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dopusher, 새 앨범 [Immaculate Poison] 발표

어린 시절 만화를 보면서 악당을 응원하거나 등장인물이 악당으로 전락하는 모습을 보며 희열을 느낀 경험들 있을 것이다. 타나토스(Thanatos)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자기를 파괴하려는 죽음의 본능’을 일컫는 말이라고 하는데, 우리가 어릴 적 만화를 보면서 악당들로부터 느낀 이 환희는 현실에서 발현되지 못한 타나토스의 본능을 만화 세계에 투사함으로써 느낀 것은 아닐까? 머리가 제법 커지면서 이제는 실제 물리 세계에서도 이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데, 폭력적이라 느낄 만큼 빠른 BPM의 음악이 주는 희열이 그 예라도 볼 수 있겠다. 그리고 여기 오랜만에 한 아티스트가 들고 온 레이브 종합 선물 세트로 타나토스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는 소식이다.

바르셀로나를 기반으로 활동 중인 베네수엘라 출신 디제이이자 프로듀서 카르도푸셔(Cardopusher)가 새 앨범 [Immaculate Poison]을 에버 레코즈(Evar Records)를 통해서 발표하였다. 한동안 세이프티 트랜스(Safety Treance)로 활동하며 레게톤(Reggaeton) 기반의 음악과 믹스를 활발하게 선보였던 그. 오랜만에 카르도푸셔라는 활동명으로 앨범을 발표한 그는 왜 자신이 바르셀로나의 하드코어 장인으로서 정평 나 있는지 다시 한번 각인해주었다.

“Delusion”과 같이 그의 초기 작업을 연상하게 하는 트랜스 기반의 트랙들을 시작으로 전매특허 가혹히 빠른 BPM의 “Useen Terror”에서의 브레이크비트를 끝으로 우리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카르도푸셔의 타나토스를 진하게 느낄 수 있을 것. 특히 “X-tended Reality”와 같은 게버와 브레이크코어를 기반한 트랙은 한계 따위를 소거해버리는 파죽지세의 결의를 제대로 느낄 수 있을 터. 트랙 사이사이 그가 세이프티 트랜스로서 정립했던 새로운 레게톤의 화법을 음미하는 것도 감상 포인트.

중용 따위 없이 무한으로 발산하며 한계를 없애버린 [Immaculate Poison]은 우리가 일상에서 억눌렀던 타나토스를 분출하기에는 안성맞춤. 외부 자극을 넘어 스스로에게도 어떤 심상을 불어넣지 못할 만큼 무뎌져 버려 우리의 감각과 감정들을 파괴하고 다시 남몰래 만화 속 악당들을 응원하던 때로 돌아가 당시의 희열을 제법 비슷하게 다시 경험해보고 싶다면 지금 신속하게 카르도푸셔의 이번 앨범을 들어보자.

Cardopusher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Evar Records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이미지 출처 | EVAR Recor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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