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20년 전,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공연장에 후드티와 챙 있는 모자를 쓴 다수의 사람이 줄을 잇고 있었다. 당시 공연장의 이름은 공교롭게도 쇼케이스 씨어터 코로나(Showcase Theatre Corona)였고 사람들은 4곡의 데모 앨범과 2곡의 싱글 7인치가 발매된 앨범이 전부였던 새로운 밴드의 라이브를 보러왔다. 시작 전, 앰프에서 나오는 하울링만으로 관객들은 열광하며 사이드 투 사이드(Side to side)와 스테이지 다이빙으로 답했고 첫 곡을 연주하기 앞서 “우린 테러, 로스앤젤레스 하드코어야. 오늘 밤 이 곳(코로나)을 부숴버리자고”라는 보컬의 멘트로 라이브를 시작했다. 이 장면은 DVD로 발매된 “No Regrets No Shame”에서 그대로 확인해볼 수 있듯이, 로스앤젤레스 출신 밴드 테러(Terror)는 이름 있는 그룹에서 활동한 멤버들의 슈퍼밴드였고 탁월한 작곡과 라이브로 시작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이제는 세계적인 명성을 얻으며 대표적인 하드코어(Hardcore) 밴드로 자리매김한 테러가 최근 풀렝스(Full-length) 앨범 [Pain Into Power]를 발매했다. 올해 결성 20주년, 여덟 번째 스튜디오 앨범인 [Pain Into Power]는 언더그라운드 음악에 대한 변함없는 믿음과 현재까지 발매된 앨범과는 비교할 수 없는 강력한 사운드를 통해 리스너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이번 앨범은 1~2분 분량의 총 10개 트랙, 약 19분 정도의 러닝타임으로 구성된 앨범이며 밴드의 과거와 현재를 엿볼 수 있다. 앨범과 같은 이름의 곡인 “Pain Into Power” 뮤직비디오에는 보컬 스콧 보걸(Scott Vogel)이 테러를 하기 전 디스페어(Depair), 베리드 얼라이브(Buried Alive) 등의 밴드로 활동한 고향 뉴욕 버팔로를 배경으로 어둡고 차가운 밤의 길거리를 배회하는 멤버들의 모습을 담았다. 버팔로 출신 래퍼 웨스사이드 건(Westside Gunn)과 매해 버팔로시에서 인정한 기념일을 통해 공로를 인정받은 밴드 에브리 타임 아이 다이(Every Time I Die)는 테러와 함께 성장했던 오랜 동료였고, 이들이 발매한 머천다이즈 브랜드 버팔로 키즈(Buffalo Kids)의 광고판이 뮤직비디오에 나온 것은 스콧 보걸의 문화적 영향과 성장을 보여주는 점이기도.

이외에 카니발 콥스(Cannibal Corpse)와 이어 오브 더 나이프(Year of the Knife) 등의 피처링, 그리고 결성 멤버이자 테러의 큰 틀을 만들었던 인물 토드 존스(Todd Jones)의 작곡과 게스트 보컬은 올해 최고의 하드코어 펑크(Hardcore Punk) 앨범 리스트에 들어가기에 손색이 없다. 지금 바로 밴드캠프(Bandcamp)를 통해 체크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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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Pure Noise Records, Anna Swiechowsk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