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die Chacon의 명상과도 같은 소울 앨범, [Pleasure, Joy and Happiness]

R&B 듀오, 찰스 앤 에디(Charles & Eddie)는 1992년 그들의 데뷔 앨범에 실린 싱글 “Would I Lie To You?”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 이후 두 번째 앨범에 실린 “Wounded Bird”는 영화 “트루 로맨스(True Romance, 1995)”의 OST로도 쓰였지만, 이것이 커리어의 전부가 되었고, 이 듀오는 종적을 감춘다. 그리고 30년이 지난 2020년, 에디 샤콘(Eddie Chacon)은 [Pleasure, Joy and Happiness]라는 솔로 앨범을 발표한다. 

긴 세월 동안 에디는 그들의 커리어와 늘 함께하던 A&R이 더 큰 회사로 떠나는 것을 봐야 했고, 자신의 반쪽 찰스 페티그루(Charles Pettigrew)가 아무런 예고도 없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접했다. 큰 상처를 입은 그는 2005년에 스튜디오를 접고, 스타일리스트였던 아내와 함께 패션 사진가로서 삶을 살아왔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과거 원히트 원더의 영광을 잊지 못했던 에디는 내면에 있던 열등감, 자존심 같은 것들과 계속 싸워왔고 자신의 정신 건강을 위한 음악을 만들기를 원했다. 그러던 중 서로의 지인을 통해 LA의 유능한 작곡가이자 프로듀서 존 캐럴 커비(John Carroll Kirby)를 만나 2020년 소울 충만한 앨범 [Pleasure, Joy and Happiness]를 완성했다.

존 캐럴 커비가 주조해낸 소울(Soul)과 R&B의 전통적인 작법을 바탕으로 빈티지한 터치로 가득한 곡들은 그간 겪었던 마음속 이야기를 풀어내는 정신적인 가사와 만나 마치 명상을 하는 듯한 편안한 분위기를 전달한다. 다양한 음색을 지닌 에디는 첫 트랙 “Trouble”에서는 가늘게 부르는 목소리로 커티스 메이필드(Curtis Mayfield)를 떠오르게 하고, 앨범의 중심 같은 곡 “My Mind Is Out of Its Mind”는 블루 아이드 소울(Blue Eyed Soul)의 진수를 보여주며, “Wicked World”를 통해 자신의 스승과도 같은 마빈 게이(Marvin Gaye)로 빙의한 듯 세상을 바라본다.

흑인의 한을 담아내던 소울이라는 장르는 이제 미디어와 소셜 미디어로 가득 찬 세상에서 한 개인이 겪는 정신적 고통과 성찰을 보여주는 창구가 된 것처럼 보인다. 이 앨범과 함께 잠시 이 이상한 세상에서 빠져나와 자신 안에 있는 기쁨과 즐거움, 행복을 바라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Eddie Chacon 인스타그램 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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