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rl Lagerfeld의 마지막 Fendi 컬렉션, 밀라노에서 공개

지난 19일, 85세의 나이로 사망한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Karl Lagerfeld). 생전 패션계에 독보적인 영향을 끼쳤던 그이기에, 언론은 장례 방식부터 반려묘 슈페트(Choupette)까지 칼 라거펠트의 모든 것에 관한 보도를 멈추지 않고 있다. 세간의 주목을 받는 그의 유산 중, 가장 많은 이들의 기대를 받은 것은 단연 펜디(Fendi) 컬렉션. 무려 54년 동안 펜디와 동행한 칼 라거펠트의 마지막 2019 가을/겨울 컬렉션이 지난 21일, 밀라노 패션위크에서 공개됐다.

1925년에 설립된 이탈리안 패션 브랜드 펜디는 1965년 칼 라거펠트가 합류하면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왔고, 현재는 패션계의 거대한 이름으로 군림하고 있다. 브랜드의 퍼 제품에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더하는 FF 로고 역시 칼 라거펠트가 처음 디자인한 것. 특유의 미적 감각으로 브랜드를 이끌어온 그의 부재는 펜디에게 그야말로 엄청난 상실이었다. 그의 죽음을 추모하기 위해 쇼장 내 모든 좌석에는 헌정 카드가 준비되었고, 입구 조명에도 그의 서명이 자리했다.

비록 쇼의 주인공은 자리에 없었지만, 쇼를 통해 그의 천재성은 다시 한번 증명되었다. 칼 라거펠트의 전매특허인 여성적인 실루엣의 테일러링이 돋보였으며, 가죽과 쉬폰 등 상반된 분위기의 소재들이 조화를 이뤘다. 스타킹을 포함한 다양한 아이템에서 1981년 ‘칼리그라피(Karligraphy)’ 모노그램의 사용이 눈에 띄었고, 드레스를 마무리하는 큰 리본은 쇼 전체에 로맨틱한 무드를 배가했다.

벨라 하디드(Bella Hadid)와 지지 하디드(Gigi Hadid)가 쇼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동안 칼 라거펠트의 오랜 동업자 미셸 고베르(Michel Gaubert)는 데이비드 보위(David Bowie)의 “Heroes”로 오랜 친구를 추모했다. “러브 칼(Love Karl)”이라는 문구가 적힌 패널 밑으로 등장한 실비아 벤투리니 펜디(Silvia Venturini Fendi)는 이날 혼자 피날레 인사를 해야 했는데, 그간 칼 라거펠트와 언제나 함께 등장했던 그녀가 홀로 인사하는 모습은 보는 이들을 눈물에 젖게 했다.

 

실비아의 인사가 끝난 뒤, 펜디가 준비한 마지막 순서는 칼 라거펠트의 생전 인터뷰였다. 대형 스크린에 등장한 칼 라거펠트는 자신이 펜디에 합류해 처음 입었던 룩을 스케치하며 추억에 잠겼다. 버티기 유독 힘든 패션업계에서 무려 54년간 지속된 칼 라거펠트와 펜디의 협업은 비록 마무리되었지만, 그가 펜디에 남긴 영향력만큼은 죽음 이후에도 영원히 지속되지 않을까.

Fendi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Fendi 공식 웹사이트

RECOMMENDED 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