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을 다룬 Cost Per Kilo 20.003 컬렉션 에디토리얼 룩북 / 미니 인터뷰

꾸준히 발전하는 패션 마켓과 더불어 시간이 지날수록 그 가치를 인정받고, 빛을 발하는 의류가 있는 반면, 쉴 새 없이 나고 지는 무수한 브랜드와 그 속도를 가늠하기도 힘든 빠른 유행에 맞물려 부산물이 되어버린 옷 또한 적지 않다. 큰 의미를 지니지 못한 채 소비되고, 버려지는 수많은 옷들, 이런 제작과 폐기에 대한 순환을 우리는 어떻게 인식할 수 있을까? 패션 브랜드 코스트퍼킬로(Cost Per Kilo)는 이러한 고민에서 시작되었다.

이에 코스트퍼킬로는 그들의 세 번째 컬렉션과 더불어 포토그래퍼 김진용과 패션 에디터 김보라 부부가 운영하는 빈티지 스토어 RCRC, 그래픽디자이너 레어버스(Rarebirth)와 함께 에디토리얼 룩북, 비디오를 제작했다. RCRC는 그들의 아이템과 코스트퍼킬로의 컬렉션을 조합, 스타일링과 촬영 등의 전체적인 기획을 맡았다.

스타일링에 활용한 아이템은 그들이 직접 서울과 런던, 도쿄 등을 방문해 수집한 빈티지로 가치를 잃은 것에서 영감을 얻은 코스트퍼킬로의 새 컬렉션과 의미를 연결 지었으며, 건축 자재와 각종 도구 등의 소품으로 리모델링 현장을 조성해 현대의 무한 소비 사이클을 빗댔다. 레어버스 역시 재순환을 주제로 본래의 것과 의미를 잃은 것을 재창조하는 콜라주 기법으로 코스트퍼킬로와 RCRC가 이야기하는 공통 주제를 연계해 계속해 순환하는 모습을 구성, 영상 속에서도 이러한 움직임을 자연스레 이어 의미와 무의미라는 개념을 비주얼로 이끌어냈다.

지난 5월 29일 프리뷰를 마친 코스트퍼킬로의 세 번째 컬렉션은 현재 코스트퍼킬로 공식 웹사이트와 한남 쇼룸, 딜러숍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타 패션 브랜드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주제로 컬렉션을 지속하는 코스트퍼킬로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아래 코스트퍼킬로 디렉터 구민현과의 미니 인터뷰를 확인해보자.

Cost Per Kilo 공식 웹사이트


Mini Interview

빈티지 스토어, 그래픽디자이너와의 협업으로 에디토리얼 비주얼을 구성한 점이 흥미롭다, 어떤 연유로 이들과 작업하게 되었는지.

RCRC는 김진용, 김보라 부부의 작업 공간이자 셀렉티브한 빈티지 숍으로 그들의 취향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인상적인 공간이다. 한때 우리는 코스트퍼킬로의 옷이 빈티지 숍에 걸려있는 장면을 상상해본 적이 있었다. 가치를 잃은 것에 영감을 받아 옷을 만드는 코스트퍼킬로와 한때 가치를 잃었던 세컨 핸즈나 빈티지를 수집하는 RCRC의 공통분모가 있었고, 이에 그들이 생각하는 코스트퍼킬로의 모습을 조합하면 분명 멋진 이미지가 나올 것 같았다.

그래픽디자이너 레어버스는 오랫동안 알고 지낸 동생이기도 하지만, 그 이전부터 그의 비주얼 작업의 팬이기도 하다. 이번 작업에 있어 어떤 제약을 두지 않고 의미를 잃은 것에 대한 것을 주제로 자유롭게 진행해주길 부틱했다.

코스트퍼킬로 정체성의 가장 큰 틀은 ‘순환’이라는 개념이다. 디렉터 본인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옷의 순환이라면.

너무 많은 이야기가 있겠지만, 코스트퍼킬로의 몇 가지 브랜드 신념에 맞춰 이야기해본다면, 일단 생산자로서의 기본을 지키는 것이 이상적인 옷의 순환을 만든다고 생각한다. 브랜드 진행에 있어 좋은 옷을 만드는 창작자의 노력은 당연하며, 그 안에 공감 할 수 있는 메세지가 있는 것. 그리고 완성된 옷이 가치를 잃치 않게끔 하는 창작자의 고집도 필요하다. 코스트퍼킬로는 노세일 정책을 고수한다. 재고가 남아도 시즌이 지나면 더 이상 판매하지 않는다. 우리의 메시지에 공감하며, 제품을 구입한 고객에게 배신감을 주고 싶지 않다.

코스트퍼킬로의 부담 없이 입을 수 있는 티셔츠부터, 다양한 디테일의 의류까지 그 폭이 넓다, 이번 20.003 컬렉션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아이템은 무엇인가.

패션 분야에서 오래 몸담긴 했지만, 지금껏 내가 일한 분야는 세일즈와 마케팅 파트였기에 창조, 제작 과정에 대해 깊은 이야기를 할 정도의 이해도는 없었다. 그러나 코스트퍼킬로를 전개하며, 두 디자이너 이현석, 이인우가 옷을 제작하는 전 과정을 꾸준히 지켜봤던 사람으로서 옷 하나를 완성하는 데 많은 고민과 무수한 시행착오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때문에 어느 한 가지 옷을 고르는 게 너무 힘들다. 하나같이 애착이 간다.

어느덧 세 번째 컬렉션을 선보였는데,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해줄 수 있나.

코로나바이러스(COVID-19) 이슈로 인해 쇼룸의 오픈이 늦어졌다. 아마 오는 7월 정도 오픈을 예상하고 있으며, 이번 시즌에 이어지는 20.004 컬렉션을 준비하고 있다. 많은 기대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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