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에 침묵하던 Nina Kraviz, 레코드 계약과 페스티벌 부킹을 잃다

지난 5월 12일,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클론 레코드(Clone Records)는 2018년부터 시작된 트립 레코드(Trip Records)와의 계약 종료에 대한 입장을 표명했다. 트립 레코드는 러시아 출신 디제이인 니나 크라비츠(Nina Kraviz)가 운영하는 레코드 레이블이다.

니나는 지난 2월 말, 러시아어로 ‘평화’라는 단어를 적는 인스타그램 비디오 클립 외에는 그동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어떠한 입장도 표명하지 않았다.

클론 레코드는 블로그를 통해 “전세계 투어를 하며 서구권의 자유를 누리지만 푸틴의 법[1]을 핑계삼아 침묵을 지키는, 기회주의적이고 위선적이며 자유를 남용하는 행보”라고 니나를 비판하며 “이는 하우스 음악과 테크노 음악의 가치에 상반된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니나 크라비츠는 디트로이트의 ‘Movement’, 헤이그의 ‘Crave’, 독일의 ‘PollerWiesen’ 페스티벌의 라인업에서도 제외되었다. 페스티벌 측의 결정인지 혹은 니나의 자진 하차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디트로이트에서는 우크라이나인을 주축으로 하는 시민 단체 등이 탄원을 넣은 바 있다.

이에 니나는 5월 17일, 인스타그램 포스팅을 통해 “나는 모든 종류의 폭력에 반대하며 평화를 위해 기도한다. 무고한 사람들의 죽음을 보는 것은 고통스럽다”라며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다.

암암리에 정치적 보복이 이루어진다는 의혹이 짙은 러시아인만큼, 디제이 개인에게 안전을 담보할 수 없는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것이 과연 ‘테크노의 저항성’을 되찾는 일인지는 생각해 볼 과제.

Clone Records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1] 언론에서 러시아의 침공을 ‘전쟁’으로 부르는 것을 금지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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