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토 하우스(Ghetto House)의 선구자인 DJ 디온(Deeon)이 56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했다.
지난 7월 14일, 디온은 병상에 누운 채 호스를 달고 있는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게시했다. 평소 자신의 SNS를 통해 본인의 정력적인 모습을 공개했기 때문에 갑작스럽게 공개한 사진은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을 것. 수많은 작업량으로 오랜 기간 허슬해 온 그는 올해 5월에만 4개의 EP를 발매했기에 디온의 사망 소식은 더욱 황망하게 느껴진다. 또한 그는 2020년 건강 악화로 클라우드 펀딩을 진행하는 등, 건강이 근 몇 년간 좋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DJ 디온은 1986년부터 1989년까지 시카고의 엘 러킨 템플(El Rukn Temple)에 상주하며 디제이로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90년대에 DJ 슬러고(Slugo), DJ 펑크(Funk), 왁스마스터 모리스(Waxmaster Maurice), 잼인 제럴드(Jammin Gerald)와 함께 전설적인 레이블 댄스 매니아(Dance Mania)에서 펼친 DJ 디온의 활동을 통해 게토 하우스 분야의 선구자로 알려지게 됐다. 하지만 이런 시사적인 과정은 DJ 디온의 막대한 영향을 담지 못한다.
하우스 음악은 지금으로부터 약 40년 전, 국제적인 성공을 계기로 본고장인 시카고의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고 있었다. 흑인과 성소수자에 의해 가꿔지고 향유되던 음악이 익명의 대중에 넘어가지 않도록 몇몇 디제이들은 90년대 초중반부터 주류 하우스와 차별화된 ‘거리’만의 하우스를 가꾸는 작업에 들어갔다. 그리고 동시에 흑인의 신체성과 지역성에 초점을 둔 새로운 하우스를 꿈꿨다.
하우스의 열풍에 세계가 이를 밖으로 당기려 할 때 DJ 디온은 하우스를 만든 이들의 에토스를 계승하며 꿋꿋이 자리를 지켰다. 그의 노력 덕분에 시카고는 오늘날까지 절묘하고 날카로운 전자음악을 세공하는 댄스음악의 전초지로 주목된다. 이제 그는 드디어 날개를 달고 시카고를 떠나지만, 그의 신념과 그가 남긴 트랙은 계속해서 시카고를 외칠 것이다. 우리도 그를 추모하고자 디온이 남긴 유산을 감상해 보자. 아, 그의 트랙에 경의를 표하기 위해서는 당장 이어폰 빼고, 볼륨을 최대치로 높여서 가장 끈적한 춤추는 것 이외의 감상법은 불경스럽다. 당장 춤추며 외쳐보자, “Let me BANG”
이미치 출처 | DJ Deeon
Editor │하경영, 하비