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축구 선구자 10인에 경의를 표한 Martine Rose X Nike 두 번째 컬렉션

영국 그라임(grime) 문화에 관심을 둔 이라면 최근 런던 패션위크의 주인공 역할을 톡톡히 한 마틴 로즈(Martine Rose)의 컬렉션이 퍽 반가울 것 같다. 그라임 신(scene) 밖에서는 좀처럼 설 자리를 찾지 못했던 촌스러운 나이키 스니커즈의 대명사, 샥스(shox)가 마틴로즈의 은혜로운 손길에 힘입어 세련된 하이힐 뮬, ‘Shox Mule MR4’로 재탄생했으니 말이다. 물론 마틴로즈의 상징과도 같은 스퀘어토와 스카치 디테일 역시 빠지지 않고 돌아왔다. 

단순 디자인 혹은 정체성 결합에 그치지 않는 두 브랜드의 협업이 올해도 계속될 예정이다. 음악, 예술, 스포츠 등을 비롯한 다양한 장르 속 아웃사이더와의 강한 연대감에서 정체성을 찾는 마틴로즈가 지난해 여성 축구팀 Lost Lionesses의 업적을 기리는 컬렉션을 선보인 데 이어, 여성 축구 선구자 10인의 업적을 기념하는 프로젝트를 지난 5일 공개한 것.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한 마틴로즈는 “아직까지 대부분의 여자 축구 선수들이 급여도 받지 못한 채로 선수 생활을 하고 있다. 프로가 되더라도 낮은 급여 탓에 다른 직업을 가져야 하는데, 천문학적인 주급을 받는 남자 축구 선수들에 비하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격차가 크다”라며 남자 축구의 인기에 뒷전으로 밀려난 여자 축구 커뮤니티에 대해 아쉬움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영국 최초의 흑인 감독 호프 파월(Hope Powell)부터 인권 변호사 캣 크레이그(Kat Craig)와 파일럿 루스 루아노(Ruth Ruano), 네덜란드로 망명한 우크라이나 바텐더 마리아 로만첸코(Maria Romanchenko) 그리고 프랑스 축구 연맹이 히잡 착용을 금지하며 설 자리를 잃은 이슬람 여성 축구 단체 ‘Les Hijabeuses’의 하트룸 뎀벨레(Khartoum Dembelé)와 푸네 디아와라(Founé Diawara)까지. 가시밭길을 헤치며 여성 축구계를 이끌어 온 10인의 선구자에게 경의를 표하는 마틴로즈의 이번 프로젝트는 여전히 많은 변화를 필요로 하는 시스템에 대한 마틴로즈의 아쉬운 한탄 혹은 희망에 찬 저항을 담고 있는 듯하다. “I was England’s first Black manager.”, “I don’t care if you are offended.”라고 외치는 인종도, 직업도 다른 10인의 목소리는 이들과 연대한 마틴로즈의 것이기도 할 터. 

7월 7일 마틴로즈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 예정인 ‘Shox Mule MR4’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에 앞서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보는 건 어떨까. 

Martine Rose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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