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에 절은 듯한 퀭한 눈의 남자가 미친 듯이 달리는 오프닝, 이기 팝의 “Lust For Life”가 흘러나오는 가슴 설레는 그 장면을 기억하는지? 그렇다. 바로 이완 맥그리거 주연, 대니 보일이 감독한 영화 “트레인스포팅(Trainspotting)”이다. 이 영화를 본 20대라면 아마 남녀 할 것 없이 가슴 속 어딘가에서 뜨거운 감정이 솟는 경험을 해봤을 것. 제멋대로 젊음을 낭비하는, 왠지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 남자들은 지난 20년간 우리의 청춘과 함께했다.
그런데 작년 가을, 대니 보일이 대뜸 “트레인스포팅”의 10년 뒤를 그린 “T2: 트레인스포팅 2”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진짜? 영화가 개봉된 지 20년이나 흐른 지금, 어떤 배우들을 가지고 무슨 영화를 만들 것인가? 영화 팬들 사이에서는 기대와 우려 섞인 목소리가 동시에 나왔다. 자, 이제 위 영상을 한번 확인해보자. 그로부터 1년 반이 훌쩍 또 지나고, 트레인스포팅 제작팀은 영국 가디언 지를 통해 위에 보이는 30초짜리 트레일러를 공개했다.
기차가 지나간 뒤 모습을 드러내는 네 명의 남자는 반갑게도 20년 전 바로 그 녀석들-이제는 지긋한 아저씨들이지만-이다! 노래 또한 “Lust For Life”이 그대로 흘러나온다. 삶을 선택하라는 말에서 시작하는 “트레인스포팅” 오프닝 장면의 독백, 한낱 빌어먹을 커다란 TV를 고르는 일과 인생을 결정하는 일이 뭐가 다르냐는 반항기 가득한 그의 말은 과연 20년이 지난 지금도 유효한 건지? 그 시절, 랜튼과 함께 거리를 방황했던 청춘들이라면 이 후속작을 필히 확인해봐야 할 것이다.
트레인스포팅(1996) 오프닝 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