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레드 레토? 멧 갈라를 뒤 흔든 은빛 물결의 주인공

열렸다 하면 전 세계 패션계를 떠들썩하게 뒤흔드는 멧 갈라(Met Gala)가 다시 한번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미국: 패션 시집(In America: An Anthology of Fashion)’을 주제로 개최된 2022년 멧 갈라는 남북전쟁 이후 황금기를 맞은 1800년대 후반 미국의 휘황찬란한 모습을 담은 ‘황금빛 황홀함(Gilded Glamour)’을 드레스 코드로 택했다. 멧 갈라의 명성에 걸맞게 올해도 수많은 스타들이 화려함을 뽐내기에 여념이 없었지만, 주제가 주제이니만큼 미국의 독립을 드레스 코드로 한 지난 멧 갈라에 비해 조금은 점잖은 감이 없지 않은 모습이다. 

그러나 영웅은 난세에 나타난다고 했던가. 이번 멧 갈라에서는 프레드릭 로버트슨(Fredrik Robertsson)이 우리들의 영웅을 자처했다. 은빛 물결을 형상화한 아이리스 반 헤르펜(Iris Van Herpen)의 점프슈트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뒤덮은 그의 모습은 마치 드라마 ‘왕좌의 게임(Game of Thrones)’의 철왕좌를 떠올리게 했다. 미래지향적이면서도 판타지적 요소를 오뜨꾸뛰르에 녹여내는 아이리스 반 헤르펜의 디테일이 이번 멧 갈라에서도 빛을 발한 것이다. 

한 가지 재밌는 사실은 행사장에 등장한  프레드릭 로버트슨을 관객들이 자레드 레토(Jared Leto)로 착각했다는 것. 실제로 그의 짙은 눈 화장과 올백 머리는 가히 자레드 레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나 후에 자레드 레토가 알렉산드로 미켈레(Alessandro Michele)와 트윈 룩으로 등장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매년 화려함의 끝을 달리며 우리가 자본주의 세계를 살아가고 있음을 절실히 느끼게 해주는 멧 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스트 드레서를 뽑는 일이 여전히 흥미로운 것은 왜일까.

Fredrik Robertsson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이미지 출처 |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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