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rlotte Adigéry & Bolis Pupul, 새 앨범 [Topical Dancer] 발표

울다가 웃어 본 적 있는가? 어릴 때는 엉덩이에 뿔이 난다고 하더라. 시간이 지나 넓은 세상을 경험하다 보니 웃다가 우는 경우가 많아지는 것을 느꼈을 것. 거울로 그 모습을 보니 웃고 있는지 울고 있는지 모르는 표정으로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할 터. 차라리 엉덩이에 뿔이라도 났으면 하고 다시 운다. 혹시 사회 구성원으로서 내가 누구인지, 그들(Them)과 다른 모습 때문인가? 혹은 차이와 차별 사이에서 방황하는 자신이 혼란스러워서는 아닌가? 벨기에를 기반으로 활동 중인 샬롯 아디제리(Charlotte Adigéry)와 볼리스 푸풀(Bolis Pupul)가 새로 발표한 [Topical Dancer]의 수록곡 “Haha”와 “Blenda”를 두고 하는 이야기다.

신스 훵크 한 꼬집, 부기 한 꼬집, 포스트 펑크 한 꼬집, R&B 한 꼬집, 하우스 한 테이블 스푼, 테크노 두 테이블 스푼, 익스페리멘탈 눈대중. 위 재료들로 두 베테랑이 만든 균형 잡힌 팝은 꽤나 근사한 13개의 코스 요리가 된다. 푸풀의 신스 라인과 아디제리의 보컬은 반죽과 오븐이 되어 서로 필수불가결한 합을 보여주며 우리의 청세포가 함박웃음 짓을 맛을 선사하고 있다. 특히 ‘Ich Mwen’, ‘It Hit Me’, ‘Esperanto’ 그리고 ‘Reappropriate’와 같은 트랙들은 식기 전에 얼른 호호 불면서 감상할 것을 추천.

인종과 성소수자, 외국인을 향한 차별과 갈등, 편견 등 유럽 내의 사회적 이슈에 대해 꽤나 직설적으로 이야기하고 있지만, 마냥 무겁지만은 않은 톤과 매너로 작품에 대한 융숭함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모국어인 불어가 아닌 영어로 진행되는 메시지를 반추는 것 또한 위 요리의 풍미를 더해준다. 가사들을 음미하다 보면 그 풍미의 끝에 건조한 겨울날 정전기보다 따가운 전류가 느껴질 것. 하지만 그 정전기는 곧 동력이 되어 우리 몸을 춤추게 만든다. 마치 70년 대 바비 워맥(Bobby Womack)이 그랬듯 말이다.

조용한 새벽. 거울을 보는데 거울 속 자신이 눈을 감고 있는 모습을 발견한다면? 너무 놀라서 자빠질 수도 있다. 귀신이 들린 것 아닌지, 꿈을 꾸고 있는 것 아닌지 별생각이 다 들 것. 하지만 아니다. 제대로 본 것 맞다. 우리는 눈을 감은 상태로 살아간다. 때문에 너무나 많은 것을 간과하고 살며, 주변 문제에 의문을 던지지 않는다. 눈을 감은 우리는 알게 모르게 가해자이자 피해자가 된다. 21세기를 살아가는 현재, 너무 많은 혐오와 갈등이 범람하고 있음에 우리는 춤을 춰야 한다. 눈을 뜨니 춤을 추는 게 아니다. 춤을 추니 눈이 떠진다. 마냥 편하지 않은 마음이 들더라도 그들의 음악에 춤을 춤으로써 눈 감고 있는 자신을 깨워보자.

Charlotte Adigéry 인스타그램 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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