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결국, ‘무관객 영화제’ 개최 결정

앞으로 국내의 영화제도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개최 여부가 달라질지 모른다. 바로 국내에서 처음으로 전주국제영화제가 코로나19의 여파로, ‘무관객 영화제’ 개최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전주국제영화제는 이미 개최 시기를 한 달여 늦춰 5월 28일로 변경하였으나 5월 초 연휴를 지나 코로나19가 재확산될 것을 우려하여 영화제 조직위원회에서 행사 축소를 결정했다.

다만 영화제 행사는 국제경쟁, 한국경쟁 등 경쟁 부문 작품은 심사윈원과 상영작 감독 등 최소 인원만 참여하는 ‘무관객 영화제’로 전환하여 진행하고 프로젝트 마켓과 창작 지원 프로그램은 그대로 진행한다. 그리고 영화제 기간 제작사와 감독의 허락을 구한 작품에 한해 온라인 상영을 개최하기로 했으며 코로나19가 안정화되면 올해 초청작을 관객에게 소개하는 장기 상영 프로그램을 계획한다고 밝혔다.

2019년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 “미드90s(Mid 90s)”

전주국제영화제의 무관객 영화제 개최 결정은 개최를 앞둔 다른 영화제에 선례를 남겼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축소 개최는 상당히 어려운 결정임이 틀림없다. 영화제 조직 구성부터 상영 취소에 따른 사후 처리가 매우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영화제 사무국 출근을 앞둔 스태프는 출근도 전에 축소에 따른 인사 개편으로 황망한 실직을 경험하게 될지 모른다.

무엇보다 매년 다른 주제로 기획되는 특별전과 다양한 섹션 작품을 만날 수 없는 것은 영화제의 독창적인 색깔과 세계 영화의 흐름을 잃게 되기 때문에 축소 개최 결정에 큰 걸림돌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스포츠, 페스티벌 등 야외에서 열리는 행사들도 줄줄이 취소되고 있는 가운데 한정된 공간에서 오랜 시간 영화를 관람하는 영화제 역시 이러한 결정은 불가피했을 것이다.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퀘이 형제’의 “악어의 거리(Street of Crocodiles)”

한편 칸, 베를린, 토론토, 베니스, 선댄스 영화제 등 약 20개의 국제 영화제들이 5월 29일 유튜브에서 ‘We Are One’이라는 이름으로 열흘간 무료 디지털 국제 영화제를 공동 개최한다. 상영 부문은 장편, 단편, 다큐멘터리, 음악, 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이 공개될 예정이다. 아직 한국의 국제영화제는 여기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영화제 개최의 대안으로서 고려할 수 있지 않을까.

영화를 향유하는 방식이 예전과 크게 달라지고 있지만, 집단 관람 체험과 감독과의 대화 등 영화제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은 오직 영화제에서밖에 만날 수 없다. 게다가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는 작품들을 영화제에서 미리 만날 수 있기 때문에 시네필들은 밤새 티켓박스 앞에서 밤을 지새우곤 했다.

올해는 이런 광경을 볼 수 없지만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안정되어 관객들이 영화제를 찾을 수 있는 날을 기대해본다.

전주국제영화제 공식 웹사이트
We Are One A Global Film Festival 공식 유튜브 채널


이미지 출처 | 전주국제영화제, Mid90s IM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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