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sy Ross 기 사용으로 불거진 Nike의 인종차별주의 논란

미국 최대의 국경일 중 하나인 7월 4일 독립기념일. 미국 독립 243주년을 맞은 이 날 미국에서는 전국적으로 다양한 행사들이 벌어짐과 동시에 스투시(Stussy)와 캑터스 플랜트 플리 마켓(CPFM) 등 많은 브랜드가 특별판 제품을 앞다퉈 발매했다. 세계 패션 시장을 이끄는 나이키(Nike) 역시 이날 독립기념일 특별판인 에어맥스 1 퀵스트라이크 7월 4일(Air Max 1 Quick Strike Fourth of July) 제품을 발매했는데, 이 제품의 뒤꿈치에 새겨진 초기 성조기의 문양이 발단이 되어 현지 여론이 반으로 갈려서 대립 중.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는 벳시 로스 기(Betsy Ross Flag)는 최초의 미국 식민지 13개를 상징하는 13개의 별을 포함하고 있는 성조기다. 18세기에 만들어진 이 문양에 대한 견해는 다양하지만, 전직 미국풋볼 리그(NFL) 선수이자 인권 운동가인 콜린 캐퍼닉(Colin Kaepernick)이 해당 제품이 노예제를 연상시킨다며 비판하자 수많은 비난 여론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가디언(The Guardian)의 보도에 따르면 이 깃발은 백인우월주의자들과 과거 미국 나치당이 사용한 바 있다고 한다.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나이키 측은 ‘의도치 않게 국가 기념일의 의미를 손상시킬 수 있다는 우려’로 판매 예정이었던 제품을 즉각 전량 회수했다. 이번 사태의 후폭풍으로 미국 애리조나(Arizona)주는 나이키 공장 건설에 100만 달러(약 12억 원)를 지원할 계획을 취소했으며, 더그 듀시(Doug Ducey) 애리조나주 주지사는 트위터(Twitter)에서 장문의 글을 통해 “나이키가 부끄럽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애리조나주 경제는 나이키 없이도 잘 돌아가고 있다. 우리의 역사를 의식적으로 깎아내리려는 기업에 아첨할 필요 없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많은 이들이 뱃시 로스 기를 사용한 나이키를 비판하는 한 편, 일부 소비자들은 해당 깃발은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의미할 뿐이며, 노예제도가 존재하던 시기에 사용되었던 깃발이라고 하여 인종차별주의를 옹호하는 의미는 아니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두 여론이 대립하는 동안 유명 브랜드 리셀링 플랫폼 스탁 엑스(Stock X)에서는 이 신발의 가격이 한 때 2,500달러(약 292만 원)까지 판매되기도 했지만, 스탁 엑스 측은 해당 제품의 판매가 자사의 가치와 맞지 않다고 하여 플랫폼 내 판매를 중단시켰다.

뱃시 로스 기의 사용을 두고 애국심과 인종차별주의라는 상반된 개념을 떠올리는 현지 여론의 대립 구도는 점점 첨예해지고 있다. 이번 사태가 나이키의 명성에 어떤 영향을 줄지 알 수는 없지만, 최근 킴 카다시안(Kim Kardashian)의 기모노 인티메이츠(Kimono Intimates) 논란과 더불이 이번 사건은 브랜드 측면에서 문화-역사적인 요소를 차용하는 경우, 더욱더 다각도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교훈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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