 서울 상륙.

부에노스아이레스 출신 설치 예술가 레안드로 에를리치(Leandro Erlich)의 대표작 ‘바티망(Bâtiment)’이 오는 7월 29일부터 5개월간 서울 노들섬 복합문화공간에 전시된다. 프랑스어로 건물을 뜻하는 ‘바티망’의 핵심은 거울을 활용해 중력을 왜곡하는 것. 건물 외벽 위에 올라선 관객은 무중력 또는 일루전을 경험하고, 이때 거울 속 비현실적 상황에 놓인 자신을 마주하며 놀라움을 숨기지 못한다. 관객으로 하여금 그들이 객체이자 주체가 되어 작품과 일체 되도록 하는 경험을 선사하는 것이다.

또한 현실을 바라보는 관객의 ‘당연한 인식’을 꼬집는다. 레안드로 에를리치는 건물, 계단, 수영장, 엘리베이터 등 일상적인 공간에 혼란을 부여한다. 그리고 이 혼란은 곧 관객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장치가 된다. 층계가 수평으로 뉘어진 채 영원히 반복되는 ‘계단(The Staircase)’이나 물속을 아무 저항 없이 이동할 수 있는 ‘수영장(Swimming Pool)’, 또 다른 나를 마주하는 ‘엘리베이터 미로(Elevator Maze)’ 그리고 ‘바티망(Batiment)’까지. 이들은 모두 관객이 작품 안에 들어왔을 때 비로소 완성된다.

레안드로 에를리치는 이처럼 끊임없이 물리 법칙에 도전하지만, 애석하게도 대부분의 관람객은 ‘당연한 인식(물리 법칙)’에 섣불리 굴복하고 만다. 포스터만 보아도 알 수 있듯, 중력이 작용하지 않는 거울 안에서조차 현실 세계의 룰을 따르려 하니 말이다. 다시 말해 관객은 평면에 설치된 파사드(Fasade)에서조차 난간에 매달리거나 추락할 듯한 포즈(중력의 증거)를 취한다는 것이다.

아무렴 어떠랴. 예술 작품을 해석하는데 해답은 없으니, 다만 레안드로 에를리치가 계속해서 강조하는 것은 “Reality is fiction”일 수 있다는 것. 오는 전시를 통해 자발적 혼란을 겪은 다음, ‘당연한 인식’으로부터 해방되어보자.

Leandro Erlich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Leandro Erlich Batiment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전시 정보

일시 | 2022년 7월 29일 ~ 2022년 12월 28일
시간 | 10:00 am ~ 08:00 pm (입장마감 7시) *매주 월요일 휴관
장소 | 서울 노들섬 복합문화공간(용산구 양녕로 445)


이미지 출처 | batiment_leandroerli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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