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퍼 Young Nudy, 2집 앨범 [DR. EV4L] 발표

애틀란타 출신의 래퍼 영 누디(Young Nudy)가 2집 앨범 [DR. EV4L]을 공개했다. 영 누디는 2016년 믹스테잎 [Slimeball]을 시작으로 미국 트랩 신(Scene)에서 자기만의 영역을 구축해왔으며, 2019년에는 래퍼 겸 프로듀서 피에르 본(Pi’erre Bourne)과의 합작 앨범 [Sli’merre]로 평단의 인정을 받았다. 사촌 형제 지간인 21 새비지(21 Savage)를 비롯하여 릴 우지 버트(Lil Uzi Vert), 드림빌(Dreamvile) 등 여러 뮤지션들과 양질의 교류를 이어오고 있으며, 얼마 전에는 영화 “쏘우(Saw)” 시리즈 신작의 OST에 참여하기도 했다.

변칙적인 플로우와 독특한 발성이 특징인 영 누디의 랩은 일종의 최면술 같다는 인상을 준다. 특유의 음산하면서도 익살스러운 하이톤은 플레이보이 카티(Playboi Carti)와 대니 브라운(Danny Brown)의 중간 지점이 떠오르며, 영 서그(Young Thug)의 영향을 받은 래퍼 릴 키드(Lil Keed)와 비교되기도. 불과 1년 전 데뷔 앨범 [Anyways]로 자신의 포부를 알렸던 영 누디가 한 층 더 발전된 사운드와 자신의 강점을 내세운 2집 앨범을 들고 돌아왔다.

[DR. EV4L]에서 영 누디가 펼쳐 보이는 퍼포먼스는 ‘악마’ 이미지를 잘 표현하고 있다. 갱스터 랩을 표방하는 그의 가사는 새로울 것이 없지만, 텁텁하고 세기말적인 테마를 능수능란하게 활용하는 플레이는 충분히 흥미롭다. 전반부에 배치된 “Mini Me”, “Roughneck”은 섬뜩하고 긴장되는 분위기를 연출하여 앨범의 콘셉트를 공고히 한다. 갱단의 일원으로서 거리의 삶을 적나라하게 늘어놓는 “Soul Keeper”, 벨 소리를 차용한 트랩 비트 위에 흐느끼는 듯한 랩으로 중독적인 사운드를 만들어내는 “Scott Evil”은 영 누디의 기량을 여실히 보여주는 트랙. “Walking Dead”에서는 대체 불가능한 ‘좀비 플로우’를 구사하며 앨범 마지막까지 극악무도함을 각인시킨다.

화려하진 않지만 묵직한 피처링 진 또한 인상적인데, 세 트랙에 각각 참여한 릴 우지 버트, 21 새비지, 쥐 허보(G Herbo)의 스탠스를 포용하면서도 앨범의 아이덴티티를 잃지 않는다. 스킷(Skit) 하나 없이 구성되어 시종일관 간담을 서늘하게 만드는 13곡을 잇달아 듣고 나면, 한 편의 공포 영화를 시청한 듯한 기분이다. 마치 한여름 열대야를 식혀줄 것만 같다. 멈블 랩(Mumble Rap)이 대중들에게 알려진 지도 어언 10여 년, 포화 상태를 향하는 현 트랩 신에서 뚜렷한 색깔과 치밀한 캐릭터로 청각적 쾌감을 선사하는 영 누디의 이번 앨범 [DR. EV4L]을 기억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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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Young Nu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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