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밍타이거의 sogumm, 솔로 정규 1집 [Sobrightttttttt] 발표

바밍타이거(Balming Tiger)의 싱어송라이터 소금(sogumm)이 첫 번째 솔로 앨범 [Sobrightttttttt]를 발표했다. 총 12곡이 수록된 본작은 피처링 없이 자신의 목소리만을 담아 소금 특유의 분위기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게 했다. 전곡의 프로듀싱은 원진(wnjn)이 담당했다. 소금은 그녀만의 독특한 스타일과 매력적인 목소리를 특징으로 사운드클라우드를 중심으로 트랙을 발표하면서 뮤지션들의 눈에 먼저 띄었고, 염따(Yumdda)를 비롯한 다양한 뮤지션과 협업하며 서서히 이름을 알리다 최근 방송사 MBN과 AOMG가 합작한 프로그램 “사인 히어”에서 좋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본 작은 이러한 유리한 여건 속에서 소금 자신과 프로듀서 원진 그리고 바밍타이거의 지향점을 여실히 드러내고자 한 트랙이다. 특히 발매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드레스(Dress)와의 합작 앨범 [Not my fault]와는 꽤 상반되는데, [Not my fault]는 기타 사운드를 주로 사용한 R&B와 트랩 트랙이 주를 이루어 아주 대중적인 앨범이라는 인상. 이와 맞물려 펀치넬로, 박재범, 페노메코, 김심야, 우원재, 오메가 사피엔 등 많은 아티스트가 적절히 참여할 수 있었고, 소금은 정직하게 디자인한 보컬로 각 곡에 한껏 어우러졌다. 이 앨범은 대안적인 성격이 강한 바밍타이거의 사운드를 잠시 벗어나 조금 더 보편적인 사운드에 그녀의 목소리를 담아본 일종의 느긋한 외유(外遊)에 가까웠다.

반면, 본작의 곡들에서는 대개 강한 기계음과 리버브 효과, 8비트 음악에 나올 듯한 사운드와 퍼커션 등을 다수 사용했기에, 마치 샘아이얌(Samiyam)과 플라잉 로터스(Flying Lotus) 그리고 이들이 속한 레이블 브레인피더(Brainfeeder)의 음악에서 영감을 받은 듯한 느낌이 강하다. 원진은 매우 실험적인 사운드로 난해하면서도 그루브를 자아내는 인스트루멘탈로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했고, 이렇게 색깔이 뚜렷한 노선을 택하며 최근에야 바밍타이거에 영입된 아티스트로서 자신의 존재감을 어필했다.

한편 이에 따라 소금 또한 화음으로 중첩시킨 목소리로 특유의 흐느적거리는 듯한 음절 배치와 여유로운 플로우를 구사한다. 그녀의 독보적인 목소리는 섬세한 디테일이 살아있는 사운드와 의외로 잘 합치되어 나타난다. 첫 곡 “kill me”에서부터 소금은 몽환적인 인스트루멘탈과 대비되는 섬뜩한 가사를 중첩된 목소리로 뱉는다. “Dance!”에서는 신스 사운드 위 귀여운 심상으로 분위기를 반전한다. “무슨 바람이 불었나”는 어쿠스틱 기타만으로 시작하나 이내 사랑에 관한 고민을 표현하듯 다채로운 고주파의 사운드를 첨가해 곡에 개성을 은근하게 더했다. 곡 중에서 “BadBadBad”와 “나 홀로 집에”는 부정확한 발음으로 밴딩(끝음을 길게 처리하는 창법)이 두드러진 보컬만으로 채워 곡의 분위기만으로, 즉 비언어적인 방식으로 감정을 표현하며 청자로 하여금 프로듀싱에 더 집중하게 만든다.

후반부는 기본적인 힙합 비트를 조금 더 강조하고 여기에 일렉트로닉 신스와 베이스를 첨가하는 방식으로 전개하는데, “Stand Alone”에서는 애시드 재즈의 신스 사운드를 추가하고, 선공개된 “Kimchisoup”에 이르러서는 사실상 랩이라 해야 할 보컬을 박자에 맞춰 선보인다. “Take A Waltz”의 경우에는 질질 끄는 템포와 뭉개지는 발성 음절로 훅까지도 기묘한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웨스트 코스트 스타일의 훵키한 베이스가 특유의 분위기를 배가한다. 그리고 조금 더 연한 느낌의 붐뱁 비트 위에서 전자피아노 사운드를 반복적으로 연주하며 화자의 복잡한 감정선을 잘 표현한 트랙 “Smile”도 인상적.

전반적으로 재즈 및 훵크의 사운드, 고주파의 비디오 게임 사운드를 다양하게 사용해 난해한 프로덕션이지만, 소금의 매우 독보적인 매력의 목소리를 추가해 곡 그 자체의 무드에 젖어 감상할 수 있는 앨범이다. 곡의 분위기 조성에 크게 초점을 두어 원진의 스타일과 소금의 개성이 가감 없이 매우 진하게 드러났다. 그야말로 브레인피더의 향취가 강한 음악에 오롯이 소금의 목소리와 감정 표현력만을 가미해보는 실험이라 할 만한데, 이 실험을 통해 바밍타이거가 품을 수 있는 음악의 스펙트럼은 한 층 넓어졌고, 두 아티스트의 활동에 기대감을 품게 한다. 본작의 앨범 커버처럼, 훨씬 더 진한 소금이 펼쳐내는 내면의 바다에 빠져보고 싶다면 감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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