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하우스 Saint Laurent이 영화 제작사를 설립했다

페드로 알모도바르(Pedro Almodóvar), “스트레인지 웨이 오브 라이프(Strange Way of Life)”

프랑스의 럭셔리 패션 하우스 생 로랑(Saint Laurent)이 영화 제작사를 설립했다. ‘Saint Laurent Production’이란 이름으로, 생로랑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안토니 바카렐로(Anthony Vaccarello)가 직접 진두지휘를 맡는다.

생 로랑은 이전부터 카트린 드뇌브(Catherine Deneuve)나 로미 슈나이더(Romy Schneider)처럼 영화 속 유명 여배우들의 의상에 관여하거나, 혹은 짐 자무쉬(Jim Jarmusch), 아벨 페라라(Abel Ferrera) 같은 유명한 영화감독을 패션쇼에 기용하는 등 이전부터 영화계와 협업을 선보인 바 있다. 하지만 이처럼 본격적으로 영화 사업에 뛰어든 것은 생 로랑의 역사는 물론이고, 다른 패션 브랜드를 통틀어서도 처음이라고.

생 로랑 프로덕션은 오는 5월 칸에서 처음 자신들의 작품들을 공개할 예정이다. 페드로 알모도바르(Pedro Almodóvar)가 감독하고, 에단 호크(Ethan Hawke)와 페드로 파스칼(Pedro Pascal)이 출연하는 “Strange Way of Life”를 포함해 미공개 단편 영화까지 총 두 편의 영화를 선보일 예정. 현재 진위는 알 수 없지만 아직 공개되지 않은 두 번째 단편의 경우 장 뤽 고다르(Jean Luc Godard)가 작년 말 세상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완성한 작품일지도 모른다는 추측이 온라인에서 널리 퍼지고 있어 더욱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중이다.

안토니 바카렐로는 이전부터 영화야말로 자신을 형성하고 꾸준히 영감을 준 매체라고 말했을 정도로 열성적인 시네필이다. 그는 “옷보다 더 영속적인 매체를 통해 생 로랑의 비전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어 기쁘다고 말하며, “생 로랑은 언제나 시네마와 연결되어 있었다. 커뮤니케이션의 측면에서 영화는 어쩌면 컬렉션보다 사람들에게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 창의성을 더 광범위하고 대중적으로 확장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고 전했다. 생 로랑의 이러한 행보는 낯설 수 있지만 “항상 영화와 연결되어 있던” 유산을 보다 본격적으로 이어가는 것이라고. 안토니 바카렐로는 앞으로 생 로랑 프로덕션이 제작하는 영화의 의상 디자인에도 관여할 예정이다.

생 로랑 프로덕션은 이 밖에도 데이비드 크로넨버그(David Cronenberg), 파올로 소렌티노(Paolo Sorrentino) 등의 감독과 새로운 장편 프로젝트도 준비 중이다. 이에 더해 당분간 매년 2~3편의 영화를 공동 제작할 계획. 영화 의상 디자인이나 협찬을 넘어 본격적으로 제작까지 뛰어든 생 로랑의 행보가 어떤 방향을 향해 나아갈지, 또 영화계와 패션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Saint Laurent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이미지 출처 | Saint Laurent, Saint Laurent Produ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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