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efer, 새 앨범 [When There’s Love Around] 발표

우리에게 가장 사랑이 넘치던 시기가 언제였던가? 다양한 답변들이 나오겠지만 아마 학창 시절을 많이 떠올릴 것이다. 수없이 방황하고 고민하던 일상의 무게는 아틀라스가 들고 있는 지구의 무게보다 무겁다고 느꼈을 것이다. 허나 매일 다가오는 그 일상 속 사랑이 왠지 모를 설렘을 줬던 것도 사실이다. 학창 시절만큼 충만하게 자신을 사랑하고 친구를 사랑한 시기 없던 만큼 사랑이 넘치던 그 시간을 우리는 무척 그리워한다.

앞서 말한 이야기는 스톤즈 스로우(Stones Throw Records)의 어느 피아니스트의 신보를 앞에 둔 우리에게 해당할 것이다. 오래간만에 맛볼 키퍼(Kiefer)의 선율을 두고 디데이를 세어가며 기다린 팬들에게 이번 [When There’s Love Around]은 사랑이 넘치던 시기에 대한 향수를 선물해주고 있다. 43분 동안의 키퍼가 읊는 선율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사랑이 넘치던 그 시절에 도착한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

한편, 웨더 리포트(Weather Report)의 [Heavy Weather]로 대변되는 퓨전 재즈의 이런 맛. 요즘은 찾기가 어려워져 많은 이들이 그에 대한 향수와 갈증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이를 키퍼가 채워줄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 했기에, 키퍼의 전작들을 맹신했다가는 큰코다칠 터. 특히 [Kickinit Alone](2017)을 생각했다면, 학창 시절 자신이 공부한 것과 다른 것이 시험에 출제되었을 시 느끼는 아찔함을 오랜만에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조금은 다른 키퍼의 톤과 매너는 진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조미료가 된다.

앨범이 전반적으로 뜨겁다. “i remember this picture”와 “curly” 같은 곡부터 “lift somebody up”, “with you where you are”까지 가슴을 격양되게 만드는 곡들을 두고 굳이 냉철해질 필요가 없다. 그렇다. 믹스 커피와 담배가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진 우리에게 12개의 운율은 건조해진 우리로 하여금 다시 뜨겁게 만든다. 앨범을 듣고 그때가 떠올랐다면, 그 시절 사랑하던 친구들에게 전화해보자.

Kiefer 인스타그램 계정


이미지 출처 | Stones Throw Recor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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