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봄 최고의 꽃 한 송이, A Rose Socks

누군가에게 옷은 과시의 수단일 수도, 혹은 어쩌면 그저 생활을 위한 도구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매일 같이 일어나 티셔츠에 머리를 들이밀고 양말에 발을 욱여넣는 일이 유쾌하게 다가온다면, 그것만큼 행복한 순간이 또 있을까. 초밥이 주렁주렁 달린 티셔츠부터, 주머니에 곰인형을 품은 남방 그리고 낙타 인형을 그대로 가져다 놓은 버킷햇까지. 이노 마사유키(Maskyuki Ino)의 더블렛(Doublet)은 2018년 그가 처음 브랜드를 시작한 순간부터, 단 한 번도 ‘유머’라는 단어와 함께하지 않은 적이 없다. 그가 야심 차게 선보인 22SS 시즌 역시 예외는 아니다.

‘A Rose Socks’. 얼핏 잘 포장된 분홍색 장미 같아 보이는 것이, 성큼 다가온 봄처럼 우리네 마음을 간지럽히기 충분한 비주얼이다. 하지만 진정 꽃을 기대했다면 얼굴에 드리우는 쓴웃음을 가리기는 힘들겠다. 겹겹이 말려 있던 장미 꽃잎을 풀어내면 정체를 드러내는 존재가 다름 아닌 양말 한 켤레기 때문. 선홍빛 양말에 ‘GRACE’, ‘ELEGANT’, ‘HAPPINESS’, ‘GRATITUDE’ 같은 다소 고상한 단어로 포인트를 준 점도 눈길을 끈다. 혹시라도 이 기발하고 우스꽝스러운 아이템에 미소를 지었다면 이노식 유머의 승리다.

꽃과 가장 잘 어울리는 계절, 봄이 왔다. 한 번 신으면 되돌릴 수 없을 것만 같은 더블렛의 장미 한 송이. 행여 선물로라도 받게 된다면, 신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아, 고민이다…!

Doublet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이미지 출처 | Doubl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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