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이트보드 문화의 호기와 함께 현재 세계 각지 내로라하는 스케이터를 끌어모아 최강의 라인업을 자랑하는 아디다스 스케이트보딩(adidas Skateboarding)이 자리하고 있지만, 아디다스는 스케이트보딩 라인 설립 이전부터 스케이트보드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표했다. 그렇게 1996년 아디다스는 오리어든(adidas O’Reardon)이라는 스니커를 내놓았고 에이리언 워크숍(Alien Workshop), DC 슈즈(DC Shoes) 등의 당시 날고 기는 스케이트보드 브랜드에서 프로로 활동한 스케이트보드 스타 조쉬 칼리스(Josh Kalis)를 전면에 내세우며 꽤나 선전했다. 아디다스와 같은 정통 스포츠 브랜드가 스케이트보드 슈즈를 제작했다는 데에 많은 이가 호기심을 가진 것도 있거니와, 그때만 해도 스케이트보드 슈즈 대부분은 두툼하게 썰린 한 덩이 고기처럼 투박하기 그지없었다. 그에 비해 그 시절의 오리어든은 날렵하게 잘 빠진, 상당히 멋진 외형의 스케이트보드 슈즈로 칭송받았던 것 같다.
아무튼, 오랜 시간 아디다스와 협력 관계를 맺으며, ‘팔디다스’라는 괴랄한 별명까지 만들어낸 팰리스 스케이트보드(Palace Skateboards)가 20년이 훌쩍 지난 지금 그 누구도 기억하지 못할, 어느 창고에 먼지가 잔뜩 쌓여있을 것만 같은 스니커 오리어든을 꺼내왔다. 어퍼를 가로지르는 무식한 삼선, 그리고 이제는 찾아보기조차 어려운 널찍한 왕끈을 특징으로 하는 이 곰팡내 폴폴 나는 스니커를 다시 집어 든 이유는 무엇일까? 여느 스케이트보드 브랜드가 그렇듯 해괴한 장난쯤으로 여겨지는 협업이지만, 나름 한 시대를 풍미한 스케이트보드 슈즈에 당당히 자리를 차지할 만큼의 강한 임팩트를 남긴 스니커가 팰리스 스케이트보드에 의해 새로 태어났다.
팰리스 스케이트보드의 얼굴마담 자말 스미스(Jamal Smith)가 직접 오리어든을 착용하고 스케이팅을 하는 영상을 공개, 그 연식을 무색하게 하며 1분간 활약한다. 언제나 세련되고 재치있는 영상으로 자사의 제품을 홍보하던 팰리스 스케이트보드가 그럴듯하게 과거의 분위기를 내는 모습도 유쾌하다. 오리어든은 과거 퍼포먼스의 딱지를 떼고 트레포일 로고를 삽입했으며, 남색과 녹색 두 가지 색상으로 발매할 예정. 오는 29일 팰리스 스케이트보드의 공식 웹사이트와 오프라인 스토어에서 첫 선을 보인다고 하니 기대와 함께 기다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